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분업철폐
사설분업철폐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4.02.09 00: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년전 의료개혁이라는 미명아래 거의 강제적으로 시행된 조제위임제도가 우려한 바와 같이 의료의 전문성을 침해한 채 약사에게 의료의 일부를 넘겨주는 형태로 왜곡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1월 31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 현행 조제위임제도를 철폐하고 국민에게 조제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국민 조제선택제도'의 시행을 촉구한 바 있다.

이 제도 시행전 가장 우려되던 약사의 임의조제·대체조제 등 불법 의료행위가 갈수록 횡행해 결국 조제권을 박탈당한 의사만이 제도의 희생양이 돼버린 실정에서 현실적으로 국민 조제선택제도가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산골의 농민들 조차 잘못된 의약분업 제도를 규탄하고, 농촌지역을 의약분업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져 의료계는 물론 사회전반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상남도 산청군 남부지역의 신안면 등 6개면 주민 500여명이 3일 신안면 하정리 둔치에 모여 "결사반대 의약분업 규탄한다 정부시책" "농촌농민 피말린다 의약분업 저지하자" "못살겠다 의약분업 갈아보자 의약분업"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행 조제위임제도의 비현실성을 성토하고, 농촌에서 만이라도 의약분업을 철폐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농민들의 이같은 집회는, 비단 의료계만 현행 조제위임제도의 불합리성을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그동안 산청군이 지정한 의약분업 예외지역이었던 이 지역은 지난 해 11월 정 모씨가 K약국을 개설, 약국이 2개가 되면서 예외지역에서 제외돼 의약분업이 시행됐다. 시행 1개월이 지나자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본격적으로 표출됐으며, 주민들은 단순한 불편과 불만 차원에 그치지 않고 의약분업 자체의 모순과 비현실성·불합리성에 눈을 떠 마침내 의약분업 철폐를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현행 조제위임제도의 철폐와 국민 조제선택제도의 시행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법임을, 60세 이상 노인이 대부분인 이 지역 주민들까지 자각하게 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같은 자각에 그치지 않고 '2.22 여의도 집회'에까지 참여하겠다는 농민들의 굳은 의지는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의미를 정부가 모를 리 없다. 의약분업 철폐가 의료계만의 주장이 아닌 것이 증명된 만큼 이제라도 국민의 뜻과, 또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는 의료계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