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백색 "대체불가능한 토큰, 아니 나를 만드세요"
백인백색 "대체불가능한 토큰, 아니 나를 만드세요"
  • 박기정 의협신문 명예기자(가톨릭관동의대 본과3학년) kijungie@naver.com
  • 승인 2022.05.17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나으리’가 들려주는 소소하지만 현실적인 찐 정보
이동익 교수의 유튜브 채널 '유나으리' 갈무리 사진ⓒ의협신문
이동익 교수의 유튜브 채널 '유나으리' 갈무리 사진ⓒ의협신문
이동익 교수(서울백병원 안과)ⓒ의협신문
이동익 교수(서울백병원 안과)ⓒ의협신문

서울백병원 안과 이동익 교수는 그가 남들보다 한 발 빠를 수 있었던 것은 유튜브를 적극 활용한 학습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젊은 대학병원 교수가 직접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1인 크리에이터가 되어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 나아가 모든 유튜브 시청자들을 위해 그의 경험과 생각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의협신문] 명예기자로서 놓칠 수 없는 인터뷰 대상이었다. 장장 3시간에 달하는 인터뷰 전체 영상은 유튜브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 유나으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과의사 + 의대교수 + 대학병원 홍보실장 + 광고 디자이너 + 1인 유튜버

이동익 교수의 유튜브 채널 설명의 첫 줄이다. 학력, 경력, 수상 이력을 나열해 놓은 일반적인 소개보다 직관적이고 쉽게 그를 이해할 수 있다. 의대생, 전공의 시절까지 크게 특별할 것 없었던 그가 공중보건의 복무 중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육군훈련소 교육대장 표창을 받고 젊은 나이에 대학병원 교수와 홍보실장 보직을 맡게 된 것은 경쟁자들과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비교우위를 확보하게 된 기반은 유튜브를 통한 효율적인 학습이라고 소개했다. 수술과 술기들을 익힐 때도, 중국어 회화를 배울 때도 영상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학습의 수단이었던 유튜브에서 이번에는 크리에이터로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기자가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의과대학 6년 과정 중 5학년, 즉 본과 3학년의 병원 실습(PK)을 막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실습 첫날을 코앞에 둔 의대생에게 의대 교수가 촬영한 병원 실습 돌 때 꼭 배워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노출시키는 알고리즘 덕분이었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현실적인 주제들에 대해 젊은 의대 교수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다.

전공 선택 기준, 인턴 점수 잘 받는 법, 환자가 화났을 때 의사가 알아야 할 것, 첫 수술 집도와 첫 술기 때 알아야 할 것 등 젊은 새내기 의사와 의대생에게 꼭 필요하지만 겪어 보기 전에는 알기 힘든 것들부터 안과적 질환들에 대한 간결한 설명, 프레젠테이션 잘 하는 법 등 누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제들까지 다양한 영상들을 찾을 수 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일반적으로 의대 교수들에게 듣기 어려울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속칭 부캐로서 색다른 분야의 실력을 키우려면 본업에서 확실한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는 서울백병원 최연소 굿닥터로 선정될 정도로 본업에도 충실하다. 본업도 잘 하고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것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게 해 주고, 결국 대체 불가능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1시간 내외로 계획했던 인터뷰가 3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현재 의료계와 사회에 대한 고찰, 이를 기반으로 한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을 위한 조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기사에 모든 내용을 담지는 못했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인터뷰 영상 원본을 그의 채널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익 교수의 유튜브 채널 '유나으리' 갈무리 사진ⓒ의협신문
[의협신문] 박기정 명예기자(왼쪽)가 유튜브 채널 '유나으리' 에 출연, 의대 교수, 유튜버, 광고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익 교수(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협신문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유튜브에서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 유나으리>로 활동 중인 안과 의사 이동익이다.

Q. 교수로서 유튜브에 도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거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의대 교수가 되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삼고 노력했는데, 막상 인생의 목표처럼 여기던 것을 이루고 보니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느낌이었다. 그때 마침 홍보라는 미션이 주어지면서 새로운 동기를 부여받은 셈인데, 이 분야에서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노력하다가 유튜브까지 하게 됐다. 홍보라는 새로운 미션에서 하나씩 결과물을 만들어 내긴 했지만, 열심히 만들었다고 사람들이 찾아와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만약 나의 퍼포먼스에 자신이 있고 묻히는 것이 아깝다면 유튜브에 올려 보면 된다. 즉 유튜브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인 것이다. 유튜브를 통한 학습을 강조한 것도 같은 논리이다. 또 유튜브를 통해 젊은 의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다.

Q. 유튜브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의대 생활부터 의사가 되고 수련하고 전문의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모두에게 사실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주변에서도 다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묻혀서 흘러가듯이 살다 보면 의대부터 인턴, 전공의, 군대까지 다들 비슷한 과정을 겪으면서 지나갈 것이다.

그래서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이때는 이랬으면 더 좋았을 걸하고 아쉬워하는 것들이 생긴다. 또 막상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것들이 당시에는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나의 생각이 정답은 아니지만 그 과정을 겪고 있는 젊은 의사들에게는 큰 도움이자 개선점이 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공론화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의대 교수를 꿈꾸는 젊은 의사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봉급은 생각한 것만큼 많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자리든 하고 싶어 하는 유능한 인재들이 많으면 쉽게 대체 가능하므로 철저히 자본주의적으로 책정된 것이다. 대체 가능한 인력이 매년 쏟아져 나오는데 봉급을 높게 부를 필요가 없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대체 불가능한 부분들을 하나씩 추가하면 스스로 몸값을 올릴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늘려 나가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기 위해 유튜브를 통한 학습을 잘 사용하라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

유튜브 통한 학습 대체불가능한 인재 가능

부캐로 색다른 도전 성공하려면 본업에서 먼저 인정받아야

인생에도 감가상각이...전공 선택땐 최대한 많은 선택권 확보하세요

Q. 젊은 의사들에게 유튜브를 통한 학습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학습 플랫폼이 아니지 않나.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좋은가?

유튜브에는 제대로 되지 않은 정보도 많다. 그래서 수많은 정보 속에서 적절한 것을 잘 골라 내는 능력이 분명 필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 봐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잘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을 다 봐야 한다. 잘 하는 것만 봐서는 이 사람이 잘 하는 지 알 수가 없고 실제로 본인이 도전했을 때 그렇게 부드럽게 해 내기 쉽지 않다. 못 하는 것들도 보면서 그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많이 봐야 뭐가 좋고 나쁜지, 맞는지 틀렸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유튜브를 볼 때 항상 2배속으로 본다.

Q. 유튜브를 하는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말을 부탁한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나?

생각하는 컨텐츠가 있다면 우선 해라. 그러나 열심히 해도 돈은 안 된다는 생각은 하고 해야 한다. 구독자 수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돈을 벌 생각으로 하면 더 조회수가 잘 나오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결국 하고 싶은 얘기를 못 하게 된다. 조회수를 올려서 이를 업으로 삼기에는 너무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고, 수입이 충분히 나오기도 쉽지 않다.

퍼스널 브랜딩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시작할 때 너무 돈을 들이지 말고 나만 할 수 있는 콘텐츠로 우선 시작해라. 의사들이 유튜브 같은 딴 짓을 할 때 유리한 점은 본업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대로 해 볼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본업이 확실하다는 장점을 살려서 만약 전공의 취업 등에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히 채널을 날릴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것이 좋다약간 후회되는 것은 시작부터 얼굴과 신상을 드러낸 것이다.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가 없는 점이 있다.

Q. 수상경력, 홍보실장 등 특별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하다.

상도 매년 누군가 받아야 하고 홍보실장도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 상황에서 눈에 띄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젊은 나이에 홍보실장 보직을 맡게 된 것도 요즘 대기업들처럼 원장단의 평균 연령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 대학병원 보직 시스템의 불합리한 점일 수 있는데, 보통 의료를 잘 하는 사람들 중에 발탁이 된다. 본업을 잘 못하면서 다른 일을 하면 비판이 쉽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딴 짓을 하더라도 일단 본업을 잘 해야 한다.

Q. 어떻게 안과의사를 선택했나? 젊은 의사들이 전공을 선택하는데 교수님의 개인적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언을 부탁한다.

안과를 선택한 이유는 선택할 수 있는 선지 중 가장 잘 맞을 것 같고 조건이 좋아 보였다. 또 학생 때 봤던 안과 교수님의 깔끔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이미지도 한 몫 했던 것 같다. 병원실습을 하는 의대생들을 위한 영상에서 언급했듯 실습 중에 그 과 의사의 삶에 대해 알아보고 정말 안 맞는 과를 골라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일을 직접 해 볼 때까지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당연히 해 보지 않고 처음부터 잘 맞는 과를 알 수는 없다. 나도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고, 인턴을 돌며 지원하려고 하던 과가 잘 맞지 않음을 깨닫고 엄청난 스트레스도 받고 고민하다가 결국 선택을 바꾼 경험이 있다.

잘 맞는다는 확신과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으면 가면 된다. 잘 할 수 있다는 착각이라도 있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현실과 대우는 알고 가야 한다. 그리고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않으면 좋겠다.

의사는 바이탈을 잡아야 한다는 것도 사회의 편견이다. 또 인생도 감가상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20대 때는 할 일이 많으면 밤새고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체력이 깎여 나간다. 만약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 가정에 써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일이 많다고 예전처럼 밤새고 이렇게 할 수가 없어진다.

제일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선택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대생과 의사들이 의대에 진학한 것은 대입 당시 가지고 있던 선택권 중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전공 선택에 있어서도 본인이 가진 선택권 중 제일 좋고 잘 맞는 조건의 카드를 뽑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조건이 좋은 카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혹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선택이 무엇인지 병원 실습을 돌며 열심히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 직접 필요한 곳에 연락해 봐도 된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정보를 가지고 있을 법한 곳에 연락해 보고, 만약 무시당하거나 거절당하면 경험 삼으면 된다. 팁을 하나 주자면, 처음부터 중요한 인물에게 시도하지 말고 그 주변부터 시도해라. 물어보고 요청하는 것도 스킬이고 경험이라서 시도할수록 발전하고 성공률이 올라간다. 홍보실장으로 활동하면서 배운 것이다.

*박기정 의협신문 명예기자가 진행한 이동익 교수의 인터뷰 내용은 49일부터 56일까지 총 9편이 업로드 돼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유나으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