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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 희귀질환' 외면할 수 없는 까닭?
'내분비 희귀질환' 외면할 수 없는 까닭?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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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학회, '내분비 희귀질환 팩트시트 Ⅱ' 발간
말단비대증·선천부신과증식·저인산혈증 현황 다뤄 
인종·환경 따른 합병증…국내 역학 자료 임상적 의미

희귀질환 환자들은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임상 양상을 갖고 있으며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 정보도 얻기 어렵다. 일반인들은 그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의 무게를 가늠키 어렵다. 희귀할수록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조금씩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귀질환의 질곡을 감내하면서도 또 다른 갖가지 고충을 겪는 환자들을 향한 작은 관심은 희망의 불씨가 된다.

대한내분비학회가 내분비 희귀질환에 다가서는 이유다.  

대한내분비학회는 지난 2018년 처음으로 발행한 <내분비 희귀질환 팩트 시트Ⅰ>에서 ▲갈색세포종 ▲갑상선수질암 ▲비수술적 부갑상선기능저하증 ▲소아청소년기 갑상선암 등에 대한 국내 역학과 치료현황을 갈무리했다.  

내분비 희귀질환의 합병증 발생은 인종·환경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내 역학 현황 파악 자체로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지닌다.

올해 내분비학회는 두 번째로  <내분비 희귀질환 팩트 시트Ⅱ>를 공개했다. 이번에는 ▲말단비대증 ▲선천부신과증식 ▲저인산혈증 등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 환자 현황, 유병률, 합병증 등을 분석했다. 의학적 미충족 수요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진단법·치료제 개발의 단초로 삼기 위해서다. 

■ 말단비대증 치료 방법 현황
■ 말단비대증 치료 방법 현황

먼저 국내 말단비대증 환자수는 1884명(2019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유병률은 인구 100만명 당 68.1명이며(2018년기준), 한 해 평균 100만명당 3.4명의 신환이 발생했다. 환자 성비는 여성(55.4%)이 남성(44.6%)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45∼55세'(502명·25.7%)가 가장 많았으며, '35∼44세'(462명·24.5%), '56∼65세'(371명·19.7%), '66세이상'(191명·10.1%) 순이었다. 

치료방법은 환자 절반 이상이 수술치료(969명·51.4%)를 받았다. 수술·약물치료 병행(416명·22.1%), 약물치료(331명·17.7%), 수술·약물·방사선치료(89명·4.7%), 수술·방사선치료 병행(44명·2.3%), 약물·방사선치료 병행(20명·1.1%), 방사선치료(15명·0.8%) 등이었다. 

말단비대증 환자의 합병증 상대위험도는 수면무호흡증(22.5배)이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당뇨병(6.9배)·고혈압(4.2배)·악성종양(3.5배)·부정맥(3.0배)·심부전(2.9배) 등이 뒤를 이었다. 

사망률은 1.7배, 악성 종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9배 높았다.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 없이 수술적 절제술만 받은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 인구와 비슷했지만, 수술적 절제술을 받지 못했거나, 수술 후 약물치료를 시행한 환자의 사망률은 2.19배 증가했다.  

■ 선천부신과증식 합병증 위험도
■ 선천부신과증식 합병증 위험도

선천부신과증식 환자 수는 2840명으로 집계됐다(2002∼2017년). 유병률은 10만명당 5.3명, 발생률은 10만명당 2.2명이며, 최근들어 환자 발생은 감소 추세다. 환자 대부분이 신생아 시기에 진단되기 때문에 신생아선별검사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신생아·영아 비율이 72%에서 96%로 급증했다.

치료 약제로는 Prednisolone/Methylprednisolone(68.4%), Hydrocortisone(26.4%) 등이 주종을 이뤘다. 

선천부신과증식 환자의 합병증 위험도는 당뇨병·고혈압이 3배, 심혈관·뇌혈관 질환은 2배 높았다.

40세 이상 환자의 합병증 위험도는 이상지질혈증(3.1배), 당뇨병(2.6배), 정신질환(2.3배), 심혈관질환(2.1배), 뇌혈관질환(1.9배), 고혈압(1.9배), 혈전색전증(1.7) 등이었다. 

선천부신과증식 환자는 심뇌혈관계 질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정신질환 위험도가 1.5∼2.9배 높았으며, 사망위험도 1.6배 높았다. 특히 2∼16세 환자의 사망 위험도는 3.3배 높았다.

국내 저인산혈증 환자는 154명으로 확인됐다. 유병률은 100만명 당 1.2명이지만, 소아 유병률은 100만명 3.3명으로 성인 유병률(0.7명)을 크게 상회했다. 

보통 소아에서는 PHEX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X-염색체 연관 저인산혈증(XLH)이며, 성인은 종양에 의한 종양성 골연화증(TIO)이 해당된다. 두 질환 군 모두 대표적 희귀질환이며, 골격계 변형이 환자마다 다양하고 성장 지연, 구루병, 골연화증, 뼈 통증, 골부착염, 골관절염, 치주염, 청각장애, 근육 이상, 보행장애, 골절 등의 임상증상을 동반한다. 

첫 진단시 연령대 분포는 '10세 미만'(47명)이 가장 많았으며, 10대(20명), 40대(16명), 50대(16명), 60대(16명), 20대(13명), 30대(13명), 70대(7명), 80대(6명) 순이었다. 환자 평균 연령은 31.5세, 소아 평균연령은 6.3세였다.

■ 저인산혈증 첫 진단 시 연령대 분포
■ 저인산혈증 첫 진단 시 연령대 분포

20세 이상 성인 환자의 동반질환으로는 고혈압(32.2%), 고지혈증(23.0%), 당뇨병(18.4%), 골다공증(17.2%) 등이 대표적이었으며, 합병증 상대위험도는 부갑상선기능항진증(63배), 만성신부전(17.5배), 치주염(6.8배), 심부전(3.8배), 우울증(2.1배) 등이었다. 

골절 위험에도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성인 환자의 상완 및 손목 골절 위험도는 12.4배나 됐다.

성인 저인산혈증 환자의 입원율(1.8배)·사망률(3.4배) 역시 높았다. 

유순집 대한내분비학회 이사장은 "내분비 희귀질환 팩트시트는 한국인에 적합한 진료지침 제정에 초석이 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향후 팩트시트를 기반으로 많은 진료지침이 개정·발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신곤 내분비학회 희귀질환연구회장도 "내분비 희귀질환 환자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가 희귀질환에 대한 신뢰할만한 역학 자료 개발을 시작하게 했다"라며 "기초적인 역학 데이터이지만, 국가 기반 전수자료이고, 엄밀한 조작적 정의를 통해 가급적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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