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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들었으니 초음파 진단? "자동차 면허로 비행기 타는 꼴"

수업 들었으니 초음파 진단? "자동차 면허로 비행기 타는 꼴"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1.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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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진단기기 남용으로 국민건강 위해 우려"
"전문 의사라도 극히 주의하는 초음파, 단편적 교육으로 습득 못해"

지난 12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초음파 진단을 68회 시행했음에도 오진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끼친 한의사에게 의료법 위반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이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1월 3일 성명을 통해 강력한 반대와 유감을 표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의료행위는 국민보건위생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만큼, 면허에 따라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행할 수 있도록 허가돼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판결 근거 중 '한의대에서 초음파 진단기기 관련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항에 대해 "일부 관련 과목 수강과 단편적인 교육만으로 면허 범위 밖의 진료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자동차 운전면허가 있으면 항공기를 운항해도 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진단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과정 외에도 수 년 간 수련기간을 거쳐야 하고, 세부적인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추가 수련을 받기도 한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한 의료기기 사용은 단순한 기기의 사용법뿐 아니라 기기를 통해 보이는 조직의 병리적 변화를 판단할 수 있는 총체적 의학 지식이 필요하다. 한의과대학의 비전문적인 전공과목 수강이나 단편적인 교육으로 습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음파 진단기기는 "전문성을 가진 의사들조차 늘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며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는 술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판결 근거가 사건의 시점과 맞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대법원은 "과거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와 비교했을 때 최근 국내 한의과대학에 진단학·영상의학 실무교육이 상당히 이뤄지고 있다"고 판시했는데,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2012년 7월에 발생한 것이다. 2012~2013년 당시 헌법재판소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면허 외 의료행위라 한 결정이 아닌, 최근 이뤄지는 교육을 판단기준으로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이번 판결은 국민 건강에 지대한 위험을 가져오며, 진단기기의 불필요하고 무분별한 남용으로 국민의료비가 천문학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필수의료 시스템 붕괴 위기를 맞은 최근 의료 현실에서 바람직한 의료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대법원판결에 유감스럽다"라고 표명하며 "대법원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고 국민 건강에 미칠 위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바람직한 의료의 방향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대법원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고

국민 건강에 미칠 위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 12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초음파 진단기기를 무려 68회나 사용하여 환자를 진료하였음에도, 오진하여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끼친 한의사에 대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이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강력한 반대와 유감을 표합니다. 

 의료 분야의 면허에 따른 행위는 국민보건 위생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므로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행할 수 있도록 허가되어야 합니다. 일부 관련 과목의 수강과 단편적인 교육만으로 면허 범위 밖의 진료 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자동차 운전면허를 가지고도 특정 교육을 받으면 항공기를 운항해도 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의료기기의 사용은 단순히 그 기기에 대한 사용과 이해 뿐 아니라 그것을 통해 보이는 정상적인 조직과 그 조직의 병리적 변화,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총체적 의학 지식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단순히 영상의학만을 개별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로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의학의 영역으로 그 과정에서 어떤 한의학적 원리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런 진단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부 과정 이외에도 수년간의 수련 기간을 거쳐야 하며 세부적인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추가로 수련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초음파를 이용한 진단기기의 사용은 전문성을 가진 의사들조차 늘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며 극도의 주의를 기울이는 술기 중 하나입니다. 한의과 대학에서의 비전문적인 전공과목 수강이나 단편적인 교육으로 습득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한의대에서도 관련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에 관하여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와 비교할 때 최근 국내 한의과 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포함)은 모두 ‘진단학’과 ‘영상의학’ 등을 전공필수 과목으로 하여 실무교육이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고,” 라는 판결문의 이유 역시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본 사건은 2012년 7월에 발생했던 것으로, 판결문에 명시한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의 사건은 2012년에서 2013년 2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선고가 있었던 사건들입니다. 한의대에서 이루어진 교육을 근거로 제시하더라도 2012년에서 2013년에 이루어진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와 비교하여 최근 이루어진 교육들을 2012년 벌어진 사건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의료법 등 관련 법령이 한의사에게 명시적으로 사용을 금지하지 않은 것이자 본질이 진단용인 의료기기에 한정하여, 그 특성 및 사용에 관한 기본적․전문적 지식과 기술 수준에 비추어 한의사가 사용하더라도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 위생상의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라는 판결문 소결론의 취지도 논리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68회나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했음에도 환자의 질환을 오진하여 치료 시기를 놓쳐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가해 시작된 것입니다. 이것이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아니라면 어떤 위해가 더 생겨야 하는 것인지 일반 국민의 상식으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단용 기기를 사용함에 있어 그 위해성은 그 기기 자체의 위험이 아닌 “정확한 진단”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중대 질환의 오진이라는 명백한 보건 위생상의 위해로 시작된 사건에 대한 판결이 보건 위생상의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끝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판결은 국민 건강에 지대한 위험을 가져올 것이 자명하며, 불필요하고 무분별한 무자격 진단기기 사용의 남용으로 국민의료비의 천문학적인 상승을 초래할 것입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보건 향상을 위한 체계를 수립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필수의료 시스템의 붕괴 위기를 맞은 최근 의료 현실에서 바람직한 의료의 방향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대법원의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우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대법원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고 국민 건강에 미칠 위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23. 1. 3.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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