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맥 스텐트 가진 환자 평생 복용할 최적 혈전제 규명
관동맥 스텐트 가진 환자 평생 복용할 최적 혈전제 규명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11.08 14:4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강지훈 교수, 미국심장협회 연례대회(AHA 2022) 참석해 연구결과 발표
한국인 5500여명 6년간 추적 관찰 아스피린보다 클로피도그렐이 우월…진료지침 변화 예상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구본권 교수, 박경우 교수, 강지훈 교수.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구본권 교수, 박경우 교수, 강지훈 교수.

관동맥 스텐트를 가진 환자들은 일생동안 혈소판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전 세계 지침에 따르면 아스피린이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제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지침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가 국내 최대 규모의 다기관 무작위배정 임상연구(HOST-EXAM)를 시작한지 10년 만에 최적의 혈전제를 규명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구본권·박경우·강지훈 교수)은 전국 37개 대규모 병원과 함께 5500명의 환자를 등재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각기 투여하면서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11월 8일 발표했다.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해 심혈관사건 재발을 줄이면서 출혈부작용도 적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망률은 차이가 없었다.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은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의 원인이며, 급사를 초래하는 위험한 병이다. 그 표준 치료법은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이다. 

스텐트를 삽입한 이후에는 스텐트 혈전증이나 재협착을 예방하기 위해서 초기 수 개월 동안은 혈소판억제제를 2종류 복용하며, 안정이 된 이후부터는 일생동안 1종류의 혈소판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세계진료지침에 의하면 일생동안 복용할 단일 혈소판억제제로서 그동안 아스피린을 권하고 있었다. 속쓰림이나 출혈이 발생하는 등 아스피린의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게는 클로피도그렐이 대안으로 권장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침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고, 전문가들의 자의적인 의견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13년경 김효수 교수는 최적의 혈소판억제제를 규명하기 위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일대일로 직접 비교하는 무작위배정 대규모 임상연구(HOST-EXAM)를 기획했다.

연구팀은 국내 37개 기관에서 약물용출스텐트를 삽입 받은 후 1년 동안 혈소판억제제 2개를 복용하면서 심혈관사건이 재발하지 않았던 환자 5500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대 클로피도그렐 단일요법을 비교했다. 무작위배정한 후 2년 동안 각 약제를 투여한 결과를 지난해 <Lancet>에 발표했다. 

환자들은 두 그룹으로 배정돼 클로피도그렐(75mg) 또는 아스피린(100mg)을 24개월 동안 매일 1회 투여 받았다. 

그 결과,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에 비해 복합 재발건수(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협심증재발+심각한출혈 합계)를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일항혈소판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수함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그러나 선행연구(HOST-EXAM)의 추적 관찰기간이 2년이었는데, 이 약제는 환자들이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이라서 장기적인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추가 추적 관찰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의협신문
(그래프 1)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 대비 심혈관 재발 위험율을 26% 감소시켜. ⓒ의협신문

이에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구축된 5438명의 코호트를 ▲클로피도그렐군(2710명, 49.8%) ▲아스피린군(2728명, 50.2%)로 나눠 추적 관찰해 양 군 간의 장기간 안정성과 효용성을 분석하는 'HOST-EXAM extended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 항목을 모든 원인의 사망·심근경색·급성관동맥증후군 발생, 주요 출혈 사건의 총합으로 정의했다. 이어 2차 안전성 평가항목으로 허혈 및 출혈 사건을 각각 분석했다. 2014년부터 2022년 3월까지 발생한 모든 임상 사건을 분석했으며, 추적관찰 기간은 평균 6년이었다.

분석 결과, 클로피도그렐 유지요법의 우수한 효과는 선행연구 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지속됐다. 6년간 관찰한 결과, 심혈관사건 재발건수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에서 약 13%, 아스피린군에서 약 17%로 나타났다. 즉 아스피린에 비해서, 클로피도그렐은 심혈관 재발 위험률을 26% 감소시킨 것이었다.

(그래프 2)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 대비 허혈 및 출혈 이벤트 발생 위험을 각각 34%, 26% 감소시켜. ⓒ의협신문
(그래프 2)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 대비 허혈 및 출혈 이벤트 발생 위험을 각각 34%, 26% 감소시켜. ⓒ의협신문

2차 안전성 평가항목 분석에서도 클로피도그렐 유지요법은 아스피린 대비 허혈 및 출혈 이벤트 발생 위험을 각각 34%, 2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에서는 양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제 중단의 비율도 클로피도그렐군(8.0%)에서 아스피린군(13.5%)보다 유의하게 적었는데, 클로피도그렐 유지요법이 아스피린보다 순응도 측면에서도 우수함을 증명했다.

(그래프 3) 사망률에서는 양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협신문
(그래프 3) 사망률에서는 양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협신문

연구팀은 본 코호트의 하위 연구로 고위험 환자군·사망률·경제성 분석 등을 수행할 예정이며, 추가로 5년 추적 관찰해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관상동맥질환자의 10년 코호트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수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이번 연구가 관동맥 스텐트 시술 이후에 평생 복용해야 할 단일 혈소판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직접 비교한 유일한 연구"라며 "선행연구인 HOST-EXAM 연구에 이어서 장기 추적관찰을 한 HOST-EXAM extended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해 평생 복용해야 할 약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의 5500여명의 환자를 6년 추적 관찰해 30000인년(person-years)이상의 규모를 가진 만큼 의미가 크다"라며 "관상동맥질환자들의 예후 호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연구 결과는, 향후 세계 진료지침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환자중심의료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행하는 심혈관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IF: 39.4)> 최근호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