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칼들은 용도를 변경했다 과도로 장작을 패고 페이퍼나이프로 손목을 그었다 도루코 면도날은 비상구를 찾지 못했다
수술 부위가 뒤바뀐 환자는 장애등급이 상향 조정되었다
집도의는 봉합 부위를 남겨둔 채 수술장을 떠났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은 수족관에 박제되었다 퇴화한 눈으로는 유리천장을 통과할 수 없다
뜨거운 입김으로 손목에 그려놓은 고통이 부활했다
두 눈을 잃고서야
눈물 흘리는 법을 익힌다
의수를 차고
디지털 워치를 들여다본다
인공지능 의사처럼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