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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장 용종 저온올가미제거술…개원가 보편화 기대"
인터뷰 "대장 용종 저온올가미제거술…개원가 보편화 기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8.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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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장 천공·용종절제후증후군 등 합병증 거의 없어
심장질환·뇌졸중 약제 복용 환자 출혈 우려 획기적 경감
인터뷰 - 김현건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사진=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
김현건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순천향대서울병원 홍보팀]

대장용종 절제술 가운데 전류없이 시술하는 저온올가미제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전(通電)을 통해 시행하는 고온절제술은 용종 절제 시 대장용종 주변의 정상 점막이 전류에 의해 화상을 입게 되면서, 출혈·장 천공·점막 화상에 따른 염증인 '용종절제후증후군'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저온올가미절제술은 통전 없이 두께가 얇은 올가미를 이용해 용종을 제거하기 때문에 합병증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또 합병증 발생으로 인한 의료비용 감소효과와 함께 용종절제 후 합병증 발생 예방을 위한 입원 치료도 불필요하다.

게다가 고령 인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 관련 약제 복용 환자들이 출혈 우려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고, 출혈 예방을 위한 클립 사용도 줄일 수 있어 개원가에서도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현건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당뇨 등 기저질환, 서구화된 식생활에 의한 비만·대사증후군 환자들의 지속적인 증가로 대장용종절제술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 복용 환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저온올가미절제술을 통해 출혈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낮출수 있다. 향후 1, 2차 의료기관에서는 대장용종절제술의 대부분은 저온올가미절제술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 연수 후인 지난 2015년부터 저온올가미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학계에서도 3년 전부터 관련 강연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김현건 교수는 "당시 이미 미국에서는 저온올가미절제술이 보편화돼 있었다. 7년여 동안 3000명에게 시술했지만 지연출혈 2례 외에는 합병증 발생도 없었다"라며 "국내에서도 3년 전부터 각종 학술대회를 통해 학술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혈 합병증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급작출혈'과 '지연출혈'이다. 

김현건 교수는 "용종 제거 후 바로 생기는 출혈을 급작 출혈이라고 한다. 시술 당시 출혈이다. 대부분 금방 멎는다. 또 한 가지는 지연 출혈이다. 용종 제거 때에는 출혈이 없지만 길게는 한 달이 지나서도 발생할 수 있다"라며 "저온올가미절제술은 지연출혈 발생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고온절제술은 전류로 제거 부위를 지지다보니 급작출혈 발생률은 높지 않다. 그러나 만약을 우려해 깊이 절제하다보니 시술 후 지연출혈 발생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0㎜ 미만 용종이 적응증으로 명시돼 있다. 암성 병변을 제외한 일반 용종이다. 병변 절제 깊이가 얕기 때문에 대장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에 대한 절제에는 적합치 않다. 

김현건 교수는 "대부분의 대장 용종은 상피성 병변이라 상피에만 국한돼 있기 때문에 상피만 제거하면 되는데 크기가 커지면서 암성 변화가 조금이라도 동반되면 상피에서 밑으로 파고 들어간다. 이렇게 점막 하층으로 침윤된 병변은 저온올가미제거술이 적합치 않다"라며 "조기 암성 병변에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고 대장의 단순 용종, 대장 선종이라든지 말 그대로 상피에만 국한된 용종들에만 적용이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고온절제술의 경우 상피 밑층에 있는 혈관 조직이 뜯겨나가는 경우 생긴다. 상피화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혈관들이 자라 나오면서 혈관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시술 때 출혈이 없더라도 클리핑을 하는 경우가 꽤 있다. 문제는 출혈 없이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클립에는 급여 인정이 안 된다.  

김현건 교수는 "기존에는 용종 절제 때 통전을 하지 않게 되면 불완전하게 절제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최근 여러 논문을 통해 완전 절제율에서 고온절제술과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합병증 발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출혈 예방을 위한 클리핑도 할 필요가 없어 시술 시간도 훨씬 적게 든다"고 강조했다. 

저온올가미절제술을 익히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장 용종 환자가 급증하는데다가 출혈 합병증 경향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절한 시술이라는 판단이다. 

김현건 교수는 "대장 용종 절제술을 시행 중인 선생님들은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고령 환자가 늘고, 용종 환자도 늘고, 고령에 심장병, 기저질환 증가로 약 복용환자도 많아지는 현실을 감안해 개원가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온올가미제거술의 보편화를 낙관했다. 학회를 중심으로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 중이다. 

김현건 교수는 "학회를 중심으로 국내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정판에는 저온올가미제거술도 담길 예정이다. 학술대회에서 관련 강연도 많이 늘었다. 이미 보편화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개원가에서 더 적절하게 시행할 수 있는 시술법이라는 생각이다. 

김현건 교수는 "전임의 선생님들에게 만약 개원하게 되면 전류 통전 유닛을 구입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대장 용종의 90%가 10㎜ 미만 병변이기 때문에 저온올가미제거술로도 충분하다. 15㎜ 이상되는 병변이나 유경성 용종 등은 종합병원으로 전원시키면 된다"라며 "저온올가미제거술은 개원가에 보다 많이 보급되길 바란다. 고령 환자 가운데 심장병이나 뇌졸중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획기적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 대장폴립절제술의 종류와 특징·장점
■ 대장폴립절제술의 종류와 특징·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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