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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고통의 현재시각

고통의 현재시각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3.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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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대장장이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칼들은 용도를 변경했다 과도로 장작을 패고 페이퍼나이프로 손목을 그었다 도루코 면도날은 비상구를 찾지 못했다

수술 부위가 뒤바뀐 환자는 장애등급이 상향 조정되었다

 

집도의는 봉합 부위를 남겨둔 채 수술장을 떠났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은 수족관에 박제되었다 퇴화한 눈으로는 유리천장을 통과할 수 없다

뜨거운 입김으로 손목에 그려놓은 고통이 부활했다

 

두 눈을 잃고서야

눈물 흘리는 법을 익힌다

 

의수를 차고

디지털 워치를 들여다본다

 

인공지능 의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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