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뭉친다
눈물은 뭉친다
밤새운 온갖 까닭이
종기로 울컥울컥 돋고
우레 울음 한 점에 모여
어느 꽃술에 멍울 잡히듯
무심히 길 지나던 눈송이
눈길 한 번에 눈사람으로 뭉쳐
문득 그 자리에 멈추어 선 채
모든 덩어리의 스러짐을 위해
세상으로 던지는 따스한 눈물송이에
미간에 뭉친 주름부터
발갛게 취하듯
먼저 취한 눈물이 먼저 뭉치고
더러 뭉치지 못한 눈물은
미간 속 깊이 잔설로 남고

▶한림의대 명예교수(강남성심병원내분비내과)/<문학청춘> 등단(2013)/한국의사시인회 초대회장/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 <두근거리는 지금>/산문집<늙은 오디세이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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