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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기생충학 역설(Paradox)-마이크로바이옴과 기생충 
기생충학 역설(Paradox)-마이크로바이옴과 기생충 
  • 이동민 충북대학교 기생생물세계은행 상임이사(의학박사)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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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마이크로바이옴' 건강·질병 큰 영향 미치는 두 번째 유전체
기생충-세균 '상호작용' 건강한 항상성 결정 요인…더 연구·분석해야
이동민 충북대학교 기생생물세계은행 상임이사(의학박사) ⓒ의협신문
이동민 충북대학교 기생생물세계은행 상임이사(의학박사) ⓒ의협신문

도시화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기생충이 인식되는 것은 무리일까? 코로나19처럼 강하게 불어오는 감염성이나, 질병학적인 임상증상을 동반하는 것이라면 쉽게 인식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 기생충의 존재를 우리는 긴 시간을 통해서 서서히 인식을 하게 될지 모른다. 

기생생물 생태계- 마이크로바이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Microbe(미생물)와 Biome(생태계)의 합성어다. 인류 질병 극복의 열쇠로 떠오르며 전 세계적인 관심가 되었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몸 안팎에 서식하는 미생물들과 유전정보 전체를 말한다. 우리 몸에는 우리 세포 수보다도 더 많은 기생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건강과 질병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므로, 두 번째 유전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십 년 전부터 알려진 것처럼,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마이크로바이옴에는 유산균이 있다. 이 마이크로바이옴은 세균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한 기생생물을 포함한다. 인체 내의 유익한 기생생물들은 이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많아서, 그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갖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 결과, 인체 미생물은 다양한 인간 질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최근에는 염증성질환, 대사성질환(비만, 당뇨병), 감염성질환, 호흡기질환, 면역질환, 희귀질환, 정신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뿐만 아니라 인간 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경쟁과 틈새시장
미국과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는 상당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2023년부터 10년간 1조 1,506억 원을 투자하고 제도개선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이 발표한 바로는,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관련 시장은 2019년 811억 달러에서 2021년 935억 달러로 성장하였으며, 2023년에는 1,087억 달러(한화 약 13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신약·치료제 시장은 약 74억 8,440만 달러(한화 약 9조 원)로 추정된다.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서 다뤄지는 공통 주제는 건강이 미생물 다양성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연구를 통해 질병 상태는 종종 덜 다양한 박테리아 군집(및 또는 특정 종의 선택적인 파생물)과 연관되는 반면, 건강한 상태는 증가된 박테리아와 연관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까지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한 조절자로 확인된 주요 요인을 항생제 사용, 식이조절, 유전학 및 병원균의 존재를 꼽는다. 

필자는 여기에 기생충이 주요 조절자로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면역 체계는 수많은 장내세균 및 거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장내기생충과 함께 진화했다. 더욱이 많은 장내기생충이 성충으로서 생식활동을 왕성하게 하므로 미생물군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장 건강을 연구하는데 숙주와 장내세균총 뿐만이 아니라 장내기생충을 포함하는 모든 상호 작용을 관찰하는 복잡한 커뮤니티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질병 극복의 열쇠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은 세균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한 기생생물을 포함한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질병 극복의 열쇠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은 세균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한 기생생물을 포함한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장내기생충과 세균 간의 상호작용
진화적 산물로 우리의 장에는 기생충을 포함한 다양한 기생생물들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 이들은 같은 환경 조건을 공유하므로 서로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즉, 인체의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장내기생충은 '오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다. 장내기생충은 장 생리학, 투과성, 점액 분비 및 항균 펩타이드 생산을 통해 장내세균의 생존 및 공간 구성에 영향을 주어 미생물군의 다양성과 구성을 변경한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신진대사와 면역 체계의 발달에 강한 선택적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산업화한 국가에서는 기생충 구제 및 재감염 관리를 통해 이러한 진화적 균형을 변화시켰으며, 이는 만성염증성질환 발생률 증가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필자는 기생충-세균 상호작용이 건강한 항상성의 핵심 결정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생충 감염을 통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인식과 영향'은 '기대되는 잠재적인 이점'을 능가하기 때문에, 기생충 감염증을 통제하는 것이 공중보건 우선순위가 되어야 마땅하다. 기생충의 잠재적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는 기생충 면역 조절 분자를 밝히고 활용하여 중요한 진화 유산을 유지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강력한 면역 조절 활동을 발휘하는 장내기생충의 능력이 세균과의 상호 작용에 필요한지 아닌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장내 기생충이 세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기생충의 이점 중 일부는 미생물군에 의해 매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를 분석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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