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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요양급여비용 지급보류처분 근거조항의 위헌성

법률칼럼 요양급여비용 지급보류처분 근거조항의 위헌성

  • 박성철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3.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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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박성철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헌법재판소는 2023년 3월 23일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요양급여비용 지급보류처분을 발할 수 있는 근거조항 일부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이다.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주체는 의료법인이었다. 요양병원 개설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청구인의 임원 등이 타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받아 의료기관을 운영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운영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건보공단은 수사 결과에 발맞춰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보류하는 처분을 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수사 결과만으로도 지급보류처분을 발할 수 있다. 소위 사무장병원이라는 사실이 수사 결과로만 확인되면 족하다. 지급보류처분을 받은 청구인은 근거조항의 위헌성을 다투며 사건을 헌법재판소로 끌고 갔다.

위헌성이 쟁점이 된 지급보류조항은 신속한 제재를 위해 생겨났다. 사후적인 부당이득 환수절차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우선 고려한다. 사무장병원을 더 효과적으로 규제하려는 취지다. 도입한 이유는 이해가 된다.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

그러나 목적이 정당하다는 사유만으로 합헌이 될 수는 없다. 목적을 달성하려고 고른 방법이 적합한 수단이어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택하여야 한다. 이루려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더 커야 한다. 만일 덜 침익적인 방법을 택할 수 있는데도 그러한 방안을 취하지 않는다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 될 수 있다.

지급보류조항의 문제는 나중에 수사 결과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을 때 발생한다. 의료기관이 입은 막대한 손해를 돌이킬 방법이 없다. 덜 침익적인 방법을 택할 수 있는데도 아무런 규정이 없다. 위헌적인 공백이다.

지급보류는 잠정적 처분이다. 처분 이후 사무장병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마침내 밝혀질 수 있다. 기소가 되었더라도 무죄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 상당히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실이 밝혀지기도 한다. 애초 수사 결과가 잘못되었다는 사정변경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국민건강보험법은 진실이 드러난 후에 의료기관이 입은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서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지급보류처분을 발할 수 있는 '처분요건' 뿐만 아니라 무죄판결과 같은 사정변경이 발생했을 때 취하여야 할 구제조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하는데, 공백으로 남겨져 있다. 지급보류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급보류처분의 취소'에 관해 명시적인 규율이 없다.

지급보류처분의 '취소사유'도 '처분요건'과 균형이 맞도록 규정되어야 하는데, 구체적인 규율이 없다. 의료기관이 억울함을 해소할 방안이 없다.

수사 결과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고 지급보류처분이 취소될 때, 의료기관이 입은 손해를 보전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입법이 필요하다. 무죄판결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 하급심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었다면 그때부터는 일정 비율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해야 사리에 맞다.

지급보류기간 동안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견디어야 했던 재산권 제한에 대해서도 적절하고 상당한 보상이 필요하다. 보상에 포함할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의 비율도 규율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의료기관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위와 같은 방안을 전혀 두고 있지 않은 국민건강보험법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2024년 12월 31일을 개정 시한으로 정했다. 헌법에 부합하는 개선입법이 더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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