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병원 블로그에 삭센다 광고, 의료법 아닌 약사법 위반?
법률칼럼 병원 블로그에 삭센다 광고, 의료법 아닌 약사법 위반?
  • 고한경 변호사(브라이튼 법률사무소)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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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삭센다 자체 구입을 유도하는 내용에 가깝다는 이유 '유죄' 판결
병원 의약약품·의료기기 광고...약사법·의료기기법 따라 광고 규제 엄격
고한경 변호사(브라이튼 법률사무소) 
고한경 변호사(브라이튼 법률사무소) 

병원에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대한 설명을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올리면 의료광고일까,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광고일까. 

우리나라에서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과 달리,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대중광고 자체가 약사법상 금지된다. 

따라서 전문의약품의 광고가 된다면 그 자체로 약사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의료광고와 의약품 및 의료기기광고가 어떻게 구별되는지는 물론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매우 갈릴 수 있는 쟁점일 것이다. 최근 1심과 2심의 결론이 엇갈린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A병원에서는 홈페이지 및 블로그에 삭센다의 원리, 주사방법 등과 함께 '주사로 살빼기', '하루 한 번 간편한 삭센다 치료법', '삭센다 5+1 이벤트 진행 중' 등의 내용을 올렸다. 

검사는 이러한 광고가 약사법이 금지하는 전문의약품의 대중광고라고 보고 기소했는데,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전문의약품인 삭센다의 효능, 치료법 등을 광고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홈페이지에 '개인의 체형, 체중, 체성분과 체질에 맞게 삭센다의 용법·용량을 처방한다'라는 내용을 게재했고, 실제로 환자를 대면진료해서 체중이나 체질량 등에 맞춰서 의약품을 처방·판매한 사실 또한 인정된다고 봤다.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비만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처방할 것을 전제로 의료기술과 의료행위 등에 관한 광고, 즉, 의료광고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지, 의약품의 판매를 전제로 하여 의약품 자체를 광고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 판단은 검사가 항소한 2심에서 달라졌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광고 내용에 보다 주목했다. 광고 내용이 병원이나 의료진의 경력, 기술과 시설, 전문성에 대한 홍보라기보다는 삭센다 자체의 효능에 관한 설명으로 이뤄져 있고, 광고에 자가주사법과 투여스케줄까지 소개돼 있어서 삭센다의 처방(의료서비스의 구입)이 아니라 삭센다 자체의 구입을 유도하는 내용에 가깝다고 봤다.

그리고, 광고 가운데에 작은 글씨로 '개인 체형, 체중, 체성분과 체질에 맞게 용법·용량을 처방한다'라는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지나 부작용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삭센다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오인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점에서 의료광고가 아닌 약사법이 금지하는 전문의약품 광고라고 보고, 다만 이러한 의료광고가 실제로 매우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점, A병원에서도 의료광고의 목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점, 보건소의 안내를 받고 광고를 즉시 내린 점, A병원에서 환자에게 무분별하게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양형에 반영했다.

2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일반적으로 병원의 광고행위는 의료법이 적용되는 영역이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는 약사법과 의료기기법에 따라 광고 규제가 엄격하다. 의약품 광고나 의료기기 광고가 된다면 약사법이나 의료기기법이 적용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삭센다의 경우는 자가 주사가 가능한 의약품이기 때문에 다른 전문의약품이나 의료기기와 차이가 있다. 그래서 광고 내용도 달라질 수 밖에 없고 이에 이례적으로 기소된 사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원론적으로 병원의 광고라고 하더라도 약사법과 의료기기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고 그 광고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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