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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의학회 학술대회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하면 수련 질 떨어질까?

2023 의학회 학술대회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하면 수련 질 떨어질까?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6.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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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수련환경 "전공의 절반 이상 주 80시간 초과근무, 환자 50명 이상 담당"
"근로 여건 개선, 전공의만의 문제 아냐…환자 쏠림 의료전달체계 개선해야"
수련 시간 단축해야 하는 이유…"환자 안전, 시민 권리 보장해 공동 가치 달성" 

[그래픽=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필수의료는 물론 전공의 수련 자체를 기피하는 젊은 의사들이 많아지면서 전공의 근로 시간 등 처우개선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회에서도 전공의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젊은 의사들이 환자 안전과 수련의 질 확보를 위해 수반돼야 할 원칙을 제시했다.

대한의학회는 6월 16일 더케이호텔 서울(서울 서초구 소재)에서 개최한 학술대회 마지막 세션을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와 공동 세션으로, '전공의 수련교육의 현재와 미래 : 36시간 연속근무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마무리했다. 

현재 주 80시간, 연속근무 36시간을 감내하고 있는 전공의의 근로 여건 개선이 공감을 얻으며 국회에서도 전공의 근로 시간을 주 68시간 및 연속근무 24시간으로 하향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정부 역시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통해 당직제도 및 연속근무 개선을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전공의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수련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신유경 대전협 전공의실태조사위원장은 "수련의 질과 환자 안전에 미치는 요인은 다차원적으로, 향후 우리가 전공의 근무 시간 제한과 더불어 어떤 조치를 추가로 취할지에 달려있다"며 국회와 의료계를 포함한 사회 전체가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언했다.

또 "전공의의 정의는 '의료법 제5조에 따른 의사면허를 받은 사람으로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사람'"이라 강조하며 "전공의의 정체성은 피교육자로, 일차적 목적은 수련이다. 해외의 여러 논문과 보고서를 살펴봐도 수련의 질 문제를 단순히 근무 시간 단축으로 연관 지을 수는 없다"고 짚었다.

신유경 위원장은 열악한 국내 전공의 수련 현황을 지적하고, 수련 질 제고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련 시간 ▲적정 업무 강도 ▲업무와 수련 연관성 ▲전문의의 충분한 지도감독을 담보할 수 있도록 의료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협의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2000여명의 전공의 중 과반수가 24시간 초과 연속근무(65.8%)와 4주 평균 주 80시간 초과 근무(52%)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년차일수록 당직이 몰린 구조가 두드러졌는데, 특히 인턴은 84.4%가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75.4%가 주 80시간 초과근무를 했다고 응답했다.

ⓒ의협신문
신유경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공의실태조사위원장이 6월 16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 주제발표에서 전공의 근로실태 현황을 밝히고 있다. ⓒ의협신문

신유경 위원장은 "5년 전 전공의특별법 제정 이후로도 여전히 전공의 근로 여건은 열악하다"며 "특히 가장 취약한 집단이자 진료 경험이 거의 없어 그 누구보다도 지도와 감독을 필요로 하는 인턴에게 업무가 가중된 것은 수련 측면에서도 비합리적"이라고 꼬집었다.

업무에서도 "당직근무 중 담당 환자 수가 50명을 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7%였으며, 과반인 54.2%의 전공의가 "정규근무 중 담당환자 수가 10명을 초과했다"고 답했다. 

또 절반에 가까운 전공의가 "현재 전공의 수련이 도움이 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43%)"거나 "당직 근무 중 환자에게 문제 발생 시 전문의에게 즉시 보고하고 적절한 자문을 구할 수 없었다(48.6%)"고 답해 수련의 질은 물론 환자 안전 확보에 의문이 제기됐다.

전공의 '과로'와 수련 질 저하 원인 중 하나로는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지적됐다.

임춘학 대한의학회 기획조정이사(고려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3차병원으로 몰리는 의료전달체계에서 업무가 가중된 수련병원은 원활한 수련·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어렵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진료 건수는 17.2회로 OECD 평균의 3배"라며 "전공의 수련 질을 담보하려면 근무 시간 단축뿐 아니라 의료전달체계와 환자 의료 이용실태를 같이 논의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 안전과 수련도 중요하지만, 전공의 근무 시간 제한의 일차적 목적은 한 시민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함이어야 한다. 전공의뿐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임의와 교수 등 모든 의사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신유경 위원장의 제언에 패널들은 크게 공감했다.

임춘학 이사는 "전공의를 지나 전문의가 돼도 같은 상황을 맞닥뜨린다. 오전 7시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까지 당직근무를 했을 때 환자를 돌보던 중 실수한 적이 있었는데, 36시간 연속 근무는 환자에게도 위험하다"고 전했다.

노재성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노동부회장(아주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임상 교원은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고, 전공의를 지도하는 등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려면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날 모인 패널들은 "모든 의료인의 처우개선을 위해 전 의료계에서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중지를 모았다.

발제자인 신유경 위원장은 "전공의특별법 개정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근로기준법 제59조 예외조항에서 의료인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안이 있다. 고속·시외버스 운전사 또한 예외조항에 포함돼 있었으나 공공운수노조에서 청원을 제출해 지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새롬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는 "비슷한 수준의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공의의 수련환경을 개선해 더 좋은 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한 사회적 자원이 필요하다.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이 공통의 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논지로 좀 더 확장된 시각에서 연대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좌장을 맡은 박정율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 개선은 의협 주요정책안(KMA POLICY)에 포함돼 있다. 대전협뿐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충분한 숙고와 합의를 통해 내년 4월까지는 국회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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