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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는 의사의 진료...약료는? '전문약사' 진료 우려
의료는 의사의 진료...약료는? '전문약사' 진료 우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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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보건복지부 방문 "진료권 침범 '전문약사' 목적·활용범위 명확히 해야"
약무정책과 "의료계 '약료' 우려 인식…대한약사회에 약료 정리 요청"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전문약사' 과목·업무 범위 등에서 사용 중인 '약료'에 대한 명확한 정리를 대한약사회에 요청했다. 제3차 전문약사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한 대한의사협회와의 간담회와 전문약사 하위법령 공표 전 의료계와의 검토 과정도 거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의협의 진료권 침해 우려 제기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문 약사 관련 시행령·시행규칙 발표를 10월에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새롭게 신설될 '전문 약사' 제도와 관련, 약사의 진료 침해 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전문 간호사 업무범위 설명에서 나온 '간료'에 이어 '약료'가 진료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 전문약사 업무 범위에서 사용 중인 '약료'의 정의가 불분명하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8월 18일 전문 약사 소관 부서인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를 찾았다. '약료' 정의의 불분명성에 대한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인 것이다.

양대형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사무관은 8월 23일 "의료계에서 지난주 방문한 뒤 '약료' 단어를 문제삼았다. 전문 간호사 업무 범위 침탈행위에 대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법령 공고 전 의협 의견을 검토해 진행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약사 과목 이름에 약료가 들어가 있는데, 약료라는 정의 자체가 없다"며 "논문에서는 쓰이나 법적으로 정의가 되지 않았다. 명확하게 정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약사 제도는 2019년 남인순 의원이 발의한 '전문약사제도 법제화 법안'에 따른 것으로, 그간 약사회에서 진행한 공청회 등에 따르면 ▲내분비계질환약료 ▲심혈관계질환약료 ▲영양약료 ▲장기이식약료 ▲종양약료 ▲중환자약료 ▲소아약료 ▲감염약료 ▲의약정보 ▲노인약료 등 10개 전문 과목을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약료'가 거의 모든 전문약사 과목에 쓰이고 있지만, 주무 부처조차 관련 정의를 아직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양대형 사무관은 "의료는 의사의 진료를 의미한다. 진료는 진단과 치료를 포함한다. 반면 약료는 아직 정의가 없다"면서 "약사회 전문약사제도 협의체에 약료 정의에 대한 정리를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약료'를 어떻게 정의내렸을까.

최미영 대한약사회 부회장(전문약사제도협의회장)은 "의약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약사가 행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했다. 또 "전문약사제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약사회·병원약사회·산업약사회로 구성된 전문약사제도 협의체는 3차 연구용역 결과를 오는 8월 30일 논의할 예정으로, 논의 시점에 약료 단어에 대한 정의를 명시할 계획이다. 

최미영 부회장은 "약료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약사사회에서 통용된 단어다. 경기도 '방문약료사업' 등 조례규정에서도 쓰이고 있다"며 "의료계가 지적하는 진료와는 전혀 상관 없는 행위다. 전문약사 행위에도 상위법이 존재하므로 진료권을 침범할 어떤 소지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약사회가 밝힌 '약료'의 정의 역시 '약사가 행하는 모든 활동'으로, 불명확성을 완전히 해소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명확성은 의료계가 '진료권 침범 소지가 전혀 없다'는 정부와 약사회의 주장에도 경계를 풀지 못하는 이유다.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번 보건복지부 방문은 전문약사 목적이나 활용범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아, 이 부분을 문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사에는 전문의 제도가 있다. 하지만 의사 업무 범위를 넘어서지는 않는다.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더라도 한방 영역이나 치과 범위를 침범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 것과 같다는 것"이라며 "약사 역시 약사법에 준해 외부로 더 확장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약료의 개념은 진료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약사 업무 범위의 최대의 선은 복약지도"라고 강조했다.

이정근 부회장은 "전문약사 3차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면 의협과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며 "또 10월 말 세부법안 공표 전 의료계와 검증을 통해 의료 영역 침법 소지가 있는지 확인키로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전문약사 세부법안에서) 만약 진료권 침범 소지가 있다면 의약분업 파기를 선언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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