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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번역 후 조절' 코드 규명…획기적 암 치료제 나올까

'단백질 번역 후 조절' 코드 규명…획기적 암 치료제 나올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2.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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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KAIST 교수팀, '약으로 만들지 못했던' 신규 타깃 치료제 가능성
암·퇴행성 뇌질환 등 진단·의약품 개발 기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국내 연구진이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억제나 촉진의 실마리가 되는 단백질 수명을 결정하는 '단백질 번역 후 조절'(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PTM) 코드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이지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미하일 사비스키(Mikhail Savitski)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교수,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등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PTM은 DNA가 mRNA 전사 과정을 거쳐 최종 단백질로 번역이 일어난 이후 추가적으로 생기는 현상으로 단백질의 구조나 효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기존에 단백질의 운명 조절과 연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됐던 PTM 신호를 'PTM-활성화(PTM-activated) 데그론'과 'PTM-불활성화(PTM-inactivated) 데그론'으로 구분해 단백질 수명 조절과의 관련성을 밝혔다.
 

■ PTM-활성화(PTM-activated) 데그론과 PTM-불활성화(PTM-inactivated) 데그론으로 구분해 단백질 수명 조절과의 관련성을 설명한 그림. 질병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분해 혹은 질병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축적을 예측 가능해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및 억제를 진단할 수 있다.
■ PTM-활성화(PTM-activated) 데그론과 PTM-불활성화(PTM-inactivated) 데그론으로 구분해 단백질 수명 조절과의 관련성을 설명한 그림. 질병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분해 혹은 질병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축적을 예측 가능해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및 억제를 진단할 수 있다.

PTM 활성화 데그론과 PTM 볼활성화 데그론을 구분한 것은 PTM에 의해 데그론이 활성화 되는 것은 단백질의 번역후 변화가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불활성화 데그론은 번역 후 조절 신호가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해 단백질의 축적이 일어났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데그론 코드는 단백질 수준을 조절 가능한 아미노산 서열의 조합 개념으로 질병의 진행이나 억제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수명 조절 코드를 이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제가 접근할 수 없는 '기존에 약으로 만들지 못했던(Undruggable)' 신규 타깃에 대한 정확도 높은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또 신규 PTM 관련 코드를 다각화함으로 인해 단백질 분해 및 생성의 근본 원인을 알 수 없었던 기존의 신호 전달 체계에 PTM을 유도하거나 제거하는 효소의 역할도 재조명했다. 

■ 암 유발 인자의 대표인 MYC와 종양 억제자 대표인 p53의 단백질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PTM 데그론 코드 도식.
■ 암 유발 인자의 대표인 MYC와 종양 억제자 대표인 p53의 단백질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PTM 데그론 코드 도식.

연구팀은 질병 관련 단백질 수명 변화 기원을 PTM 코드로 디지털화해서 미리 규명함으로써 그동안 단백질 수준을 마지막 단계에서 조절하는 유비퀴틴 신호에만 집중했던 부분을 변경토록 제안했다.

유비퀴틴은 단백질이 분해되기 전 먼저 일어나는 대표적인 화학적 변화이며, 없어져야 할 단백질에 붙는 표지자다.

이지민 교수가 제1 저자로 초청돼 기고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IF 17.69) 1월 13일자로 출판됐다. 논문명은 'Control of protein stability by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

이지민 교수는 "새롭게 제시한 PTM-활성화 또는 PTM-불활성화 데그론 코드의 규격화는 기존 약에 반응하지 않거나 저항성이 생기는 단백질 수준을 조절 가능한 다양한 질병(대표적으로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의 진단 및 의약품 개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사업,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사과학자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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