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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청과 교수, 기상청과 손잡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인터뷰 소청과 교수, 기상청과 손잡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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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대가' 예보지수 등 한국 꽃가루 연구 위상 높이다
오재원 한양의대 교수, 26년간 연구 끝 '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 설립

오재원 한양의대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장)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오재원 한양의대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기상청과 손을 잡았다.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만남. 이들은 '꽃가루'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손을 잡았다. 지역별 꽃가루 분포현황을 분석·안내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재원 한양의대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는 11월 18일 인터뷰를 통해 꽃가루알레르기 연구에 대한 26년간의 열정을 간략히 소개했다.

오재원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 연구는 1996년도부터 시작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꽃가루 알레르기 관련 자료가 전무했다"며 "미국만 해도 50년 이상 자료가 모여있었다. 발병률, 유병률이 측정돼야 이에 대한 정책을 세우고 발전을 할 수 있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전문가들과의 협조를 통해 전국 8곳에 꽃가루 분석 기계를 설치했다. 일련의 노력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는 일본 학술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재는 영등포구, 강릉시, 대구, 부산, 전주, 광주, 제주시 기상청에 설치돼 있고 병원 중에는 한양대병원 서울, 구리병원 두 곳에만 유일하게 설치된 상태다. 기상청은 일련의 자료 분석 결과를 통해, 꽃가루 농도에 대한 예보를 진행하고 있다.

꽃가루 예상수치는 알레르기 지수로도 안내하고 있는데, 해당 화분 및 곰팡이 알레르기 환자의 증상 발생 정도에 따라 '없음·미약·조심·위협·매우위협'으로 구분하고 있다. 정보를 활용하는 국민은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이를 분석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오재원 교수는 "전국별로 농도가 다르고, 꽃가루 시기가 각각 다 다르다. 또 참나무·소나무 등 나무의 경우는 봄에 많이 날리고, 돼지풀 등 풀 종류는 가을철에 많이 날리는 등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면서 "이에 예보 공식은 매년 다르다. 공식만 100개 가까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꽃가루 예보지수를 운영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몇 군데 없다"며 "미국에서도 단 3주에서만 이를 운영한다. 너무 넓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정확하게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보통 '알레르기'라고 하면 내과나 피부과를 떠올리기 쉽다.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꽃가루알레르기에 빠지게 된 이유가 뭘까?

오재원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환아의 알레르기 유병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태다. 특히 10세 미만 환아가 거의 없었는데 현재는 상당히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97년도부터 데이터를 모았는데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를 해보면 쑥 알러지가 나오는 환아가 당시 4% 정도였다. 2019년도까지의 보고에서는 7∼8% 까지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오재원 한양의대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장), 최영진 한양의대 교수(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사진제공=한양대병원] ⓒ의협신문
오재원 한양의대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영진 한양의대 교수(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사진제공=한양대병원] ⓒ의협신문

인터뷰에 함께한 최영진 한양의대 교수(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는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이산화탄소나 대기오염 증가에 따라 알레르기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임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서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해 일찍 대비하고, 조절하는 데 있어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알레르기 검사는 양성이 나오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발현될 수 있는 기질이 있다는 의미인데 추후에 노출이 많이 되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이를 너무 접하지 못하게 하면 너무 많은 것을 피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적정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시기에서 '감작률(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비율)'이 감소했다는 데이터도 나왔다고 '깜짝' 공개했다.

오재원 교수는 "3세부터 초등학생들을 추적 관찰하고 있는 연구에서 코로나19 기간에 감작률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데이터가 나왔다"면서 "마스크를 통해 노출이 덜 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꽃가루 시즌에는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구체적 내용은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26년간 연구 열정, 사단법인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 설립으로 이어지다

꽃가루알레르기에 대한 열정은 최근 하나의 사단법인 설립으로도 이어졌다. 오재원 교수는 사단법인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를 설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학술·교육·연구 활동의 저변을 확장키로 한 것이다. 창립총회는 지난 2월 22일 개최했다.

오재원 교수는 "의사라고 해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분야일 수밖에 없다"며 "연구협회에서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봄, 가을에 두번씩 심포지엄 개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협회에서는 ▲꽃가루알레르기를 포함한 알레르기 예방·관리에 대한 대국민 교육홍보사업 ▲알레르기 예방·관리에 관한 대보건 의료인 교육홍보사업 ▲알레르기 실태조사 및 연구사업 수행·지원 ▲알레르기 학술활동 지원 및 관련 단체 교류 활동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대국민 교육홍보사업으로, 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꽃가루알레르기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오재원 교수는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5∼20%가 알레르기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꽃가루는 집먼지 다음으로 흔한 알레르기 원인"이라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정보가 많지 않다. 앞으로 진료 및 연구 활동 개선, 알레르기 질환자의 건강증진을 위한 학문적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재원 교수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미국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 종식 펠로우,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위원장,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대책위원회 위원 등 활발한 국내외 학술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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