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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경험평가 "의사·환자 신뢰 깨뜨려"
환자경험평가 "의사·환자 신뢰 깨뜨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2.07.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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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존중과 예의를 갖추어 대하였습니까?" 주관적 문항
객관성 떨어지는 주관적 문항 정량화 어려워...전면 재검토 필요
[사진/그래픽=pixabay] ⓒ의협신문
[사진/그래픽=pixabay]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7월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경험평가가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깨뜨린다면서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평원은 7월 28일 누리집을 통해 '2021년(3차)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의협은 "심평원의 환자경험평가 설문항목을 살펴보면 객관성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항을 담고 있다"면서 "'귀하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 대하였습니까?''라는 설문 문항은 주관적이고, 감정적이어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은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료기관에 입원했던 환자가 개인의 선호, 필요 및 가치에 상응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평가"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개인의 선호·필요·가치는 개인의 성향과 판단기준에 따라 모두 다른 것이므로,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받고도 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입원기간 동안 다른 환자와 비교했을 때, 공평한 대우를 받았습/니까?' 등의 질문은 지극히 주관이고, 환자가 치료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경우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환자권리보장 점수가 낮다고 설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의협은 "심평원의 환자경험평가가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대신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만 신경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면서 "'존중과 예의'라는 근거 없는 항목까지 더해 평가 대상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심평원의 환자경험평가가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료기관 내에 평가를 관리하는 조직과 전담인력이 있는 대형병원이 평가점수가 높을 수밖에 없고, 이들 병원으로 쏠림현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의협은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상태를 반영해야 함에도, 사물의 가치나 수준을 정하는 낮은 수준의 평가를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의료기관 서열화를 주도하고, 의료환경을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경험평가 방법이나 결과 해석에 이견이 있음에도 병·의원 외래 진료까지 확대하려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의협은 "환자경험평가가 의료기관 스스로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 평가 대상기관 확대 및 평가결과 공개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의료계에서 지속해서 반대한 환자경험평가의 개선 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병·의원급 외래 진료로 확대하는 것은 진료 행태의 변형으로 질 낮은 의료제공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가결과를 언론에 대외적으로 공개하기보다는 의료기관에 피드백 자료로 제공해 스스로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공무기관의 태도임을 심평원은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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