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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의학과의사회, 건보공단 무차별 구상권 행사에 발끈
비뇨의학과의사회, 건보공단 무차별 구상권 행사에 발끈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11.2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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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충격파쇄석술 진단명 'S코드'에 대해 건보공단 부담금 환수 비판
결석치료 후 혈뇨 등 합병증 발생하기도…적정 진단명 코드 없는게 문제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11월 27일 오전 10시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권 행사 남발이 심하다며 1차의료기관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이정환 기자] ⓒ의협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체외충격파쇄석술(요로결석치료)에 대한 무차별적인 구상권 행사에 대해 1차 비뇨의학과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몸 밖에서 높은 에너지의 충격파를 콩팥이나 요관결석에 집중적으로 쏘아 결석이 서서히 부서지면서 소변과 함께 자연스럽게 배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혈뇨가 나올 경우 종합병원 등 상급병원에 전원을 하게 된다.

그런데, 종합병원에서 진단명을 N코드(비뇨생식계통의 질병코드)로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S코드(상해코드)로 기재하는데, 이에 대해 건보공단에서 건보공단 부담금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고 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11월 27일 오전 10시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건보공단의 구상권 행사 남발이 심하다며 1차의료기관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지난 4월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회원이 체외충격파쇄석술 후 발생한 혈종을 상급의료기관으로 적절하게 전원해 치료했으나, 건보공단에서 공단부담 진료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해 환수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외충격파쇄석술 후 혈종 발생은 드물지만, 예상 가능한 합병증으로 담당 진료의는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와 이송을 한 것으로 추정되나 전원을 받고 진료한 상급의료기관에서 진단명을 폭행·외상 등에 준하는 S코드로 입력, 건보공단에서는 확인 절차 없이(애초에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했던) 해당 1차의료기관에 상급의료기관의 신장 주위 혈종에 대한 진료비 구상을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이런 일에 대해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고, 상급의료기관에도 진단명을 입력할 때 주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몇번의 사례에서도 상급의료기관에서 상해라 여겨 S코드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사용할 코드가 없어 S354(신장혈관의 손상) 또는 S3700(강내로의 열린 상처가 없는 신장의 손상) 코드를 자연스럽게 입력한다"며 "N288(신장 및 요관의 기타 명시된 장애) 또는 N200(신장결석) 코드로 진단명을 입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에 대해 구상권 행사가 있었는데, 의사회의 강력한 항의로 구상권 행사가 없었다. 최근 같은 이유로 구상권 행사가 늘고 있어 건보공단 본부 뿐만 아니라 지역본부에도 의사회의 의견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규선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장은 "건보공단에서 S코드를 무조건 상해코드라고 판단해 구상권 청구를 남발하는 것이 일차적인 문제이고, S코드가 아닌 비뇨의학과 관련된 N코드 중 적절한 진단명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진단코드 신설은 단 시간 내에 이뤄지기 힘들지만, 앞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간의 합볍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상급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진단명 코드가 없어 S코드로 입력한 것을 잘못 해석해 무분별하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김용우 홍보부회장은 "질병코드는 우리가 쉽게 바꿀 수 없는 문제다"라며 "학회, 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심히 논의중에 있다. S코드가 아닌 적절한 코드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1차의료기관을 비롯해 상급의료기관에서는 적정한 코드가 없어서 S코드로 넣는다. 병원급에서도 코드입력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5월 건보공단이 요로결석 환자에게 체외충격파쇄석술 후 발생한 합병증인 혈종 치료와 관련 해당 의료기관에 구상금을 청구한 것에 대해 해당 사안은 문제가 있다며 건보공단에 시정 및 재발방지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시술이나 수술로 인해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임에도 건보공단이 무분별하게 구상권을 행사하면서 의료기관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일선 의료기관의 주의를 당부했다.

의협은 시도의사회에 건보공단의 구상권 남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당한 의료행위 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환자 합병증에 대해 의료기관이 도의적 차원에서 지원금을 지급한 경우라도 신중을 기해야 하고, 합의서에 '도의적 지원'이라는 문구를 표기할 것 ▲일선 의료기관의 정당한 의료행위 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환자 합병증으로 인한 치료 시에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상해코드인 S코드 사용을 자제할 것 등을 안내했다.

의협은 "건보공단의 구상권 남발을 막기 위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의료사고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정부에 개선을 요청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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