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법 개정안 발의됐지만...의협 "반대" 이유가?
아동복지법 개정안 발의됐지만...의협 "반대" 이유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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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법 개정안에 의협 "현행법으로 가능…법적 근거 필요성 낮아"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 진료기록 열람 및 요청 현행 의료법으로 충분
개인정보의 전용·보안상 문제 우려 및 의료기관 행정업무 가중도 지적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아동학대 피해 전담의료기관관이 필요한 경우 피해아동이나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기록 등을 열람 또는 사본 교부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마련한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행 의료법에서도 환자 본인이 직접 진료기록을 확보할 수 있고, 환자 본인이 지정하는 대리인을 통해 진료기록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전담의료기관에서 피해아동의 진료기록을 얻는 것에 큰 문제가 없는데, 불필요하게 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

특히 피해를 입은 아동의 경우 개인정보와 보안이 중요한데, 법적 근거 마련이라는 편리성 때문에 개인정보보호에 문제가 생겨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5월 6일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법률안 주요 내용은 '전담의료기관은 필요한 경우 피해아동이나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기록 등을 열람 또는 사본 교부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안 제29조의8 신설)이다.

신현영 의원은 "현재 전담의료기관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피해아동·가족·친족, 아동권리보장원의 장,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아동복지시설의 장, 가정법원 등의 요청이 있는 경우 피해아동에 대해 아동학대 피해에 대한 상담, 신체적·정신적 치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담의료기관이 피해아동의 보호와 치료 등을 위해 의료기관 진료기록 등이 필요하지만, 이를 열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피해아동 보호 조치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개정법률안을 발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현행 의료법 규정사항으로 충분히 법률개정안 목적 달성 가능 ▲개인정보의 전용, 보안상의 문제 등 우려 ▲진료기록 요구의 예외사항 확대 우려 및 의료기관의 행정업무 가중 등을 이유로 아동복지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현행 의료법은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 기록을 열람하거나 그 사본의 발급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기록열람 및 사본제공을 가능하게 규정하고 있다"라며 "그 목적은 환자의 진료기록은 엄밀하게 보호돼야 할 개인정보임에도 환자 본인의 동의 없이 유출될 우려가 있어 이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환자의 진료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목적을 살펴볼 때, 기록열람 예외조항의 신설은 예외조항에 대한 정당성이 인정되고, 기록열람을 통해서 얻는 공익적 가치가 월등하며, 목적달성을 위해서 다른 수단을 찾기 어려울 정도에 다다르는 등 극히 일부에 한해서만 허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아동복지법 개정안은 전담의료기관이 진료기록 열람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현행 의료법 제21조제1항에 따라 환자 본인이 직접 진료기록을 확보할 수 있고, 의료법 제21조제3항제2호에 따라 환자 본인이 지정하는 대리인을 통하거나, 의료법 제21조제3항제1호에 따라 보호자를 통해 진료기록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전담의료기관에서 피해아동의 진료기록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따라서 "아동복지법 개정을 통해 진료기록의 열람 등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반대했다.

개인정보와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정안과 같이 전담의료기관이 환자 진료기록 열람의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환자 진료기록 열람 등에 대한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이와 함께 다른 목적으로 전용될 소지나 보안상의 문제 등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도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의 행정업무 가중도 우려했다.

의협은 "현행 의료법 제21조제3항에서 각호로 규정하는 기록열람 예외사유는 총 18개로 지나칠정도로 과다하게 규정돼 있어, 환자 본인에게만 부여되는 기록열람 및 사본교부의 원칙적 법률기준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에서 다른 법에서 예외사항을 추가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환자의 동의가 불필요한 예외사유 기관으로 분류돼 있는 법원·검찰·경찰 및 정부기관 등에서 진료기록 열람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많은 의료기관이 행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또 "이런 기록열람 예외사유가 추가될수록 다른 관련기관에서도 형평성 등을 근거로 환자의 진료정보 열람을 위한 예외사유 확대 등의 근거 마련을 위한 법 개정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며 불피요하게 행정력이 낭비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특별시의사회와 대한내과학회 등도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반대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료법에서도 전담의료기관에서 법적인 요건을 갖춰 그 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을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다른 법에서 예외규정을 마련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고, 규정을 여러 법에 나누는 법적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료기록부 관련 의료법의 존재 이유를 감안할 때, 의료법에 따라 열람 신청하는게 바람직하고, 만약 아동복지 등 공익을 위해 진료기록부 열람이 불가피하다면 의료법 개정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대한내과학회는 "피해아동이나 보호자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정하는 것은 법안의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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