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17:45 (금)
루푸스와의 전쟁 종식…'환자중심의학'에 달렸다

루푸스와의 전쟁 종식…'환자중심의학'에 달렸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5.17 17:1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마티스학회, 'LUPUS&KCR 2023' 5월 17∼20일 코엑스서 열려
치료성적 세계적 수준…연구역량 강화 미국·유럽 영향 벗어나야 
사회적 인식 개선 절실…병인기전 새 통찰·치료전략·치료제 제시
루푸스 사회경제적 요인 분석 세계적 건강불평등 해소 방안 공유

왼쪽부터 곽승기 총무이사, 심승철 사무총장, 이신석 이사장, 배상철 조직위원장, 이지수 학술위원장, 성윤경 학술이사.
왼쪽부터 곽승기 총무이사, 심승철 사무총장, 이신석 이사장, 배상철 조직위원장, 이지수 학술위원장, 성윤경 학술이사.

"루푸스와의 전쟁을 끝내려면 환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환자중심의학 실현이 필수적입니다."

국내 루푸스 치료성적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치료 수준에 산정특례 적용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 있지만, 환자 대부분이 젊은 여성인 루푸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진단이다. 

환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환자중심의학 실현을 통한 루푸스 극복 과제도 제안됐다. 

제15차 세계루푸스심포지엄·제43차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제17차 국제심포지엄(LUPUS&KCR 2023)이 50개국 1500여명의 국내외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5월 17∼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번 LUPUS&KCR 2023에서는 루푸스 병인기전에 대한 새로운 통찰, 루푸스 진단 및 치료적 어려움 극복 전략, 루푸스 환자의 치료경과를 바꾸는 새 치료제, 일상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 새 치료전략 등을 제시하고, ▲보건의료체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전세계협력체계 구축 ▲루푸스를 앓고 있는 가임기 여성의 질병부담 경감 ▲사망위험을 높이는 코로나19, 감염, 심혈관 질환 등 동반질환의 절적한 관리체계 수립 등의 정책과제도 제안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5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LUPUS&KCR 2023의 주요 연자, 프로그램 소개 등과 현안을 공유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2017년 이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국제적인 위상과 인지도가 높아졌으며, 현재 아·태지역 류마티스 분야를 선도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신석 이사장, 배상철 회장(LUPUS&KCR 2023 조직위원장), 이지수 학술위원장, 심승철 사무총장, 곽승기 총무이사, 성윤경 학술이사, 이명수 홍보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신석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
이신석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

치료 약재의 보험급여 문제를 짚었다. 최신 약재들이 국내에 들어오기 까지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 . 

이신석 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은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여러 가지 목적 가운데 최신 연구 결과르 공유하는 측면도 있지만 정책적인 접근도 중요하다. 여러 가지 치료 약재들이 나왔을 때 절절하게 보험 인정과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내 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미국 FDA 승인이 나더라도 실제로 국내에 시판되기까지 많은 장벽과 제약이 있다. 실제로 FDA가 10년전에 승인한 류마티스치료제 벨리무맙은 국내에 들여온지 2∼3년밖에 안 된다. 더구나 개발사인 GSK는 이 치료제를 담당하는 직원을 전국에 딱 한 명만 두고 있다. 팔려는 의지가 없다. 국내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신석 이사장은 "세계적인 학회를 유치하는 목적에는 우리나라의 존재를 알리는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에 좋은 연구자들이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나 우리나라 정부도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라며 "류마티스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게 아니고, 환자도 적고, 제약사는 소극적이고, 보험기준은 더 까다롭다.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구 10만명 당 26.5명의 루푸스 환자가 발생한다. 대략 2∼3만명으로 추산된다. 젊은 여성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성비는 9:1로 여성이 압도적이다. 국내 치료성적은 세계적 수준이다. 

배상철 조직위원장은 "우리나라 루푸스 치료 성적은 아주 우수하다. 제가 진행한 코호트 연구와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진행한 연구를 비교해보면 만성신부전 이환율이 6배, 사망률은 2배 차이가 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헬스케어시스템 전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내 치료성적은 세계 정상급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지금 사용하는 약제나 치료전략들이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에서 들어온다. 국내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우리가 가장 앞서나가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도 전했다. 

배상철 조직위원장은 이번 학술대회 기간 중 '루푸스 환자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의료접근성의 제한' 강연을 통해 문제 제기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횢 

배상철 조직위원장은 "질병에 대해 형편이 좋은 국가와 어려운 국가가 접근하는 방법은 다르다. 루푸스 진단 기준도 리소스가 적은데는 적은대로 어떻게 할 것인지, 다인종 사회에서 건강불균형의 차이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철 LUPUS&KCR 2023 조직위원장.
배상철 LUPUS&KCR 2023 조직위원장.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이번 대회 슬로건으로 'Stairway to the end of the War'를 정했다. 루푸스를 비롯 류마티스 질환과의 전쟁을 끝내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염원도 담았다.  

17회를 맞는 국제심포지엄은 질환별 연구회 중심으로 구성했다. ▲경피증과 혈관염 최신치료(5월 18일) ▲류마티스관절염과 동반된 간질성폐렴, 통풍환자 요산 강화요법, 쇼그렌증후군 환자 분류(5월 19일) ▲섬유근통, 골관절염, 척추관절염 최신치료(5월 20일) 등의 연제가 발표된다. 

올해 처음 진행하는 멘토 세션은 10∼20명의 젊은 의사와 멘토로 초청된 의사가 자유롭게 질문과 답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George Tsokos 하버드대 교수(5월 18일), 김호연 대한류마티스학회 초대 이사장, Mary Crow 전 미국류마티스학회장(5월 19일), 김성윤 원장(전 한양대류마티스병원장·5월 20일) 등이 멘토를 맡는다.
 

학회의 방향성과 지향점을 제시하는 키노트 강연은 Josef S. Smolen 전 유럽류마티스학회장(5월 19일), 조병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5월 20일)가 각각 진행한다. 

Josef S. Smolen 전 회장은 JAK억제제의 효과와 안전성, 질병 전단계부터 어떻게 치료할 지에 대해 강연하며, 합성생물학 분야 석학인 조병관 교수는 합성생물학 연구 발전을 통한 류마티스 질환 치료제 개발 응용 전망을 살핀다. 

루푸스의 병인기전, 진단, 치료 관련 최신 연구결과도 발표된다. 

먼저 루푸스 병인기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칼슘 신호전달 관여 물질인 calcium/calmodulin kinase 4(CaMK4)에 의해 매개되는 T세포 매개면역과 신장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이 신장 손상을 일으키는 데 주요 역할(George Tsokos 하버드대 교수) ▲T세포 작동 프로그램이 사람과 쥐의 루푸스신염에서 조직손상을 유바라고 지속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조 크라프트 미국 예일대 교수) ▲장기간 제1형 인터페론에 노추되면 루푸스 T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대상에 이상을 초래해 루푸스 증상 악화(마리나 보토 영국임페리얼칼리지 교수) ▲골수유래억제세포의 기능이상이 루푸스의 병리기전에 관여(곽승기 가톨릭의대 교수) 등의 연구결과가 공개된다.

루푸스 진단 및 치료적 어려움 극복 전략으로는 성공적 임상시험을 위한 효율적 평가지표 개발과 정밀·맞춤의학적 접근법이 소개된다. 

새 치료제 연구로는 ▲새로운 칼시뉴린억제제 voclosporin의 루푸스신염에서의 치료효과와 적응증(브래드 로빈 미국오하이오대학 교수) ▲미국 FDA 승인 획득 생물학적제제인 제1형 인터페론억제제 aniflolimab과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제1형 인터페론 억제제(로널드 반 볼렌호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교수) ▲새로운 B세포 표적치료제 obinutuzumab과 B세포 활성인자 및 생존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새 치료제(리처드 퓨리 미국노웰헬스병원) 등이 다뤄진다. 

루푸스 극복을 위해 우선 해결할 주요 정책과제로는 건강불균형 해소 방안, 루푸스를 앓고 있는 가임기 여성의 질병부담 경감, 사망위험을 높이는 코로나19, 감염, 심혈관질환 등 동반질환의 적절한 관리체계 수립 등을 꼽았다. 

이날 간담회는 이명수 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왼쪽)의 사회로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명수 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왼쪽)의 사회로 진행했다.

보건의료체계 불균형 해소 관련 다양한 강연도 마련된다. 

주요 강연으로는 ▲루푸스 환자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의료접근성 제한(배상철 한양의대 교수) ▲루푸스 발생과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결정요인(임성삼 미국 에모리대학 교수) ▲보건의료체계의 국가별, 지역별 불균형(매튜 H. 리앙 하버드대 교수) ▲루푸스 치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건의료체계 불균형 해소에 기여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쓰토무 다케우치 일본 게이오대학 교수) ▲루푸스 치료에서 아프리카 지역 보건의료체계 불균형 해소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Olufemi Adelowo 나이지리아 로고스스테이트대학 교수) 등이 열린다. 

LUPUS&KCR 2023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환자 세션도 진행한다. 

김진혜 루푸스환우회장은 루푸스와 함께 살아는 게 어떤 어려움과 도전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루푸스 관리 전략과 함께 루푸스 전문가들의 응원메시지도 영상으로 공유한다. 

라이 샨 탐 홍콩대학 교수의 '환자의 관점에서 본 루푸스 질병부담에 대한 주제', 산드라 나바라 필리핀 산토토마스대학 교수의 '환자교육과 공동의사결정' 등 강연을 통해 환자중심의학 실현에 다가선다. 

전세계에 루푸스 극복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환우 세션은 유튜브로 생중계 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