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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평위' 둘러싼 심평원-공단 기싸움 "각자 일하자"

'약평위' 둘러싼 심평원-공단 기싸움 "각자 일하자"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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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약제관리실 "공단 약평위 참여? 불필요…공정성 우려도"
공단 "검토 미흡으로 협상 지체" vs 심평원 "잘 모르는 것 같다"

(왼쪽부터) 이상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유미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의협신문
(왼쪽부터) 이상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유미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의협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 위원으로 정식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각자 역할에 충실하자"며 선을 그었다. 

3주 간격을 두고 이어진 건보공단-심평원 간담회에서 "(약가 상한금액 조정신청과 관련) 제대로 된 검토가 안 된 것 같다", "(각자의 업무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발언을 주고 받으며 날을 세우는 모습도 연출됐다.

유미영 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은 3월 28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각 기관 역할에 맡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약제 관리 업무를 충실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상일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지난 3월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속한 약가 협상을 위해 건보공단의 약평위 위원 정식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품목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건보공단의 위원회 참여가 타당하다는 주장도 이었다.

이에 심평원이 3주 만에 "타당하지 않고, 필요도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약제의 치료적·경제적 가치 등을 평가,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약평위 허들을 넘지 않으면 급여 적용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에 핵심적인 '키'를 쥐고 있는 것이다.

유미영 실장은 "위원회 구성에 협상당사자인 건보공단이 참여할 경우 결정내용의 공정성·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건보공단이 보험자로서 신약에 대한 상한금액 등을 제약사와 직접 협상하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약평위 참여가 합당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현재 약평위 매 회의마다 건보공단이 참석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개별 안건별로 약평위 심의내용·쟁점 등을 논의하는 보건복지부-건보공단-심평원 정례 회의가 있어 '직접 참여'가 불필요하다고도 짚었다.

유미영 실장은 "대표적인 예로 감기약 협상 등 기준요건 재평가에 대한 품목이 많아 협상을 급하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전체 자료를 건보공단에 공유하면서 같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갈수록 초고가신약 이슈나 건강보험 재정 지속성 문제 등 보건복지부를 주축으로 심평원, 건보공단이 한몸으로 움직여야 할 일들이 많다. 지속적인 협업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각 기관 역할에 맡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이 '약가 상한금액 조정신청'을 예로 들면서 심평원 역할에 아쉬움을 드러낸 데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날을 세웠다.

이상일 이사는 제약 업체가 약가 조정협상 절차에서 터무니 없는 신청 가격을 제시할 때가 있는데, 이때 "아무런 검토 절차 없이 건보공단으로 넘어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소 강하게 비판했다. 심평원의 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협상 지체의 원인이 됐다는 얘기로, 직접 심평원을 겨냥한 셈이다.

이와 관련 유미영 실장은 "가격이 적정하거나 터무니 없다는 얘기를 하는것 자체가 애매하다고 본다"고 운을 뗀 뒤 "조정신청 대상을 결정하는 것이 약평위의 몫이라면 제조 원가나 약가에 따라 약가 인상률을 결정하는 것은 건보공단의 역할이다. (이러한 역할 구분을) 잘 알지 못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 (약제 상한금액) 조정신청 대상이 필수의약품 안정을 위해 중요한 경우, 공급 중단 등의 위기가 있는 경우 급하게 검토해 넘긴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불가피한 사례임을 강조했다.

실제 "기존 상한 금액에 10배에 대한 조정약가를 신청한 경우도 있다"면서도 "공급이 지속돼야 하는 경우나 긴급 도입이 필요한 경우라면 (상한금액이) 훨씬 비싸게 들어올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건보공단에서 결렬이 되지 않도록 협상을 통해 안정적 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정리했다.

약평위 구성·운영 등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1조의2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권한이다. 심평원의 이번 발언을 볼 때, 건보공단의 '참여 가능성'은 상당히 적을 것으로 보인다.

약평위 위원은 100명 내외로 구성되며 매 회의 시 17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한다. 보건복지부·식약처·심평원은 당연직으로 참여하지만 건보공단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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