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서 의료인·경찰 폭행 잇따라…모두 '실형'
응급실서 의료인·경찰 폭행 잇따라…모두 '실형'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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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실서 회진중이던 담당 의사 목 가격 및 경찰관까지 폭행…징역 2년형 선고
응급실서 교통사고로 이송된 아들 채혈하려던 간호사 폭행…징역 10월 집유 2년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의료인의 폭력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음에도 병원 응급실에서의 폭행, 욕설, 응급진료 방해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지방법원과 창원지방법원은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우고, 의료인과 경찰 등을 폭행하고 욕설을 가한 피고인들에 대해 모두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실 부근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병원 응급실에서 원무과 직원에게 폭행, 또 병원 입원실에서 담당 의사에게 목 부위를 가격하는 등의 폭행을 일삼은 A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폭행, 의료법위반죄를 물어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또 창원지방법원도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던 아들에게 경찰이 채혈을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나 소란을 피우면서 응급진료를 하려는 응급실 간호사에게 욕설과 음주채혈키트가 담긴 철제 선반을 발로 차 간호사들에게 상해를 가한 B씨에게는 징역 10월에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3월 22일 자정 경 병원 응급실 부근에서 '어떤 분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취지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욕설을 하고 소란을 피웠다. 출동한 경찰이 이를 제지하자 손을 들어 경찰을 때를 듯 위협하고, '또 집어 넣어라'라고 말하며 주먹으로 경찰의 왼쪽 팔을 2회 때리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또 2022년 5월 24일 오전 8시 20분경에는 또 다른 병원 입원실에서 환자들의 진찰을 위해 회진하고 있던 소화기내과 담당 의사로부터 '재차 무단 외출해 술을 마시고 오면 강제퇴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자 화가 나 주먹으로 의사의 목 부위를 1회 가격하고, 의사에게 발길질하는 것은 물론 폴대를 휘두르는 등 폭행했다.

A씨의 법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2년 5월 28일 새벽 5시경에는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한 채 욕설을 하며 그곳 원무과 직원의 복부를 주먹으로 1회 때렸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도 위반했다. A씨는 2022년 6월 1일 새벽 3시경 '인도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112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사가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자 갑자기 'X할 병신아'라고 욕설을 하면서 주먹으로 소방사의 왼쪽 뺨과 코 부위를 때리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폭행해 구급대원의 구조·구급활동을 방해했다.

이 밖에 A씨는 비슷한 시기에 현주건조물방화미수, 업무방해, 모욕, 재물손괴 등의 범행도 저질렀다.

울산지방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고, 자신이 거주하던 고시텔을 소훼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병원 의사 및 직원·구급대원을 폭행한 것으로 범행의 경위 및 내용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공무집행방해, 폭행, 재물손괴 등의 범행을 저질러 처벌받은 전력이 다수 있고, 특히 공무집행방해죄로 인한 누범기간 중에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B씨는 상해 및 응급의료에관한법률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21년 12월 7일 새벽 1시 10분경 C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교통사고로 후송된 응급환자인 아들의 보호자로 찾아와 경찰로부터 아들에 대해 채혈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나서 '왜 엠뷸런스를 안 불렀느냐. 채혈은 대학병원 가서 한다. 내 아들한테 손대지 마라'라고 소리치며 상의를 탈의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그러던 중 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아들에 대해 혈압과 맥박 측정 등의 응급진료를 하려는 응급실 간호사들에게 'XX년아 음주채혈 하지말라고'라고 큰 소리로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워 위력으로 약 30분 동안 응급진료를 하려는 간호사들의 의료행위를 방해했다.

B씨는 소란에 이어 의료진까지 다치게하는 범행도 저질렀다. 응급실에서 간호사가 손에 들고 있던 음주채혈키트가 담긴 철제 선반을 발로 차 간호사의 왼쪽 눈 부위를 맞게해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구 및 안와 조직의 타박상을 입혔고, 옆에 있던 간호사도 철제 선반이 이마 부분에 맞게 해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재판과정에서 B씨는 "채혈을 방해했을 뿐, 응급진료를 방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창원지방법원 재판부는 "B씨의 아들은 차량전복사고로 응급실로 이송된 후 의식저하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던 상태였고, 심신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응급환자에 해당했던 점, 의료진이 아들에 대한 CT촬영 후 출혈로 의심되는 부분이 보여, 순차로 X-ray 촬영, 활력징후 측정 등 진료로 나아가고자 했으나, 피고인의 방해로 이에 나아가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큰 소리로 욕설을 하고 소란을 피우는 등 위력으로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를 방해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응급실은 긴급한 환자들의 생명과 관련된 치료가 적시에 이뤄져야 하는 곳으로 의료종사자들의 의료행위는 엄격히 보호돼야 한다"며 "응급실 근무 간호사에게 상해를 가한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고, 2013년경 공무집행방해죄로 약식명령을 받고, 2016년경 같은 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동종 폭력성 범죄로 수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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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2023-01-25 17:34:28
형이 너무 가볍다..

ㅇㅇ 2023-01-25 09:11:23
의료행위 중인 의료진에 대한 위협은 의료인 개인뿐 아니라 의료행위의 대상이 되는 환자에 대한 위협까지 동시에 하는 행위이다. 응급의료행위를 방해한다면 가중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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