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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강한 醫協' 거듭나기 `一心同體'
`강한 醫協' 거듭나기 `一心同體'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0.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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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인 5월도 어느덧 지나갔습니다.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은 이번 해에도 어김없이 우리에게 한 낮에는 여름을 연상케 하는 따사로움을,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하고 상쾌한 바람이 돼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의약분업이란 7월의 무더위를 예고하는 의료계의 5월은 초여름의 기운을 만끽할 만한 여유라는 말을 낯설게 했습니다.

- 금년 5월은 새로운 의협집행부가 출범한 달입니다. 만일 의협이 자신들의 독자적인 달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번 5월이야말로 실질적인 의협의 새천년 1월 1일인 셈입니다. 특히 이번 집행부의 역할은 어느 역대 집행부보다도 시대적인 사명감이 요구됐기 때문에 `바꿔'라는 사회적인 화두와 맞물려 과거와는 몇가지 다른 혁신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혁신적인 집행부 선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의협의 기능 강화와 의약분업이란 난관돌파, 즉 의권쟁취가 자리잡고 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 이번 집행진의 선임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젊은 피 수혈과 전문화 강화, 그리고 회무의 연속성 유지라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사진을 비롯한 정책위원의 연령이 대폭 하향돼, 김두원회장 대행체제 때 세워진 의협사상 최연소 이사선임 기록이 갱신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의협이사진에 의사가 아닌 전문가가 이사를 맡는 또 하나의 이정표도 세웠습니다. 이와함께 사무총장으로 김일천 前고문이 선임되는 등,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김재정회장의 인사선임 원칙은 문화혁명 당시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면에서 신상진 의쟁투위원장 선임은 `삼고초려'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 신상진 의쟁투위원장의 위원장 추대는 지난 달 회장선거 이후 계속 추진됐던 것인데 몇번의 거절 끝에 의쟁투의 위상과 권위를 명확히 정의내리는 선에서 위원장직을 수락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젊고 활동성이 있으며 투쟁경력도 화려한 신위원장의 선출로 의협은 젊은 그룹을 표용하고 투쟁의 힘도 극대화 시키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의 참신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의협이란 조직 아래 유기적으로 엮어내느냐로 집약됩니다.

- 의협의 새집행부 출범과 관련해 이번에 치러진 병협 선거도 화제입니다.

병협의 회장선출 방식은 의협과는 달리 전형위원회에서 추천한 사람을 회원들이 총회에서 받아들이는 형식이었는데 사회 전반적인 `바꿔'열풍과 의료계의 급박한 위기의식을 반영이라도 하듯 병협 역사상 처음으로 전형위원회에서 회장선출을 위해 투표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 됐습니다.

- 병협의 회장선출도 이슈였지만 전국 봉직의들의 협의회인 병원의사협의회 구성 움직임도 화제라 할만합니다.

그동안 침묵하던 봉직의들의 이번 움직임은 경영자들의 협의회라는 비난을 간간히 들어온 병협 조직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회원이 많습니다. 특히 병원의사협의회와 의협의 관계 여하에 따라 의협의 위상과 역할이 증대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 집행부의 출범과 함께 의협역사상에 기록될 또 하나의 사건이 지난 달 28일 있었습니다.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 시군구회장, 의쟁투위원장, 병협, 의학회, 개원의협의회, 의대생 대표 등 700여명의 의료계 대표들이 모인 `잘못된 의약분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결의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였습니다.

명실상부 전 의료계의 모임이라 할 만한 이번 대회의 성과는 의사라는 이름하에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조직과 구성원들이 하나가 됐다는 겁니다. 이 날 발표된 결연한 투쟁의지 뿐만 아니라 범전국적이고 세대를 초월한 의사조직의 만남만으로도 정부에게는 큰 경고가 될 것입니다.

- 이들은 이날 ▲의약품 분류 국민건강 기준 전면 재분류 ▲보험재정 50%지원이행 ▲약사법 개정 ▲약화사고에 대한 법적 장치 마련 ▲약사의 임의 조제 근절 ▲시범사업실시 ▲처방료 및 조제료 현실화 ▲수가계약제 및 심사평가원 완전독립 ▲의료전달체계 확립 ▲보건복지부장관 및 의약분업 정책입안자 문책 등을 주장했는데 의과대학생과 전공의까지 폭넓게 참여, 그 주장들이 어느때 보다 더욱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 복지부의 의약품 분류 최종발표도 있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예상되로, 발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복지부는 이번 발표를 두고 전문의약품의 분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히고 있으나 의협은 쟁점부문 272성분에 대해 FDA기준의 분류와 원산지 분류, 함량·용량별 불가의 분류원칙에 따르라는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수용불가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협 의약품분류위원회는 “의약품분류를 국민건강을 기준으로 전면 재분류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5,096품목의 단일제분류에 들어가 FDA수준으로 분류작업을 마쳤으며 이를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 이제 의약분업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 왔습니다.

정부는 어떻게든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의사회원 역시 그 어느때보다 강한 단결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한 발짝도 물러 설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새 제도의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해 보입니다.

의협은 앞으로 남은 기간이 향후 의사 사회의 사활이 걸렸다는 자세로 어려운 시기를 잘 마무리 해야 할 것입니다.

- 새 집행부 구성과 출범, 의료계 대표들의 결의, 6월 4일 의료계 집회 결정 등으로 바쁜 의료계는 새천년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의 혜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주한 5월, 또 하나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슈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발표한 민간의료보험제도 도입일 것입니다.

- 이번 민간의료보험제도는 공공의료보험이 한계에 부딪힌 지금의 상황을 해소 시킬 수 있는 묘안은 아닐까 하는 여러 회원들의 기대감이 표출됐습니다. 공공의료보험이 정상화되고 건실화 될 만한 어떤 기미와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의료보험 도입은 일견 상당한 설득력으로 회원들에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시민단체들은 공공성이 확보되지 않는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의료보험제도의 도입은 공공의료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드는 장비가 구비되지 않은 개인의원들은 대형병원에 비해 소외되는 병원간 계층분화와 의사 개개인의 지명도에 따라 수입과 지위에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의사간 계층분화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는 겁니다.

- 결국 이번 민간의료보험제도의 도입은 보다 많은 논의와 연구가 선행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의약분업처럼 명분만 그럴 듯하고 시행에는 구멍 투성이의 부실 제도가 돼버릴 것이라면 시행 자체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지금 의사사회는 7월을 앞두고 몸소 체험하고 있지 않습니까.

- 새로운 달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의사사회에 불어닥친 바람은 엄청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 만큼 혼란과 과도기적인 어려움들을 뚫고 넘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새집행부 출범으로 의협은 보다 체계화된 조직을 갖추게 됐습니다. 남은 한달은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한달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 참고 버텨왔던 회원들 한사람 한사람이 서로 격려하며 지금의 난관을 이겨 냈으면 합니다.

벌써 절반의 성공은 거뒀습니다. 6월 4일 벌써 회원들이 하나되지 않았습니까.

〈정리=崔勝原·choisw@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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