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서울에서 만난 '만개의 눈(Eyes)'
파운드리 서울에서 만난 '만개의 눈(Eyes)'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22.08.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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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샤드 파르쟌키아, 만개의 눈(FARSHAD FARZANKIA, Ten Thousand Eyes)'전
이태원 파운드리 서울 갤러리 9월 8일까지… 신작 17점, 드로잉 25점 선보여
파운드리 서울 윤정원 이사 "우리는 작가의 성장가능성에 더 무게감을 둔다"
Ghostship / Acrylic, oil and oil-stick on canvas, 190×240cm, 2022년ⓒ의협신문
Ghostship / Acrylic, oil and oil-stick on canvas, 190×240cm, 2022년 ⓒ의협신문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파운드리 서울 갤러리에서 오는 9월 8일까지 '파샤드 파르쟌키아, 만개의 눈(FARSHAD FARZANKIA, Ten Thousand Eyes)' 전이 열린다. 

파샤드 파르쟌키아(1980년)는 덴마크 코펜하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란 출신 작가다.

그는 이번 'Ten Thousand Eyes'전을 통해 모두 17점의 신작과 25점의 드로잉을 선보였다.  

파르쟌키아의 회화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대중문화, 이란과 서구 문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이미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 끊임없이 연결되는 이야기를 평면에 담아내고 있다. 

갤러리에서 만난 그의 작품은 거침없는 붓 터치, 단순하고 과감한 구성, 원색의 빛깔이 인상적이다. 시원하다 못해 가슴이 뻥 뚫리는 통쾌한(?) 느낌마저 든다. 첫 눈에 들어온 그의 작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쾌하고 밝다. 굳이 서예로 표현해 본다면 일필휘지(一筆揮之) 기운생동(氣韻生動)이 떠오른다.

관람객들은 파르쟌키아가 경험한 여러 문화적 요소들이 어떻게 작품 속에 버무려져 공존하고 있는가를 관심있게 살펴볼만 하다. 조로아스터교 신화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그리거나, 고대 중동 벽화를 연상시키는 드로잉, 영국 락밴드 알란 파슨스의 음반을 한 귀퉁이에 그려 넣었고, 미국 팝가수 프린스의 의상을 차용했다.

여기에 작가 자신만의 '의미의 사전(Lexicon of Meanings)'을 활용, 캔버스에 새·불꽃·사자·눈 같은 상징을 반복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는 시인 루미(1207∼1273년, 페르시아 신비주의 시인·이슬람 법학자)의 시에서 인용한 '새=공동체와 방향성을 찾아가는 움직임'·'불꽃·사자=선을 행하고 악에 맞서 싸우라'는 조로아스터교의 교리와 맞물린다. 파르쟌키아는 전시타이틀에서도 엿볼 수 있듯 '눈'을 적극 차용하고 있다.  

Tension of Arrival / Acrylic, oil and oil-stick on canvas, 190×240cm, 2022년ⓒ의협신문
Tension of Arrival / Acrylic, oil and oil-stick on canvas, 190×240cm, 2022년 ⓒ의협신문

파르쟌키아는 이런 작업들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와 자유로운 시각적 효과를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연결하고 있다.

상징을 망라한 'Ghostship'(2022년)과 'Tension of Arrival'(2022년) 두 대형 작품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뻗어 나가는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윤정원 파운드리 서울 이사는 "파르쟌키아는 이번 전시를 통해 무한함과 인간다움이라는 두 개념을 하나로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라면서 "그는 작업을 통해 자신이 바라보며 해석하는 세계와 보는 이들을 무수히 많은 가능한 인식과 해석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들, 그래서 마침내 개개인의 고유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가는 여정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서울 윤정원 이사 ⓒ의협신문
윤정원 파운드리 서울 이사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파르쟌키아는 의외로 내면이 섬세한 작가
'젊은작가' 의미는 '동시대의 작가'란 뜻


"우리는 작가의 성장가능성에 더 무게감을 둔다"

윤정원 이사와 좀 더 대화를 이어갔다.

파르쟌키아의 그림을 보면 거침없는 붓 터치, 원색의 칼라 등 대범함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의외로 섬세한 작가다. 파르쟌키아는 이란에서 태어나 9세까지 자랐다. 이후 덴마크에서 난민생활을 했는데 돌아갈 수 없었던 고향 유년시절의 기억 단편들과 현재 상황들을 중첩해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어쩌면 그의 어린 시절 강렬한 기억의 조각들이 작업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다.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작가를 선호한다'라는 인터뷰를 봤다. 파운드리가 지난해 아트부산에 선보인 작가들(장명식, 서신욱, 강혁 등)이 굉장히 젊은 작가들이다. 이번 파르쟌키아의 전시 또한 마찬가지로 파운드리가 '젊은작가=신선한 현대미술'이라는 등식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젊다는 것'에 치우친 것은 아닐까? 

갤러리를 처음 설계하고, 오픈을 하기전 고민이 많았다. 지금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컬렉터들의 높은 수준과 기관·기업의 그림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때 보다 높다. 미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장이 열렸다.

큰 규모의 갤러리에서 소개하는 작가가 있는 반면, 파운드리 같은 '젊은 갤러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의 결과는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 또 그 작가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과 함께 파운드리도 같이 성장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파르쟌키아도 마찬가지다. '젊다는 것'의 의미는 나이 숫자와 무관하다. '동시대의 작가'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작가의 무한한 잠재성을 성장시켜주는것 이야말로 파운드리도 함께 성장하는 것, 이것이 운영 방칙이라고 말하는 윤정원 이사. ⓒ의협신문
윤정원 이사는 "작가의 무한한 잠재성을 성장시켜 주는 것이 파운드리 서울의 운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그렇다면 상업갤러리에서 작가나 작품을 선택하는데 먼저 고민하는 지점이 있다면?

'상업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갤러리 입장에서는 분명 틀린 의미인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볼때 파운드리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그 작가의 그림이 '팔리는 그림'인가? '안 팔리는 그림'인가?의 문제를 떠나 그 작가의 마켓, 즉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바로 갤러리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파운드리는 지난해 오픈 이후 '이런 공간(더블화이트 공간)에서 어떻게 저런 전시(비 상업적인)를 했을까?'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더블화이트 공간'이라고 불리는 갤러리 중앙 3층 높이 가까운 높은 층고의 수직 메인 공간은 보통 흔한 갤러리에서의 경험 그 이상을 확장하고 있다. 이 웅장한 공간을 장식한 작품들은 은은한 채광과 공간감, 그리고 좀 더 특별한 시선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저 커다란 더블화이트 공간에 개관전 때 월페인팅 작업을 선보였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리는데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세 번째 작가의 9m 대형회화 9개 작품시리즈 또한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처럼 판매목적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았던 작품들이 전시공간에 함께 소개됐던 이유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세계관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작가의 성장 가능성도 확장되고, 관객들 또한 함께 소통하는데 주효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역시 상업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작가와 그 작품들이 어떻게 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하고 있다.

작년 부산아트페어는 어땠나? 

파운드리 모기업이 부산에 있어 부산아트페어는 꼭 참가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오픈한지 얼마 안 된 시기였지만 결론적으로 잘됐고, 재미있었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고, 젊은 작가로만 구성된 전시가 새로웠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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