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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신체적 고통 못지않게 정서적 어려움에 시달린다
암 환자, 신체적 고통 못지않게 정서적 어려움에 시달린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1.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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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내과학회·항암요법연구회, 암 관련 '소셜리스닝' 분석 결과 공개
진단 초기부터 두려움·불안 느끼고, 치료 후 극복과정에서도 '재발 걱정'
검증된 암 정보 습득, 국가암정보센터 등 공신력 갖춘 채널 접근성 높여야 
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1월 23일 안다즈서울강남호텔에서 제5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항암 소셜리스닝 데이터 분석 결과와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 수칙'을 발표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1월 23일 안다즈서울강남호텔에서 제5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항암 소셜리스닝 데이터 분석 결과와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 수칙'을 발표했다.

암 진단 후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 못지않게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관련 정보는 의사 등 전문가집단(44%)으로부터 주로 얻고 있지만, 동료 환자(24%), 온라인 커뮤니티(18%), 유튜브(14%) 등도 적지 않았다. 차제에 국가암정보센터(www.cancer.go.kr) 등 공신력 있는 정보 채널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현명한 암 관리를 위한 여섯 가지 수칙을 제안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1월 23일 안다즈서울강남호텔에서 제5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항암 소셜리스닝 데이터 분석 결과와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 수칙'을 발표했다.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은 "암 치료에 대한 비용 부담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상에 항암 관련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들로 인해 불필요한 치료에 노출되면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항암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마주하는 고민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소셜리스닝 분석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중배 이사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어떤 암에 대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환자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것과 절실한 고민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방법으로 알아내는 게 필요하다"라며 "소셜 리스닝을 통해 이전에 설문조사에서는 확인할 수는 없었던 항암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과 고민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환자들이 체감하는 갖가지 고충을 귀담아 듣고 조금 더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주한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암 환자 대상 소셜리스닝 결과'를 공개했다.

소셜리스닝은 최근 1년(2021년 10월 1일∼2022년 9월 30일)간 네이버 블로그, 까페, 지식인 및 다음 까페, 유튜브 댓글 등에 나타난 '암', '항암', '환자관리' 등 3가지 키워드에 대한 16만 9575건의 언급량을 수집·분석했다. 

암 환자들은 암 진단 후 신체적 어려움 못지 않게 정서적 고충을 겪고 있었다.

암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한 언급량 2만 899건을 분석한 결과 '신체/질병적 어려움'(52%)이 가장 컸지만, '정서적 어려움'(42%) 역시 호소했다. 

정서적 어려움은 초기부터 치료과정 전반에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두려움', '불안' 등 고통스러운 감정이 꾸준히 언급됐으며, 치료 후 극복 단계의 '재발 걱정', 악화 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의 언급량도 많았다. 

임주한 교수는 "생사 기로에 놓인 환자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은 임상 현장에서 잘 인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할 부분"이라며 "환자들의 마음건강은 실제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임상 현장에서 정신건강의학과 협진 등 다학제적 접근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음 건강을 챙기는 데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다.

환자 관리 관련 1만 6743건의 언급량 중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내적 관리'를 한다는 언급량은 9%에 그쳤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항우울제 복용 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암 관련 정보 습득은 전문가·의사 보다 다른 통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임주한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암 환자 대상 소셜리스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주한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암 환자 대상 소셜리스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암 관련 정보 습득 채널에 대한 언급량 1661건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의사(44%), 동료 환자(24%), 온라인 커뮤니티(18%), 유튜브(14%) 등이었다. 

전문가/의사 못지 않게 다른 채널을 통한 암 정보 습득이 확인되면서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 강화는 물론, '국가암정보센터' 등 공신력 있는 암 정보 사이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홍보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암종은 유방암, 폐암, 대장암이었다.  

실제 국내 암 발병률 순위(갑상선암·폐암·위암)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폐암의 경우 암종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대장암·유방암은 최근 젊은 층 환자가 늘면서 소셜리스닝 특성상 높게 반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항암제 임상시험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 기존 치료 대안책으로 치료 효과나 치료비 부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여겼으나, 안전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었다. 

항암제 치료 접근성 관련, 대부분의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로 언급했다. 

암환자의 일상 생활 관리에 관한 분석도 눈길을 끌었다. 

건강한 음식, 영양제 섭취, 가벼운 운동 등 체력 유지 과정을 공유했으며, 항암 치료에 따른 외모 스트레스 영향으로 가발·눈썹 문신 등의 언급량이 확인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심리 치료, 명상, 동료 환자 소통 등 내적 관리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김인호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가 '암 전문가가 답합니다: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김인호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가 '암 전문가가 답합니다: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소셜리스닝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명한 암 관리 방안도 제안됐다.

김인호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는 '암 전문가가 답합니다: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를 소개했다.

6가지 수칙으로는 ▲본인에 맞는 치료법, 전문의와 논의하세요 ▲마음 건강도 살피세요 ▲부작용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세요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세요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가장 중시하세요 ▲항암 치료 여정의 키워드는 '희망'입니다 등을 제시했다. 

김인호 교수는 "소셜리스닝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환자들이 인식하는 항암 치료 환경은 정확한 부분도 있고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항암 치료의 모든 과정에서 주치의와 적극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진료 중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등 일상생활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런 소소한 부분까지도 기꺼이 상의할 수 있는 항암의 동반자로서 주치의를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암 환자 지원을 위한 법·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마음 건강 관리를 위한 사회 차원의 접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인호 교수는 "암 환자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 임상 현장에서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및 사회적 차원에서 암 환자 대상 정서 관리나 심리케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신약, 급여, 임상 관련 새로운 치료 옵션들이 풍부해지고 있는 만큼, 항암 치료 여정에서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학회는 지난 2017년부터 11월 4째주 수요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지정하고 항암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환자에 맞는 최선의 치료법을 알리고 있다. 

첫 해에는 항암 치료에서 다학제 진료의 우수성과 항암 치료 인식 제고에 주력했다. 2018년에는 전이성 유방암,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국소 치료가 어려운 간암 및 췌장암 등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옵션이 없거나 제한적인 항암 분야의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했으며, 2019년에는 '정밀의학'을 주제로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항암치료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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