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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차트 '거짓 작성'과 차트 '미서명' 차이

법률칼럼 차트 '거짓 작성'과 차트 '미서명' 차이

  • 고한경 변호사(브라이튼 법률사무소)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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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전자서명이 있어야 의료법상의 전자의무기록으로서 효력 발생
판독소견서 다른 명의로 작성...진료기록 거짓 작성에 해당하지 않아

고한경 변호사(브라이튼 법률사무소)
고한경 변호사(브라이튼 법률사무소)

전자의무기록에 작성명의자를 다른 의사로 기재한 뒤에, 전자서명을 하지 않았다. 이 경우에는 진료기록 거짓 작성의 의료법 위반일까 아니면 진료기록에 서명을 하지 않은 것이 될까.

판독소견서도 진료기록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전자의무기록에는 전자서명이 아닌 공인전자서명까지 필요할까. 그에 대한 최근 판결을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에서 영상의학과의원을 운영하는 A의사는 자신의 병원에서 판독업무를 담당하던 B의사가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게 되어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할 수 없게 되자 병원 판독업무를 계속하되, 건당 일정액을 지급하겠다고 제의하였고 B도 동의했다. 

이에 B는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시기에 판독업무를 하면서 판독 프로그램에 A의 아이디를 입력하여 접속한 후 판독소견을 작성하고 작성인란에 A로 입력하였다. 

검찰은 2014년 2월 경부터∼2015년 9월 경까지 총 1062건의 판독소견서를 B가 판독했음에도 A명의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A와 B가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였다고 보아 기소하였다. 

1심에서는 실제 판독 의사인 B가 아니라 A명의로 판독소견서를 작성한 것이 진료기록 거짓 작성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1심 재판부는 거짓 작성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판독한 의사가 아니라 다른 의사 판독하였다고 판독소견서에 표시되면 환자나 다른 의료 관련 종사자들이 판독소견에 대하여 의문이 있거나 판독소견에 기재되지 않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경우에 실제 판독을 한 사람으로부터 직접 정보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질 우려가 있는 점, 판독의 적정성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실제 판독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될 위험이 있거나 그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 

이는 설령 판독을 의뢰한 병원에서 B가 송부한 판독소견을 그대로 출력하여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그 데이터 또는 판독결과 만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볼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리고 A에게 벌금 1200만원, B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였다. 

의사들이 항소한 2심에서의 쟁점은 1심과 달라졌다. 당시 판독소견서에 전자서명이 없던 것이 쟁점이 되었다. 

전자서명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의료법상 전자의무기록으로서 효력이 없고, 따라서 전자의무기록을 '거짓 작성'하였다는 공소사실에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적용되던 구 전자서명법에 따르면 공인전자서명이 있어야 의료법의 전자의무기록으로서 효력을 가지게 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진료기록 거짓 작성 행위에는 작성명의를 허위로 기재하는 것도 포함되지만 이 사건에서 판독소견서에 공인전자서명이 이루어진 바가 없어서 전자의무기록이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진료기록 거짓 작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의료법은 의료인과 개설자에게 진료기록을 갖추어두고 상세하게 작성할 의무와 함께 진료기록에 서명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은 진료기록인 판독소견서에 서명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와 B에게 벌금 400만원을 각 선고하였다. 2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2심 판결은 당시 적용되던 전자서명법 하에서는 공인전자서명까지 되어야 의료법상 전자의무기록으로서 효력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현재는 전자서명법이 개정되어서 전자서명은 꼭 공인전자서명이 아니더라도 서명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챠트회사는 공인전자서명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현재 통상 사용되는 전자 챠트는 공인전자서명까지 대부분 완료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 판결은 의료법 위반 형사사안이다. 그런데 이 사례에서 숨겨진 다른 효과가 있다. 행정처분이다.

당시 시행되던 행정처분 기준에 따르면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은 자격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 사항이고, 진료기록부의 서명을 하지 아니한 경우는 경고이다. 

결과적으로 2심 판결에 따르면 행정처분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행정처분 전후에 이루어지는 형사사건 수사과정, 기소과정, 공판과정 혹은 국민건강보험법 현지조사과정에서 어떤 법 몇 조 위반인지를 법적으로 정확하게 함이 중요한 이유가 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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