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수가협상 개선" 머리 맞댄 의료계·정부·건보공단
"불공정 수가협상 개선" 머리 맞댄 의료계·정부·건보공단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12.14 19:02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14일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 주관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 "수용여부만 결정하는 수가협상 구조 바꿔야"
보건복지부·건보공단 "수가협상 문제 공감…제도발전협의체서 논의"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12월 14일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함께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을 위해 첫 발걸음을 뗐다. 의료계는 수가협상 구조의 불공정성과 비효율적 협상 방식을 짚으며,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 단체 참여와 수가협상 중재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12월 14일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조정호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수가계약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공정하지 못한 협상 구조 ▲객관적 근거자료의 부재 ▲중재기구 부재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불공정 논의 과정 ▲비효율적 협상 방식 등을 현행 수가 협상의 문제점으로 짚었다.

조정호 보험이사는 "협상은 상호 이견을 조율하고 협의를 이루는 과정이지만, 의료 공급자단체 입장에서는 건보공단에서 제시한 최종 인상률의 수용 여부만을 결정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건보공단이 매년 수가협상 시에 이용하는 지속 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Sustainable Growth Rate:SGR) 모형은 한계로 실제 도출된 결과를 협상에서 그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순위 세우는 데만 이용하고 있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밴드 결정 또한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결정되기보다 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담감과 인상률 2% 및 밴드 1조라는 심리적 상한선을 감안해 매년 2% 이내 수준에서 통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보공단과 공급자 단체의 수가협상 결렬 시, 건정심의 심의·의결을 거치고 있으나, 공급자 측 입장이나 근거자료에 대한 논의과정이 부재하고 타 유형 간의 형평성 문제로 협상과정에서 건보공단이 최종 제시한 인상률로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조정호 보험이사는 "수가협상 마지막 날에 밴드(재정폭)를 공개하면서 사실상 버티기식 협상을 하고 있다. 밴드를 공개하지 않아 수가협상은 타 공급단체와의 눈치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가협상 기한을 넘어 버티기식 협상으로 진행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정호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가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조정호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가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는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 위원이 참여하고, 위원회 기능 축소를 통해 건보공단에 실질적인 협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면서 "물가인상률, 최저 임금 등 객관적 상황을 고려해 기본 밴딩 규모를 설정하고, 그외 인상률은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에 재량권을 부여해 이원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협상 전 밴드 규모와 결정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는 "현재 수가협상 과정이 합리적 결정 구조로 보이지만, 건정심 위원 중 공익위원으로 참여하는 인원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위원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 구성돼 공급자엔 불리한 구조"라면서 "합리적인 중재를 위해서는 공급자와 가입자가 동수로 추천하는 보건의료전문가로 구성한 별도의 중재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건정심은 중재기구를 통한 합의안 도출 시 동 합의안을 그대로 의결하되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을 때는 건보공단을 제외하고 표결 절차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수가협상 과정은 의료계뿐만 아니라 경영학적 관점에서도 불합리하다는 시각이 나왔다.

김양균 경희대 교수(경영학과)는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발표를 통해 독일·일본·대만 등 주요국의 제도와 비교하면서 "우리나라 재정운영위원회처럼 의료 공급자를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심의·의결·협상까지 하는 나라는 상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과정은 건강보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건강보험 수가는 보험료와 연관이 되어 있어 낮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존재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 발표에 부담을 느끼는 '집단사고'와 신속한 합의에 대한 부담으로 '집단이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현행 수가 협상 방식 개선 방향으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대안과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한 대안으로 나눠 제시했다.

우선 건보법 개정없이 사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가의 인상률을 결정하는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에 의료공급자 단체가 추천하는 공익위원을 2∼3명 배정하는 방안 ▲수가협상 시 가입자의 제시안과 의료공급자의 제시안을 함께 고려해 협상영역을 확대하는 방안 ▲수가 계약 협상 시 건정심이 조정자로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 ▲수가 계약 협상 시 비협상 요소와 협상 요소를 포함해 접근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건보법 개정을 통한 대안으로는 ▲수가의 심의·의결과 계약 협상의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수가 인상률을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에서 결정하는 방안 ▲수가 계약 협상은 수가 인상률을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기구를 활용하는 방안 ▲국회에서 인상률과 관련된 지표의 개발 및 선정에 참여하는 방안 ▲수가 인상율 결정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의 중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발제 이후 토론에서 건보공단과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에서 문제 제기하는 수가협상 과정의 문제점에 관해 공감하면서도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남훈 건보공단 급여보장실장은 "2008년부터 시행된 유형별 수가 협상에서 의원 유형의 협상 체결 비율이 50%가 안 되고 최근 5년 동안 체결률 20% 미만은 수가 협상 제도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그렇지만 수가협상제도 개선과 함께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방안도 함께 고려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도 나름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의료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수가협상 방향을 위해 개선하고 있다. 올해 5월 수가협상 과정에서 14년간 변함없이 사용한 SGR 모형을 진료 및 누적 기간도 축소했고, 인건비·재료비·관리비 등 비용 가중치도 최신 자료로 수정했다"며 "오는 15일 제도발전협의체에서 건보재정 지속 가능성을 위해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종별 가산 등을 연계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남훈 실장은 내년 5월 진행될 수가협상에서 사용할 SGR 모형의 대안으로 인구 고령화, 소득 탄력성, 종별 가산을 고려한 모형, 국내 GDP 증가를 반영한 모형, 의료현장 지출을 고려한 의료물가지수를 고려한 모형, GDP와 의료물가지수를 함께 고려한 모형 등 4가지를 소개한 뒤  "제도발전협의체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가협상 과정에서 재정소위 개최를 앞당기는 방안, 보험자·가입자·건보공단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방안, 밴딩의 규모를 정한 근거를 설명해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 등도 언급했다. 

김남훈 실장은 "모든 걸 해결하고 논의하기는 어렵다. 단계적으로 로드맵을 만들어 차곡차곡 해결해야 한다"며 "의료현장의 경영 상황이 반영되고 지속 가능한 건보재정이 담보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머리 맞대고 논의해서 합리적인 수가협상제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수가협상 방식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며 "추후 진행될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