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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5-20 15:18 (월)
'첩약' 급여화 하려면 안전성·유효성 '검증' 먼저

'첩약' 급여화 하려면 안전성·유효성 '검증' 먼저

  • 김강현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KMA POLICY 특별위원회 위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4.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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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 전 한약서에 처방기록 있다고 안전성·유효성 자료 제출 면제?
중국도 '중의약 간손상 연구'...'FDA 임상시험' 안전성 입증 도전 계속
보건복지부·식약처, 국민 건강·생명 보호 위해 '한약' 임상시험 해야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에서 한방 첩약을 건강보험 급여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약은 동의보감을 비롯해 수백년 전에 집필한 고서에 처방 기록이 있으면 임상시험을 면제해 주고 있어 국제 의학계에서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에서 한방 첩약을 건강보험 급여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약은 동의보감을 비롯해 수백년 전에 집필한 고서에 처방 기록이 있으면 임상시험을 면제해 주고 있어 국제 의학계에서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최근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2022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여 국민의 요구가 반영된 한의약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첩약·한약제제'를 건강보험에서 급여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첩약·한약제제'를 급여화 하려면 의학적 타당성·의료적 중대성·치료 효과성·비용 효과성·환자의 비용부담 정도·사회적 편익 등을 근거를 바탕으로 검증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정부·지자체·기업이 부담하기 때문이다.

특히 '첩약·한약제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라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한 뒤에 시판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는 '약사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서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할 때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하위 위임 규정인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서 '첩약·한약제제'는 제외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옛날 한약서에 한약 처방 기록이 있으면 의약품 품목허가나 신고 시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 제출을 면제해 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한약의 안전성·유효성 문제를 절감한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은 지난 2015년 12월 20일 " 한약서에 수재된 처방에 해당하는 한약제제를 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약사법 등이 '한약 자체'에 대하여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검토방법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함으로써, 생명·신체의 안전에 관한 권리, 알권리, 자기결정권, 보건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안전성·유효성 심사 자료 제출을 면제해 주는 한약서(韓藥書)는 동의보감·방약합편·향약집성방·경악전서·의학입문·제중신편·광제비급·동의수세보원·본초강목과 '한약처방의 종류 및 조제방법에 관한 규정(보건복지부 고시)' 등을 말한다. 이들 한약서는 고대 중국의 고서(古書)이거나 내용을 편집했거나 이를 바탕으로 조선의 의생(醫生)이 집필한 것으로 고대 중의약(中醫藥)의 그늘이 매우 짙다.

중국도 '간 손상 연구' 통해 안전성 입증 노력...한국은?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은 중약(中藥)의 이상반응이 늘어나고,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생기자 2008년 11월 10일 장골관절환(壯骨關節丸)의 간 손상 가능성을 경고했다(그림1). 국가약품불량반응감시센터는 장골관절환과 관련한 증례보고를 통해 이상반응은 주로 간 손상이라고 밝혔다. 2001∼2008년 보고한 총 158건의 이상반응은 주로 발진·가려움증·구역질·구토·복통·설사·위통·혈압상승·간 이상 등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 판공청·국무원 판공청은 '심화된 심사평가제도 개혁에 관한 의약품 의료기기 혁신 장려에 관한 의견'(廳字, 2017년, 42號)을 관철시키고, 중의약 간손상의 임상적 위험 예보와 위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2018년 3월 16일 '중의약 간 손상 임상평가 지도 원칙' 초안을 만들어 공개했다. 

ⓒ의협신문
(자료1) [중의약 간 손상 임상평가 지도 원칙] 은 1. 첫머리말 2. 중의약 간손상의 개념과 역학(流行病) 개론 3. 중의약 간손상 위험 요인의 일반적인 고려 4. 중의약 간손상의 위험신호 5. 중의약 간손상의 임상적 진단과 분류 6. 중의약 간손상의 위험 방지와 제어 7. 전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의협신문

중의약 지도 원칙 내용(자료1)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의 약물성 간 손상은 특히 중의약 간손상 평가 연구는 뒤늦게 시작되어, 최근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임상 오진율과 신고 누락률이 높고, 간손상 물질 및 발병 메커니즘이 불분명하며, 방제 조치의 목표성과 체계성 등이 부족한 현상과 문제점이 여전히 두드러지고 있다. 간손상으로 대표되는 중의약의 안전성 문제는 중의약과 의약품(新藥) 연구개발, 임상적 안전한 투약 그리고 산업화 발전 등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향후 중의약 간 손상 평가 작업은 다음과 같이 더욱 전개되고 강화될 것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중약에 대한 평가 연구, 안전성 문제 그리고 임상적 안전한 투약 그리고 산업화의 발전 등에 관해 깊이 고민하면서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9년 초, 상하이 교통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런지(仁濟)병원 소화기내과 주임의 마오이민(茅益民) 교수와 옛 중국인민해방군 제85병원(중국인민해방군 해군 905병원 개칭)의 천청웨이(陳成偉) 교수가 공동으로 소화기 질환 분야 최고 학술지인 <위장병학>에 게재한 '중국 본토의 약물 유발 간 손상의 발생 및 병인'이라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저자들은 3년 동안 중국 약물 간 손상에 대한 다기관 후향적 역학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308개 병원에서 총 25,927명의 약물유발성 간손상 환자를 연구 대상으로 정했다. 이 연구에서는 중국에서 약물 간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 의심 약물[의약품(西藥), 중약(中成藥), 민간약(草藥) 등 포함]과 임상 특성 및 치료 현황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약물 유발성 간손상 사례는 간세포 손상(51.39%), 혼합 손상(28.30%), 담즙정체 손상(20.31%) 등으로 조사됐다. 중국에서 간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 약물은 다양한 건강 제품 및 전통중약(傳統中藥) 26.81%, 항결핵제 21.99%, 항종양제 또는 면역 조절제 8.34% 등으로 파악됐다. 

저자들은 의약품(西藥)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잘 알려져 있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지만 중약(中藥)은 이상반응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간 손상이 발생하면 건강 제품 및 중약의 복용 이력을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보고하는 환자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건강 제품 및 중약(中藥)으로 인한 간 손상이 과소평가 되거나 무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건강관리 제품 및 중약(中藥)도 의약품(西藥)과 마찬가지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해야 간 손상을 더 잘 모니터링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도 중의약 이상반응을 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기 이해 노력하면서 모니터링과 적절한 대응책 개발을 제안하는 등 애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약(韓藥)의 간 손상 우려에 대한 국가적 관리·추적·모니터링·적절한 진료 대책 등이 중국의 중약(中藥) 보다 미흡한 실정이다.

중의약을 미국에 판매하고자 지속해서 미국 FDA의 임상시험을 신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해 승인된 사례는 현재까지 하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의 천사력(天士力, Tasly)제약사가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복방단삼적환(復方丹參滴丸) 이 중의약 중에서 유일하게 2016년 12월에 미국 FDA 3상 임상시험을 마쳤으나 , 승인은 받지 못했다. 그러자 Tasly Pharmaceutical Group Co., Ltd.는 미국  제약사 Arbor Pharmaceuticals, Inc와  T89(복방단삼적환)의 R&D 및 마케팅에 대한 전면적인 협력을 발표했다. Arbor는 FDA가 요구하는 T89 관련 임상 연구 및 규제 승인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미국에서 관련 적응증을 대상으로 T89를 판매할 독점권을 획득했다. 천사력(Tasly) 제약사는 미국 시판 시 단계별 기술료과 총수익의 50%를 받는 조건이라고 한다. 다시 2019년 8월 1일부터 2022년 9월 1일까지 3상 임상시험 즉 Outcome Research to Confirm the anti Anginal effect of T89 in patients with stable angina 시험(자료 2)을 진행했으나 현재 승인 관련 소식은 없다.

ⓒ의협신문
(자료2)  중국 천사력(天士力, Tasly) 제약사는 2019년 8월 1일부터 2022년 9월 1일까지 3상 임상시험 즉 Outcome Research to Confirm the anti Anginal effect of T89 in patients with stable angina 시험을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승인 관련 소식은 없다. ⓒ의협신문

일본 후생성 '한약 안전성 정보' 근거해 한방약 급여 제외 추진
한편, 일본에서도 한방약을 사용하고 있다. 후생성 의약안전국은 1998년 3월 의약품등 안전성 정보146호를 통해 1994년 1월부터 1996년 2월까지 소시호탕에 의한 간질성(間質性) 폐렴 138례(16례 사망)를, 1997년 12월 50례(4례 사망)를 보고하고, 사용상 주의 '경고' 및 '중대한 부작용'을 기재해 한층 주의와 환기를 도모했다. 

이외에도 시박탕(柴朴湯), 시령탕(柴笭湯), 시호계지건강탕(柴胡桂枝乾薑湯 ), 신이청폐탕(辛夷淸肺湯), 청폐탕(淸肺湯), 대시호탕(大柴胡湯) 및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등도 간질성 폐렴이 보고돼 주의 환기를 도모했다고 밝혔다.

일본 재무성은 1993년과 1998년 재원 문제를 이유로 한방약을 보험에서 제외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2009년 11월 열린 행정쇄신회의에서는 "파스, 가글, 한방약 등은 의사가 처방할 필요성이 적다", "고령자의 절반 정도만 한방약(漢方藥)을 복용하고 있어, 헛되이 공적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등의 이유를 들어 한방약을 보험 적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급부의 중점화·효율화'를 키워드로 '사회보장과 세제의 일체 개혁'을 논의하고 있다. 재무성은 2019년에도 한방약(漢方藥)을 보험에서 제외하려 시도했다. 

전일본 민주의료기관 연합회는 2018년 1월 12일 민의련 토픽에서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한방약 부작용 모니터에 보고된 한방약의 등급 2 이상 부작용은 96례(105건)라고 보고했다. 가짜 알도스테론증 관련(가짜 알도스테론증 저칼륨혈증 혈압상승 부종) 48건, 약제성 간기능장애 23건, 간질성 폐렴 10건, 발진소양증 등 21건, 스티븐스 존슨증후군 1건, 아나필락시스 1건, 심부전 급성 악화 1건 등도 함께 보고했다. 

한방약(漢方藥)은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 32건, 억간산(抑肝散) 16건(억간산가진피반하(抑肝散加陳皮半夏) 13건, 소청룡탕(小靑童湯) 7건,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6건, 청폐탕(淸肺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각 5건이다. 

연령대는 90대 10례, 80대 35례, 70대 36례, 60대 21례, 50대 13례, 40대 1예, 30대 5례, 20대 1례로 70∼80대에 많이 볼 수 있다. 

또 복용 방법으로 하루 3회 73건, 하루 2회 34건, 하루 1회 13건으로 하루 3회로 용량을 많이 복용하는 사례가 많이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2018년 8월 24일 보도를 통해 일본 정부는 한방약 빅데이터로 효능과 부작용을 검증하기 위해 한방약 1종류마다 100만 명 분의 데이터를 확보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내각관방이 2019년 예산을 확보하고, 검증작업은 정부의 건강·의료 전략 추진 본부 또는 후생노동성이 맡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후속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중의약(中醫藥)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기 위해 지속해서 미국 FDA 임상시험을 시도하고 있고, 

일본은 부작용 정보를 토대로 한방약(漢方藥)을 보험에서 제외하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한약(韓藥)의 안전성과 효능을 철저하고, 적법하게 검증해야 한다. 첩약·한약제제는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한 뒤에 의료적 중대성·비용 효과성·환자의 비용부담 정도·사회적 편익 등을 따져  보험급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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