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이 떨리고
혓바늘이 돋고
발등이 붓고
손전등을 켤 필요는 없다
날이 어두워지는 것도
저녁이 짧아지는 것도 다반사
슬쩍 채널만 바꾸었는데 슬픔이 반짝거린다
살집이 짓무르고
검은 욕창이 자리 잡고
모든 침대에 눈도장을 찍으며
밤낮으로 계절의 숨소리를 살핀다
좌측 편마비 대신 전동 휠체어가 손을 내민다
언제나 그 자리에 누워 있는
와불의 노파는 보이지 않는다
동행한 햇살이 귀띔해준다
자리를 옮겼어요. 그 양반
영원히 바뀌지 않을 거처로
이미 떠난 자들은 환하게 웃고
옥상을 떠돌던 달빛이
우화등선의 날개를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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