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코드 뒤죽박죽 뒤섞여…진료시간 미뤄지고 동선 꼬여"
대리점 돌연 폐쇄로 연락 두절 불편함 겪었다 민원 이어져
유비케어 "연초에 특히 민원 다발생…대리점 폐지 사전 공지" 해명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유비케어가 운영하고 있는 전자차트 프로그램 '의사랑'을 쓰는 일선 의료기관이 새해 벽두부터 진료에 차질을 빚었다.
새해마다 대대적으로 바뀌는 수가 정책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 해결 과정에서 업체와 문제점에 대해 소통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유비케어는 전국에 퍼져있는 의사랑 서비스센터 중 서울(강남)‧하남 지점과 대구‧경북 지점과 지난해를 끝으로 계약을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관할 의료기관에 사전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선 의료기관이 혼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가 정책이 대대적으로 바뀌는 새해라서 혼란이 더 컸다는 전언이다.
한민석 원장(서울 송파구‧연세국민건강내과소아청소년과)은 [의협신문]과 통화에서 "수가코드(오더명)가 다 바뀐데다 급여 청구에 대한 안내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적어놨던 특이사항 내용도 모두 날아갔다"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관할 서비스센터인 서울(강남) 하남 지점이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폐쇄, 본사 전화 연결도 하루 종일 되지 않아 진료에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개인 의원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지점 관할 의료기관 다수가 겪고 있어 지역의사회 차원에서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며 "다수의 의사가 모여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해결책을 찾아 코드를 하나하나 수정해서 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일이 수가코드를 수정해서 입력하고 특이사항 내용도 찾아서 다시 써야 하다 보니 진료시간이 미뤄지는 데다 환자 동선이 꼬이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한 원장의 전언.
의사랑은 우리나라 병의원 EMR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으로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중 약 45% 정도(약 1만5000개)가 사용하고 있다. 전국 38개 대리점이 있으며 각 대리점은 관할 지역에서 영업과 시스템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원장은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구에게 설명을 듣고 고지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가 있어야 하는데 받지 못했다"라며 "지점이 없어졌다면 인원을 보충하든지 담당자 직통 번호 안내를 미리 했어야 한다. 개원의 다수가 쓰고 있는 프로그램인데다 한 달에 수십만원을 내면서 이용하고 있는데 대응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새해는 수가 정책이 대규모로 바뀌는 시점이다 보니 지점 폐쇄의 영향이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어 보다 철저히 사전 안내가 있었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 같은 지적에 유비케어 측은 연초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폭주하는 민원들이 대리점 폐지와 겹치면서 의료기관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대리점 폐쇄에 대해서는 사전 안내가 있었다고 했다.
유비케어 관계자는 "수가 업데이트 등의 이슈가 매년 발생하는데 우리나라 수가 관련 정책은 한 해의 마지막 날 특히 쏟아진다"라며 "지난해도 12월 29일 업데이트를 해야 할 데이터가 쏟아졌고 새해에 적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개발, 업데이트를 했음에도 미흡한 점이 있었다.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들이 대리점 폐지와 맞물리면서 불편함을 겪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국 38개 대리점(서비스센터)이 있는데 서울(강남)‧하남 지점과 대구‧경북 지점이 지난해를 끝으로 계약을 종료했다"라며 "지난해 12월 29일 두 개 대리점의 계약 해지 예정 내용을 공지사항에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지역 대리점 체계를 정비하고 있는데 서울(강남)‧하남 지점은 본사가 흡수 운영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라며 "앞으로 강남 쪽 영업이나 유지보수는 본사에서 모두 책임질 것이다. 출장이나 원격 서비스 제공 팀을 꾸려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