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은 여전히 미지수다 나는 저녁노을 같은 소문을 낚아 인간시장에 내다 판다 야행성일수록 입질은 뜨겁다 조금만 포장하면 야시장의 안주거리는 넘쳐난다 누군가는 나를 유명인에 빌붙어 사는 집사라 하고 또 누군가는 고급 브로커라 칭하지만 어떤 호칭도 나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니까 나는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변변한 명함 한 장 없이 여기까지 왔다 나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이 있어 관상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학창시절 뜬구름이라는 문학동아리에 가입한 적도 있다 몽상과 글쓰기를 좋아해 파워블로거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이곳에 입소해서도 그 버릇을 버리지 못했다 나는 지금도 주변을 살피고 있다 근데 여기 와서 처음 들은 직업이 있다 간병인도 동료들도 그를 이렇게 부른다 촉탁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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