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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이별도 아름다운 꽃이다
이별도 아름다운 꽃이다
  • 김경수 원장(부산시 금정구·김경수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5.1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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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도 아름다운 꽃이다
떨어지는 꽃잎에도 감정은 있다.
비어있는 건물의 감정이기도 하다가
눈이 내리는 오솔길의 그늘이기도 하다가
화살처럼 날아가는 시간의 서글픔이 되기도 한다.
이별도 이별을 만날 수가 있어서
영원한 이별도 영원한 만남도 없다.
떨어지는 꽃잎은 몸을 버리고 떠나는 영혼을 닮았다.
사랑을 놓지 않고 그리움도 놓지 않는
영원한 이별은 꽃처럼 아름다울 수가 있다.
이별이 이별과 악수하고
이별이 이별을 향해 손을 흔든다.
새가 눈을 감는 것과 꽃잎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 속에서 연결돼 있고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예정한다.
이별이 이별을 만나 수다를 떤다.
짧은 이별도 있지만 영원한 이별도 있다.
영원한 이별이 오후 1시를 만나
오래된 편지에서 추억의 냄새를 맡지만
누구에게나 이별의 상처는 쉽게 복구가 되지 않는다.
바람이 불면 깃발처럼 펄럭이고 싶었지만
비가 오면 작은 새처럼 날아가고 싶었지만
그대를 잊지 않기 위해 나무에 일기를 쓰고 싶었지만
언제나처럼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노을이 지고
이별은 새로운 슬픔을 만나고
태어난 자들은 가슴 아픈 이별을 피할 수가 없다.
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꽃이 봄날을 버리고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별은 극복할 때만 이별이 아니다.
이별은 떠나는 꽃이 남겨놓은 아름답고도 쓸쓸한 노래다.
 
김경수
김경수
 
 
 
 
 
 
 
 
 
 
 
 
 
 

▶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현대시> 등단(1993)/시집 <하얀 욕망이 눈부시다> <다른 시각에서 보다>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달리의 추억> <산 속 찻집 카페에 안개가 산다>/<시와사상> 발행인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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