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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만난 의협 "2020년 투쟁 이상의 강경함 보게 될 것" 경고

정부 만난 의협 "2020년 투쟁 이상의 강경함 보게 될 것" 경고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3.11.1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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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의료현안협의체, 필수의료 회복 선결조건 먼저 해결 합의
양동호 단장 "필수‧지역의료 무너뜨린 장본인은 정부" 비판
정경실 정책관 "의협, 의료현장 요구와 동떨어진 인식" 지적도

지역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를 논하기 전, 먼저 꺼내야 할 논제는 무엇일까.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 전 '저수가' 문제부터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15일 오후 서울시티타워 비즈허브서울에서 제17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가졌다. 

대한의사협회 협상단 모습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협상단 모습 ⓒ의협신문

의협은 지난 14일 구성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2기 의료현안협의체' 위원이 참석했다. 2기 협의체는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이 이끌고 여기에 이승주 충청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서종성 의협 총무이사가 함께한다.

복지부는 지난달 열린 15차 협의체에서부터 새로운 인물이 참석하고 있다. 17차 회의에는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과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 송양수 의료인력정책과장,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이 자리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 양동호 의장도 모두발언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한다면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는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도높은 주장을 펼쳤다.

양 단장은 "정부는 필수‧지역의료를 무너뜨린 장본인이면서 책임질 생각은 하지 않고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또다른 악수를 두고 있다"라며 "정부가 9‧4 의정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결정한다면 의료계도 2020년 이상의 강경 투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구 천명당 활동 의사 수 같은 단순 비교만으로 의사 수가 부족한지 충분한지 판단하는 나라는 없다. 진료, 대기일수, 건강지표, 의료 만족도 등 다양한 지표를 갖고 판단한다"라며 우리나라 의료 접근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를 제시했다. 인구 천명당 병상 수, 코로나19 기간 중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환자 수, 초과 사망률 지표, 외래 대기 시간 등이 그것이다.

양 단장은 "지금 의대 정원을 증원하더라도 이들이 전문의까지 마치고 나오려면 13~15년 정도 걸린다"라며 "그때는 이미 의사 수가 OECD 평균을 상회해 실효성 없는 정책이 될 것이다"라며 필수의료의 문제는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high risk low return)'이라는 데 있다고 했다.

그는 "더이상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이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머리를 맞대어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보자"라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제도로 바꾸면 자연스럽게 몇 년 안에 필수분야로 의사가 몰릴 것이고 문제점은 해결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숲에 불이 붙었는데 한가로이 나무를 심자고 하지 말고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라며 "살인적인 저수가를 정상화하고 의료사고특례법을 조속히 만들어 의사들이 마음 놓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면 필수의료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약 2시간의 격론 끝에 "지역‧필수의료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선결조건이 마련된다면 의대 정원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라는 데 합의점을 찾았다. 과학적‧객관적 데이터에 입각한 논의와 실질적인 필수‧지역의료 유입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의협의 주장을 복지부가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 열릴 18차 회의부터는 '선결조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시작은 '수가' 문제로 중증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적정 보상이다.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협에서 수가 왜곡이 일어나고 있는 부분 등 적정 보상에 대한 과제를 제시하고, 복지부는 최근 발표된 수가 대책,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분들을 설명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라며 "실질적인 대안을 도출하려면 의협도 확실하게 혁신적인 과제를 발굴해 제안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도 "국민이 건강과 관련해 걱정하지 않을 만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겠다는 것에 대해 복지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라며 "수가는 재원도 필요한 문제이고, 실질적으로 필수와 지역의료 수가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구체적으로 (정부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15일 서울시티타워에서 제17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가졌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15일 서울시티타워에서 제17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가졌다. ⓒ의협신문

의-정, 회의 시작 전부터 신경전 펼쳐 눈길  

전열을 재정비 하고 가진 첫 만남인 만큼 의협과 복지부는 회의 시작 전부터 신경전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의협은 현재 정부가 진행 중인 40개 의과대학 수요조사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동호 의장은 "정부가 진행 중인 40개 의과대학 수요조사는 전혀 과학적이지도 않고 객관적인지도 않다"라며 "고양이에게 생선이 얼마나 필요하냐고 묻는것과 같다. 대학, 병원, 정치인, 지차체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각자 목표에 따라 변질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단편적이고 편향된 수요 조사가 그동안 정부에서 약속하고 주장해온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묻는다"라며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료비가 상승한다. 이대로 가도 2028년이면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선다고 하는데 건보재정 파탄 및 국민 부담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복지부는 의협이 의료 현장의 요구, 국민 기대와 동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다며 맞섰다. 의대 정원 확대 의지도 재확인했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은 "안타깝게도 그동안 의협은 국민의 기대, 의료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과 동떨어진 인식을 해왔다"라며 "전세계 국가와 학계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OECD 통계를 외면하고, 과학적이고 학술적인 방식으로 연구한 다수 국책 연구기관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부인해왔다"고 꼬집었다.

또 "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히 외국과의 비교나 통계에만 근거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 정책관은 그동안 복지부가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가져온 행보를 일부 이야기했다. 실제 복지부는 35개 지방의료원, 대한병원협회를 비롯한 병원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났다. 15일에는 전문병원협회를 만났고 16일에는 의대교수협회를 만난다. 소비자 및 환자 단체, 대한전공의협의회와도 간담회를 가졌다. 

정 정책관은 "병원계에서는 의사 부족이 비수도권 필수의료에만 한정되지 않고 수도권과 전체 진료과에서 똑같이 나타나는 문제라는 현장의 절실한 목소리를 전했다.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전제로 더 많은 의대생을 양성해 국민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라며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의학교육의 현장과 지역 요구를 포퓰리즘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요구를 등한시하고 의사 인력 확충을 막는다면 직역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라며 "더 이상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과 대학, 필수의료 현장 목소리를 의료인력 재배치라는 현실성 없는 대안으로 가로막아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료비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료계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필수의료 의사가 없어서 환자가 응급실을 전전하고,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이 벌어지는 현실이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면 올라가는 의료비는 당연히 정부가 지출해야 하는, 지출이 마땅한 비용"이라고 했다.

"의대정원 확대는 여야 없이 한목소리로 공감하는 정책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지지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을 놓고 언제까지 딴 세상 얘기처럼 추구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정책관은 "의협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와 현실성 있는 대안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품게 하는 대목"이라며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관계없이 대승적 차원에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의대 정원 지원 규모를 제시하고 현재, 그리고 미래 의사가 자신의 소신대로 필수의료, 지역 현장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길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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