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조력존엄사법은 자살 합법화하는 것"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조력존엄사법은 자살 합법화하는 것"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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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의원 대표발의한 조력존엄사법에 강한 우려 표명
"존엄한 죽음 위해선 존엄한 돌봄 선행돼야"...실질 대책 촉구
최근 국회에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된 가운데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자살을 합법화는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최근 국회에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된 가운데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자살을 합법화는 것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최근 말기환자에 대해 의사조력을 통해 생을 마감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이사장 이경희)가 21일 의사 조력에 의한 자살을 조력 존엄사법이라는 용어로 순화시켜 자살을 합법화는 것과 같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지난 15일 회복 불가능한 말기환자가 원하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법안 요지는 의사조력을 통한 자살이라는 용어를 조력존엄사라는 용어로 순화시켰을 뿐 치료하기 어려운 병에 걸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살하는 것을 합법화했다"며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이후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지원과 인프라 확충의 책임이 있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지원하고 감시하는 데 무관심했던 국회가 다시 한번 의지없는 약속을 전제로 자살을 조장하는 법안이라는 목소리가 높다"며 비판했다.  

학회는 "2016년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전인적 호스피스 돌봄이 사작됐지만 법제정 이후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호스피스 돌봄 이용이 가능한 질환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호흡부전, 만성간경화에 국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인프라의 부족으로 대상이 되는 환자 중 21.3%만이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다. 또 법 시행 전 국회와 정부가 약속했던 존엄한 돌봄의 근간이 되는 호스피스 인프라에 대한 투자, 비암성질환의 말기 돌봄에 관한 관심, 돌봄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제도의 정비 등은 제자리걸음 상태다.

특히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19 재난 상황으로 말기 환자 돌봄의 현장은 더욱 악화된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말기암 환자를 돌보는 입원형 호스피스 기관 88곳 가운데 21곳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휴업했으며, 나머지 기관도 방역을 이유로 가족들의 면회가 금지돼 환자들이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사회의 일상 회복이 이뤄지고 있지만 호스피스 기관들의 복구는 더디고, 고질적인 인력 및 재정문제로 기관폐쇄를 하는 곳이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조력 존엄사에 대한 논의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살률 세계 1위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의사조력자살의 법적인 허용은 생명경시 풍조를 유발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존엄한 죽음을 위해서는 존엄한 돌봄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하고, 국회는 '조력 존엄사'에 대한 논의 이전에 존엄한 돌봄의 유지에 필수적인 호스피스 시설과 인력의 확충, 치매 등 다양한 만성질환 말기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 기회 확대, 임종실 설치 의무화, 촘촘한 사회복지제도의 뒷받침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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