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한 마디를 위해
저렇게 많은 땀을 쏟아내다니
한쪽 가슴이 사라진 여자가
허전한 벽에 꽃과 리본을 붙인다
항암을 마치기도 전에
물방울무늬 블라우스가 헐렁하다
핑크빛 스카프에 슬픔이 가득하다
마른 꽃잎 같은 목소리가 툭, 툭 떨어진다
생머리를 적시는 것이
눈물인지 땀인지 분간할 수 없다
가슴에 새겨진 타투가 배꼽까지 흘러내린다
생의 연약지반에 물방울이 맺혀있다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