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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우문현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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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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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시·김연종내과의원)의 연작시 [푸른 요양일지]

 

주무세요?

나 좀 데려다 줘

가고 싶은 곳이 있나 봐요

두고 온 것이 있어서 그래

몸도 불편하신 데 혼자 외출은 힘들어요

그래도 보고 싶어

엊그제 아드님이 다녀가셨잖아요 이번 주말에 또 오신대요

다 필요 없어 가족도 친구도 자식들도…

그런데 왜 집만 고집하세요

밭에 두고 온 호미가 자꾸 눈에 밟혀

밖은 위험해요

내 평생 흙만 만지고 살았어

면역도 약한데 감염도 걱정되고요

우리 집은 온통 별 밭이라 괜찮아

그래도 여긴 안전하잖아요

여긴 너무 딱딱해

요양원이 불편하세요

부드러운 건 하나도 없어

말동무가 필요할 텐데요

온종일 떠들어대는 테레비도 지겨워

집에 가면 심심하실 텐데요

수요예배도 색종이 접기도 지쳤어

이제 그만 쉬엄쉬엄 사세요

흙만 만지며 살고 싶어

오래오래 사셔야죠

말랑말랑한 별에 닿으려면 얼마나 걸어야 되는 거야

이제 그만 편히 누우세요

여기서는 한 번도 별을 볼 수가 없어

안녕히 주무세요

숨 가쁘게 말 시키지 말고 집에나 데려다줘

우리 집 주소는

광산군 하남면 342번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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