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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6-19 09:09 (수)
의료급여와 지역사회 건강,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의료급여와 지역사회 건강,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 오동호 의협 의무이사(서울 중랑구의사회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1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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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급여의뢰서 미비하다고 일차의료기관 진료비 환수·행정처분
의료급여 제한 시 경제적 취약 계층 건강 위협…차별·고립 '부작용'
의사-환자 협력 중요…동네의원 중심 관계 정립·지역사회 건강 '향상'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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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호 의협 의무이사(서울 중랑구의사회장) ⓒ의협신문
오동호 의협 의무이사(서울 중랑구의사회장)

2022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기나긴 코로나19와 전투의 종착점에서 사람 사이의 온정이 더욱 그리워지는 듯하다.

인간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지만 그 사이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에 관한 문제는 작은 습관의 변화로도 많이 달라질 수 있지만 바쁜 일상은 무관심해지기 쉬운 듯하다. 소외 계층과 사각지대의 건강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지만 잊히기도 쉬운 부분이다. 한겨울의 강추위가 시작되니 의료 사각지대가 또다시 걱정스러워진다.

감염병 위기를 맞아 어느 한 곳이라도 터지면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함께 힘을 모은 덕분에 지역보건 의료체계를 개선하고, 집단 면역력도 확보했다.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사각지대와 소외계층은 가장 위태로워진다. 그리고 사각지대의 위기 상황은 사회 전체의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속적인 사각지대 관리는 감염병뿐만 아니라 사회 안전망 유지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사각지대의 문제는 중앙 정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선택의료급여환자의 의료급여의뢰서 미비를 사유로 일차의료기관에 거액의 진료비를 환수하고 행정처분을 내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표면적으로는 선택의료급여환자가 의료기관 이용 시 의료급여의뢰서를 받아야 하는데 규정을 위반하였으니 의료기관에서 변상하라는 것이다.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의료기관에 의료급여 환자의 의료 이용을 제한하는 책임을 지게 하고, 처벌까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보건의료 사각지대 해소가 절실한 시점에서 급여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개선할 수 있는 묘책은 없는 것일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강압적인 의료급여 제한은 건강의 마지노선을 위협하고, 차별과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강압적인 의료급여 제한은 건강의 마지노선을 위협하고, 차별과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의료급여 대상자 특히 고령 홀몸노인은 여러 질병과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생각보다 많은 의료적 지원이 필요하다. 큰 병원에 입원하기보다는 동네의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물론 일손이 부족한 동네의원에서 의료급여의뢰서를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부가 의료급여의뢰서를 이유로 처벌의 칼날을 들이민다면 취약계층과 동네의원 간의 관계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강압적인 의료급여 제한은 건강의 마지노선을 위협하고, 차별과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

사실 환자의 진료 선택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의료적 관계이다. 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의사와 환자 간의 협력은 취약 계층에게 더욱 중요하며, 가까운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주치의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지역사회에 필요한 건강 인프라를 만들 수 있으며, 취약 계층과 함께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을 향상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와의 경험은 건강의 가치를 깨닫고 모두가 화합하고 인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더욱 건강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사각지대의 문제 해결이 필요하며, 지역사회와 일차의료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방과 건강증진까지 포함하는 촘촘한 의료 관계망을 통해 지역사회 모두의 건강을 증진하고, 화합할 수 있다. 

새해에는 지역사회가 건강해짐으로써 감염병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자유롭고 행복한 국가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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