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잘못 알고 있다…조기진단 땐 완치율 50%
췌장암 잘못 알고 있다…조기진단 땐 완치율 50%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1.18 09:4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등 5개 단체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선언
주요 증상 대국민 홍보 중요…포기 말고 항암·방사선·수술 치료 받아야
표적·면역치료제, NGS 등 지원…췌장담도 전문 의사 적절한 보상 시급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등 5개 단체가 주관한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캠페인과 기자간담회가 11월 17일 오후 3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렸다.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등 5개 단체가 주관한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캠페인과 기자간담회가 11월 17일 오후 3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렸다.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췌장암에 걸렸다고 포기하면 안 됩니다. 췌장암이 무엇인지, 위험 신호는 어떤 게 있는지, 증상은 어떤 지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고 조기진단으로 이끌어낸다면 10년 안에 완치율을 두 배로 높일 수 있습니다."

노학자의 간절한 호소에는 절박함이 묻어 났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대한췌장담도학회·한국간담췌외과학회·한국췌장외과학회·대한암협회 등 5개 단체가 주관한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캠페인과 기자간담회가 11월 17일 오후 3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렸다.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중앙의대 교수·중앙대광명병원 간담췌외과)는 "30년 넘게 췌장암 수술을 해왔다. 한 세대가 지났는데 완치율은 10%안팎에 그친다. 겨우 2∼3% 오른 정도다. 자괴감이 든다. 의사들은 원인을 규명하고 진단법과 치료법을 발전시켜야 하지만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라며 "국민은 췌장암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어렵게 진단받으면 사형선고처럼 생각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30%에 이른다. 다빈도암에서 제외돼 있어 관심과 지원도 적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수술 후 완치율은 전체 완치율을 크게 상회한다는 데 있다. 

김선회 대표는 "조기진단 후 수술을 통한 완치율은 최근 40%대 중반대까지 높아졌다. 국민에게 질환을 제대로 알리고 조기진단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라며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노력하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오늘의 다짐들이 실천에 옮겨진다면 10년 내에 췌장암 완치율은 적어도 23%∼25%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췌암센터장은 국내 췌장암 현황을 살폈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은 복부통증, 황달, 체중 감소, 소화장애, 당뇨병 등이다. 또 갑작스런 당뇨병 발병 땐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하며, 췌장암 가족력, 만성췌장염, 췌장낭종 등이 있을 경우 적절한 검사가 필요하다. 췌장암 예방에 금연은 필수적이다.  

한성식 센터장은 "한 해(2019년 기준) 발생하는 전체 암 환자 25만 4000여명 가운데 8000여명이 췌장암 환자다. 환자 수로는 전체 8위이지만 사망자 수로는 5위다. 췌장암 환자 8000명 가운데 7000명이 사망한다"라며 "더군다나 폐암·간암 등은 치료성적이 갈수록 좋아지는 데 췌장암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 완치율이 약간 높아졌지만 의미 있는 성적으로 얘기하기는 이르다. 아직도 췌장암 진단 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3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배로' 캠페인이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두 배를 의미하는 손가락 V를 그리고 있다.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배로' 캠페인이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두 배를 의미하는 손가락 V를 그리고 있다.

췌장암을 제대로 알리는 캠페인과 홍보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한성식 센터장은 "췌장암을 진단받은 후 80세 이상에선 25%, 70대 31%가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 게다가 60대도 10% 정도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라며 "최근 사례를 보면 조기 진단으로 수술 치료한 환자들은 완치율이 44%까지 높아진다.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고령 환자가 많은 특성상 환자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0년간(1999∼2019) 연평균 1.6%씩 환자가 늘었다.

한성식 센터장은 "2030년이 되면 현재 7000∼8000명 수준에서 약 1만 2000명으로 늘어나고, 2040년이면 약 1만 6000명 정도로 지금의 거의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아직까지 남성 환자 비율이 높지만 2040년에는 남녀 비율이 거의 같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앞으로 여성 환자 증가 추세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라면 더욱 심각한 것은 사망자 숫자다. 최근 기준으로 5위였던 췌장암은 2030년에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췌장암 완치율 높이기에 모두가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한성식 센터장은 "경각심을 갖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췌장암을 치료하는 내과·외과 의사들이 줄고 있다. 전문 의료진을 육성해야 한다. 의사들의 문제일 수 있지만 제도적인 문제다. 연구·제도·보험급여 등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라며 "국민에게는 췌장암 증상을 제대로 알려서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바로 진료를 받고 조기진단으로 이끌고, 만약 진단받은 경우 진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혜걸 비온뒤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캠페인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진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하는 메시지를 전했으며, 이민혁 대한암협회장은 췌장암 환자 치료비를 지원했다.   

왼쪽부터 권우일 한국췌장외과학회 총무이사,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 이광혁 대한췌장담도학회 교육이사, 박상재 국립암센터 교수.
왼쪽부터 권우일 한국췌장외과학회 총무이사,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 이광혁 대한췌장담도학회 교육이사, 박상재 국립암센터 교수.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박상재 국립암센터 교수(간담췌암외과)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한림의대 교수), 이광혁 대한췌장담도학회 교육이사(성균관의대 교수), 권우일 한국췌장외과학회 총무이사(서울의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 췌장암 완치율 높이기 전략은?

김선회 대표: 현재 13% 정도로 나오지만 통계적으로 최근 환자가 많이 포함되면 좋게 나올 수 있다. 시간이 경과한 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조직학적인 아형이나 병기에 따라 완치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조기진단에 따른 수술 후 완치율은 최고 40∼50% 정도까지 이른다. 

이진 이사장: 수술해서 완치를 기대하는 환자뿐만 아니라 전이가 있다든지 수술이 불가능 환자에 있어서도 치료가 중요한 게 결국 치료는 삶의 양과 질을 늘리려는 노력이다. 삶이 길기만하고 질이 나쁘다면 고민할 부분이 있다.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는 황달도 내시경 치료를 통해 삶의 길이가 늘어난다. 항암 과정을 통해 악성 통증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치료를 함으로써 얻는 삶의 질과 양을 다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병기에 관계없이 열심히 치료받아야 한다. 

- 적정 치료 연령대는?

김선회 대표: 췌장암 환자의 연령 분포는 70세 이상이 50%를 넘고 80세 이상이 20% 정도다. 고령 환자의 수술 치료에는 여러 가지 고려점이 있겠지만, 적어도 70대는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60대는 더욱 그렇다. 치료법이 발전했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있다고 자신한다.  

이광혁 이사: 기대여명이 중요하다. 췌장암은 치료하지 않으면 1년내에 사망한다. 기대여명이 1년 이상이면 치료를 시작한다. 치료에 따른 부작용은 고려치 않을 수 없다. 항암제 부작용을 이겨내고 치료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 직접 치료해보기 전까지는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른다.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2∼3개월 치료를 해보고 다시 결정한다.  

- 정책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권우일 이사: 췌장암 1기 환자들만 모아서 완치율을 따져보면 40∼50%가 된다. 조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면 10년내에 완치율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게 조기발견이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단계일 때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다.

이광혁 이사: 암 중에 천천히 자라는 암들이 있다. 그런 암들은 조기진단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암도 있다. 6개월만에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라는 암이 있다.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종들이 많다. 이런 암에는 항암제 치료가 중요하다. 암에 대한 면역치료, 표적치료 같은 전신적인 치료가 도움이 된다. 새로운 항암제들이 도입되면서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수술 전 항암제 적용을 통해 수술 성적도 좋아졌다. 항암제 같은 시스템 치료가 더 좋아져야 한다. 

이진 이사장: 표적·면역치료제는 담도암에서는 일부 인정되는데 췌장암은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엄청난 치료제 비용에다 검사도 모두 본인부담이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을 시행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초음파 내시경 등 여러 장비도 건강보험에서 전혀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다. 췌장암은 갈수록 무섭고 쉽지 않은 병이 되어 가는데 췌장담도 전문 의사는 점점 줄어든다. 늘 불안 속에 산다. 사명감만으로 버티기 힘들다. 적절한 보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김선회 대표: 10년 안에 완치율 두 배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의사와 전문 연구진도 열심히 하겠지만,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연구자들의 노력만 지켜봐서는 안 된다. 지난 30년간 완치율은 겨우 2∼3% 늘었다. 국민 모두가 췌장암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진단 받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 해외 완치율은 어느 정도인가. 

김선회 대표: 미국·유럽·일본 등 평균적으로 8% 안팎이다. 세계적으로 췌장암 완치율은 8% 대에 머물고 있다. 우리가 13%로 나타나는 것은 좋은 유형의 췌장암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5∼6년 후에 돌아보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완치율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진 이사장: 통계적으로 국내 데이터가 미국·유럽·일본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췌장담도 분야 선생님들의 솜씨가 굉장히 뛰어나다. 연구도 많이하고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수준이다. 생존율이나 치료율 성적도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