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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도 나섰다 "한의사 초음파 허용, 국민 피해 우려"

환자단체도 나섰다 "한의사 초음파 허용, 국민 피해 우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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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범위·효과 검증 안 돼…적법 의료 지나치게 넓게 해석"
정부·국회에도 안심할 수 있는 '제도·입법적' 대책 마련 촉구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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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도 불안해졌다.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 사용 무죄 판결에 대해 환자들이 생명과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월 19일 논평을 통해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문제점을 짚고, 국회와 정부에 제도적·입법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가 참여하고 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판결문에서 4가지의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초음파 진단기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불법은 아니다'라고 본 판결이 첫째.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료행위의 경우, 유효성과 안전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하고, 입증되기 전까지는 규제를 통해 무분별한 오남용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의학적 진단에서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목적 및 범위, 효과와 부작용 등이 객관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잠재적 위해성 정도가 2등급으로 다기능 전자 혈압계나 귀 적외선 체온계와 같다'는 부분과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한의학적 의료행위로 볼 수도 있다'고 본 판단도 문제로 짚었다.

연합회는 "비침습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혈압계나 체온계와 비슷한 진단기기로 판단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면서 "일반적으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가 한의학적 복진(腹診)에 도움이 되거나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일종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한의학의 교육과정만으로도 초음파 진단기기의 사용에 별문제가 없다'는 부분. 이는 의료계에서도 수없이 지적한 문제였다.

한의대에서 진단학이나 영향의학 교육·국가시험을 출제한 것이 최근의 일이며 교육을 받지 않은 한의사가 더 많을 것이라는 것. 대법원이 '모든 한의사'가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연합회는 "초음파 진단 중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심장 초음파 검사도 있는데, 지식이나 경험이 없더라도 부작용이 적으니 해볼 수 있다는 판단은 아쉽다"고도 덧붙였다.

또 "환자 입장에서 환자·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널리 사용되는 것을 반대할 이유도 없다"면서도 "다만 정확한 목적과 방법으로 오진이나 오남용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준과 제도의 마련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국회에 대해 각 직역의 입장이나 이익이 아닌 환자·국민이 안심하고 검사받을 수 있고, 진단과 치료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입법적 대책 마련에 신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논평 전문] 

환자단체연합회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일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부와 국회에 대해 환자·국민의 혼란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입법적 대책 마련에 신속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작년 12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새로운 과학기술이 적용된 현대 의료기기들이 다양하게 발달하고 있고, 이런 현대 의료기기가 어떤 기준으로 사용되는지에 따라 환자·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번 대법원 판결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은 초음파 진단기기의 경우 비침습적이며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매우 낮은 안전한 검사이고, 진단의 보조수단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큰 문제가 없는 의료행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이번 대법원 판결의 근거 중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첫째, <초음파 진단기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불법은 아니다>라는 부분이다. 이는 보건의료의 특성을 반영한 기존의 판례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판단이다.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료행위는 유효성과 안전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이것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규제를 통해 무분별한 오남용을 막을 필요가 있다. 한의학적 진단에서 초음파 진단기기의 사용은 그 목적 및 범위, 효과와 부작용 등이 객관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다. 그런데 의료법상 적법한 의료행위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해서 모든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면 환자·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초음파 진단기기'는 잠재적 위해성 정도가 2등급으로 '다기능 전자 혈압계'나 '귀 적외선 체온계'와 같다>라는 부분이다. 혈압계나 체온계는 직관적이고 정량적인 수치만 측정하지만 초음파 진단의 경우 실시간으로 영상을 판독하고 추가적인 검사나 시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많다. 특히, 판독 과정에서 오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비침습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혈압계나 체온계와 비슷한 진단기기로 판단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셋째,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한의학적 의료행위로 볼 수도 있다>라는 부분이다. 의료인이 아닌 대부분의 일반 환자·국민은 양의학과 한의학의 철학적 이론적 근거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 한의학이 신체의 해부학적 구조보다는 모든 신체 기관의 조화와 균형을 더 중시하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가슴과 복부를 손으로 눌러서 경도나 탄력을 기준으로 병을 진단하는 복진(腹診)에 내부 장기의 물리적 성질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초음파 진단기기가 도움이 된다거나 이를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일종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넷째. <현재 한의학의 교육과정만으로도 초음파 진단기기의 사용에 별문제가 없다>라는 부분이다. 한의대에서도 진단학이나 영상의학에 대한 이론교육이나 실무교육도 하고 있고, 국가시험에 출제도 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며 초음파 진단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한의사 또한 많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모든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초음파 진단 중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심장 초음파 검사도 있는데, 지식이나 경험이 없더라도 부작용이 적으니 해볼 수 있다는 판단은 아쉽다.
 
각 직역이나 자격에 따른 적법한 의료행위의 범위는 초음파 진단기기 이외의 여러 분야에서 수없이 많은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진료과목의 전문화와 세분화,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더불어 양의학과 한의학이라는 이원적 의료체계를 가진 우리나라의 상황이 이런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진단기기든 의료행위든 그것이 특정 직역만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누가 사용하더라도 환자·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널리 사용되는 것을 반대할 이유도 없다, 다만 정확한 목적과 방법으로 오진이나 오남용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준과 제도의 마련은 꼭 필요하다.
 
초음파 진단기기의 사용에 관해서는 의사와 한의사가 환자를 중심에 두고 토론과 숙의를 통해 적절한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오랫동안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했더라도 법원의 판결을 통해 기준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법원의 판단을 무시할 방법은 없고, 초음파 진단기기에 대한 기준이나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일부 불필요한 검사가 오남용되거나 오진이 발생하는 상황도 막을 수 없다. 그 피해는 온전히 환자·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와 국회에 대해 각 직역의 입장이나 이익이 아닌 환자·국민이 안심하고 검사받을 수 있고, 진단과 치료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입법적 대책 마련에 신속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23년 1월 1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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