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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 지식 도용 한의사 국가시험…부끄러운 줄 알라"
"현대의학 지식 도용 한의사 국가시험…부끄러운 줄 알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11.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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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성명...한의사 국가시험문제 비판
"한방치료 과학적 근거 제시한다면 언제든지 공개토론에 응하겠다"
"황당한 시험문제 결과는 한의과대학생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갈 것"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가 11월 21일 성명을 통해 현대의학 지식을 도용한 한의사 국가시험문제를 비판하면서 "한의사들은 더 이상 환자들 대상으로 의사 흉내내지 말고,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을 알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당한 국가시험문제의 결과는 한의과 대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게 되고, 나아가 국민건강에 심대한 해악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한의사 국가시험에 나온 중증 및 난치병에 대한 한방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공개토론에 응할 것이니 회피할 갱각을 말라고도 했다.

의협 한특위는 지난 11월 17일 최근 5년간 시행된 한의사 국가시험의 문제점을 분석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필기문제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해 한방치료가 '정답'으로 명시돼 있어 충격을 줬다.

한특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생불량빈혈 환자의 한방치법 ▲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한방치법 ▲급성백혈병 치료중인 환아의 한방치법 등을 고르는 문제가 확인됐다.

한특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한약을 억지로 삼키게 하다가는 폐렴이나 질식사를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한 행위이고, 악성 종양을 잘못치료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의료윤리의 문제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의학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으며, 현대의학의 응급조치가 시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위협할수도 있는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문제들이 출제된다면, 도무지 국가가 관리하는 시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의협 한특위는 11월 21일 성명을 통해 "국가시험문제를 분석한 결과 여러 문제가 발견됐는데, 대표적인 문제로는 자신들의 분야가 아닌 현대의학 지식을 도용했다는 것과, 한의사가 사용시 범죄행위로 판결된 의과의료기기를 이용한 문제를 버젓이 출제했다는 것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질환과 응급질환의 경우에도 한방치료를 유도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한특위는 "과연 그런 문제를 출제한 한의사들은 자신이나 가족이 그렇게 아파도 의사에게 가지 않고 그런 한약 처방을 내릴지 의문이다"라고 되물었다.

이어 "평소에는 자신들이 모든 질환을 다 고칠 수 있는 양 큰소리치다가 막상 자신들이 아프면 의사에게 진료받는 한의사들의 실체가 들통난 사건들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 상황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국가시험문제에 나온 중증 및 난치병에 대한 한방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우리는 언제든 공개토론에 응할 것이니 애매한 표현으로 회피할 생각은 말기를 바란다"고 분명히 했다.

한특위는 "응급질환의 경우, 법률에 따라 정부가 지정한 응급의료기관 중 한방기관이 단 1개소도 없는 것만 봐도 한방은 역부족임을 한의계 스스로도 잘 알지 않는가"라면서 "이러한 황당한 시험문제의 결과는 한의과 대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게 되고 나아가 국민건강에 심대한 해악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런 진실 앞에서 한의협은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특위는 "한의협은 자신들도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쓸 수 있음을 내세우며 변명하지만, KCD는 한의사들에게 불법적으로 의사를 흉내내라고 사용하게 해준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직역간 질병명을 소통하기 위함일 뿐"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자신들도 현대의학을 배운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부동산 관련법을 중개업자들도 배우니 부동산 관련 송사는 중개업자들이 해도 된다는 소리인가"라고 따졌다.

과거 한의협에서 의과 의료기기를 자신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우기고 시연까지 하다가 망신만 당한 사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특위는 "이는 선무당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이없는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일화였음은 한의사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의사들은 이러한 오류들을 어린 학생들에게도 되풀이하지 말라"면서 "더 이상 환자들 대상으로 의사 흉내내지 말고, 현대의학 도용하지 말고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을 알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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