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부당한 요양급여비용 삭감·환수처분 발생하지 않으려면
법률칼럼 부당한 요양급여비용 삭감·환수처분 발생하지 않으려면
  •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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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심평원, 요양급여기준 실제에 맞게 적용했는지 의문 드는 경우 다수
사전에 고시되지 않은 추가적인 요양급여기준 적용을 자제해 신뢰 높여야
요양기관, 삭감·환수처분이 있는 경우 체념보다 적합성 살펴볼 필요 있어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소위 '요양급여기준' 이란 국민건강보험법령 상 요양급여를 시행하는 방법, 절차, 범위, 상한 등을 정해 놓은 것이다. 
쉽게 말해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으로 보장해줄 범위를 법률의 위임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시 등 법령에 의해 구체적 기준을 만들어둔 것이다. 
요양기관(사실상 국내 의료기관의 전부)이 환자를 진료한 내용이 요양급여기준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재정으로 충당되는 경우 각 요양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해당 진료 내용이 요양급여기준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 '심사청구'를 하는데, 국민건강보험법은 요양기관이 이 심사청구를 하는 동시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해서도 요양급여비용의 청구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요양급여기준에 따라 어떤 진료에 대해 보험재정으로 보장될 수 있는지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면 요양급여비용 심사 및 청구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다양한 대상 및 상황, 의료지식과 기술의 발전을 하나도 빠짐없이 문자로 정해 놓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요양기관이 생각하기에 요양급여기준에 따라 진료한 경우라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단계, 혹은 현지조사 결과에 따라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이 삭감되거나 환수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요양기관 입장에서는 애써 환자를 진료하고도 그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곤란한데 환수처분의 경우 환수액의 규모에 따라 요양기관의 업무를 정지 당하는 행정처분까지 받을 수 있어 의료기관의 운영 자체가 문제될 수도 있다. 
물론, 요양기관 측에서 기준을 잘못 해석해 진료내용이 요양급여기준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사례도 있지만, 다음 몇 가지 사례는 과연 요양급여기준을 실제에 맞게 잘 적용했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였다.

■ 사례 1 
암환자에게 처방 및 투여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중에서는 '질병이 진행되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투여를 중단'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폐종양에 약물을 투여하던 중 뇌종양이 발견되었으나 원발성이었기에 투여를 계속하였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뇌종양 발견 이후의 요양급여비용 청구분에 대해 전액 삭감한 사례.
■ 사례 2 
통증차단술의에 대해 부위에 따른 가중치만을 요양급여기준에 규정하였고 해당 부위에 맞추어 실시하였음에도 동일한 청구분에 대해 일정 기간은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다가 다른 기간에는 삭감한 사례.
■ 사례 3 
중증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1회에 한하여 초음파 검사 비용을 급여로 처리한다는 요양급여기준이 있을 뿐임에도 사전에 피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수처분한 사례.
■ 사례 4 
비급여 진료를 한 날 동시에 급여질환에 대하여 진료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였다는 이유로 환수처분한 사례.

사례 1의 경우 요양급여기준 상으로는 '질병'의 진행이 있는 경우 투여를 중단하도록 하였기에, 바꾸어 말하면 약제 사용 대상인 질병의 진행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는 당연히 투여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소송을 통해 뇌종양은 원발성이었고 폐종양에 계속 투여하던 중 전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투여를 중단했다는 점을 밝혀 삭감된 요양급여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사례 2의 경우는 소송 과정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내부 심사 과정에서 차단술에 사용된 약물의 용량을 문제 삼아 비용을 삭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요양급여기준으로 고시되지 않은 추가 기준을 내세워 삭감처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다투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사례 3과 4의 경우 아직 분쟁이 진행중인 사안인데, 사례 3은 요양급여기준 상으로는 의사의 판단으로 단지 중증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면 급여로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의심의 요건, 즉 특정한 검사를 시행하거나 질환별로 특정한 증상이 있을 때에 의심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요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를 환수처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또 사례 4는 비급여 진료와 같은 날 시행됐더라도 해당 비급여 진료를 하기 위한 진찰이나 검사가 아니라, 환자의 증상 호소에 따라 명백히 비급여 진료와 구별되는 의학적 진료를 수행했음에도 해당 비용을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환자가 원하는 모든 진료행위를 보험으로 보장해줄 수는 없다. 
요양급여기준과 환자가 원하는 진료의 괴리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법령에 따라 문자로 정리된 요양급여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비용 지출을 아끼려는 보험자 측의 태도와 가급적 보험으로 보장되는 진료를 하고자 하는 요양기관의 행위가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요양기관들은 심사 기준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적은 금액의 삭감이 빈발하는 경우 차마 소송 등의 방법으로 다투기도 애매해 문제제기를 포기하는 대신, 보험자에 대한 불신만 키워가는 경우가 많다. 
명백한 허위·부당청구가 아닌 이상, 보험자는 요양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청구에 대해 요양급여기준의 문언에 반하지 않도록 심사하고, 사전에 고시되지 않은 추가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자제해 보험자에 대한 요양기관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요양기관도 삭감 및 환수처분이 있는 경우 쉽게 체념하기보다는 다시 한 번 진료행위를 돌아보아 요양급여기준에 적합하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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