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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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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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네가 다녀갈 때마다 동굴엔 회오리바람이 인다 바위에 눌러 붙은 수초들이 불끈 솟아오른다 벼랑 끝 감정으로 버텨보지만 바람의 손끝은 구석구석을 훑고 지나간다 어두운 민낯이며 두근거리는 치부다 배롱나무 수피들이 일제히 내 몸을 간지럽힌다 퇴행의 몸짓이 진저리 친다 익숙한 감각은 대부분 악천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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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케어 2023-01-25 12:12:49
인간은 진화의 역순으로 퇴행한다. 직립 보행에서 네 발 걷기로, 걷기에서 앉기로, 앉기에서 누워 있기로. 그리고 마침내 기저귀 케어로. 진화의 기쁨에 비례하여 퇴행의 슬픔을 견뎌야 한다. 동물은 태어나자 마자 걷기를 시작하고 스스로 먹이를 찾아 나서지만 보살핌을 받지 못한 인간은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죽고 만다. 죽을 때가 가까워진 맹수는 스스로 대열에서 이탈해 홀로 길을 나서지만 죽을 때를 알지 못한 인간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간신히 죽음에 다다른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