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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21:36 (금)
여름으로 가득 찬 겨울
여름으로 가득 찬 겨울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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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이름을 잃어버린 꽃들이

숲 속 여기저기서 팡팡 터진다

 

알츠하이머파킨슨병뇌졸중조현병뇌전증……

 

병이란 병은 모두 모여

비슷비슷하게 꽃을 피운다

 

봄은 무심하고 여름은 살랑거린다

기억은 요동치고 망상의 빛깔은 더욱 짙어진다

 

병명은 사라진 지 오래

생로병사는 지문처럼 희미하다

 

벌과 나비는 계절에 섞여 소용돌이 치고

 

생의 마지막 순간들이

몸 속 깊은 꽃을 캐느라 분주하다

 

이미 시든 꽃들이 미소 지을 때마다

섬망의 꽃잎 하나씩 추가된다

 

빵 터지는 오케스트라처럼

가끔 터져 나오는 청춘의 공갈빵들

 

괜찮아,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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