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사용 시 200만원씩 지급 판결,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통합 산의회 기대"
김재유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재상고·개명 계획…명칭보다 회무에 집중할 것"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산의회)가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직산의회)에 제기한 명칭 사용금지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이 산의회의 승소로 종결됐다. 산의회는 통합된 의사회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 반면, 직산의회는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며 상고와 개명 계획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해당 소송은 산의회(원고) 회원 중 일부가 2015년 10월 별개의 단체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現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를 설립해 활동하는 것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동일 명칭 사용을 금지할 것을 청구하는 소송이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선고된 1심과 2심에서는 피고 단체가 원고와 같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원고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2022년 11월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피고 단체가 오랜 기간 원고를 표상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외부 사람으로 하여금 원고와 피고 단체를 오인 또는 혼동케 할 수 있고, 피고 단체에 그런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고등법원은 5월 4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피고 단체가 설립목적에 따른 활동을 하기 위해 반드시 원고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명칭 권리를 침해했음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들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하거나 광고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시 원고에게 위반행위 1회당 각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재연 산의회장은 "5년간 많은 혼선을 빚은 명칭 문제가 이제야 종결된 것을 환영한다. 참으로 길고 어려운 소송이었다. 이제라도 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내려진 것은 매우 당연한 결정"이라며 "향후로도 비법인사단의 명칭 사용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의미의 판례가 됐음은 물론, 오랜 기간 분열된 산부인과의사회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통합된 산부인과의사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유 직산의회장은 [의협신문]과 통화에서 "파기환송심에 보낸 공문이 누락된 듯해 재상고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회원들을 위해 열심히 회무를 수행하는 것이지 명칭이 아니다"라며 "처음에는 단체의 성격을 알리기 위해 '의사회'라는 명칭이 중요했으나, 현재는 벌써 9년 차에 접어든 직산의회를 회원들이 많이 인지하고 있다. 재상고에서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직선제를 붙이거나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등으로 개명하면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직산의회는 지난 4월 9일 춘계학술대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로 명칭을 바꾸고, 단체 로고도 함께 변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