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규제기관 안목·역량에 대한민국 의료제품 미래 달렸다"
인터뷰 "규제기관 안목·역량에 대한민국 의료제품 미래 달렸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2.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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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코로나 사투 2년 반 "단계적 일상회복 다행"
전문인력 양성·신 산업 이해 및 선도 필요…제품화 전략지원단 기반되길
ⓒ의협신문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지난 2년반 코로나19 국가 대응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코로나19 유행초기 국가 방역 체계 구축에 힘썼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자리를 옮겨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등의 허가와 심사를 책임져 온 김강립 식약처장에 대한 얘기다.

김 처장은 1990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산업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내다 2019년 5월 보건복지부 차관에 임명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몇 개월 앞 둔 시점이었다. 

2020년 초 이의 대응을 위한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연이어 꾸려지자 중수본 부본부장과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을 맡아 확진자 관리와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 등 초기 국내 코로나19 방역의 기틀을 다지는데 공헌했다.

이후 김 처장은 202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및 허가·심사의 중요성이 부각된 시기로, 이를 위한 범부처간 협력이 절실히 필요했던 때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다시 만난 김강립 식약처장은 "코로나19 통제가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의 단계로 접어들게 된 점을 기쁘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며 국민 모두가 제약산업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며, 국민의 건강을 지키면서 산업의 발전도 함께 견인할 수 있도록 식약처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출입기자단은 5월 6일 오송에서 김강립 식약처장을 만났다. 

ⓒ의협신문

Q. 코로나 유행 초기부터 복지부에서 방역 체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식약처에선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등에 힘썼다. 그간의 소회를 밝히자면.
=중수본 구성할 때 당시 복지부 직원들에 벚꽃 필 때까지만 고생하자 했는데, 그 사이 벚꽃이 세 번이나 피고 졌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번 정부가 끝나기 전에 예외적인 상황을 빼면 마스크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여러분들이 합심하고 노력해주신 결과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도 새로운 일, 숙제를 많이 했다. 규제적 성격의 부처라 적극적이지 못했던 모습도 있었겠지만, 여러가지 생각의 변화나 행태의 변화도 있었다고 보고 있다.

Q. 취임 당시 코로나19 대응과 내부역량 강화 등을 우선 과제로 꼽은 바 있다. 취임 당시의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다고 보나. 
=국가적 위기 상황에 부임해, 코로나19 상황을 타개하는데 식약처가 해야 할 일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긴밀한 사전협의를 통해 국내 항체치료제(렉키로나) 심사를 40일로 단축하는 성과를 냈고, 이후 검사키트의 허가·심사, 해결제 수급관리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국민 안심이 우리 기준이다'라는 모토 아래 식약처 내부역량을 키우고 일부 조직을 확충데도 나름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특히 심사와 GMP 조사 관련 인력은 훈련체계를 올해 제법 체계화했다. 아울러 WHO 백신 심사과정에 우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등 국제적 위상 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Q.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약처 내 공무직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한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의료제품 심사업무 등에 공무직이 많은데 보통 3년 정도 머물다 자리를 옮긴다. 심사 등의 고난도 업무는 경험과 숙련도가 중요한데, 이런 인적 구성의 조건이라면 식약처가 바이오헬스산업의 중요한 인프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최근 산업동향을 보면 향후 수년내 새로운 심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가능하면 공무직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현상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본다.

Q. 현안과 관련해, 의약품 임의조제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식약처도 '의약품 GMP 특별 기획점검단'을 꾸려 지속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는데, 단속과 더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없나.
=의약품이나 모든 의료제품은 생산공정까지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 약속한 제품이 많다.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현장에서 임의로 자료를 조작하는 생산 관행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양보의 여지가 전혀 없다. 다만 제도적으로 일부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규제의 정도를 달리할 만한 부분들이다. 사전적으로 반드시 신고를 하거나 승인을 받고 바꾸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카테고리화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일부 제도개선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임의로 바꾸지 말고, 식약처와 소통하고 논의한 뒤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Q. '미프지미소' 이른바 먹는 낙태약 문제도 식약처 심사 단계에 멈춰 있다. 향후 진행 계획은.
=허가를 담당하는 부처의 장으로서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해당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심사를 진행했고 임상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밝힐 수 있겠다. 법령 정비 등이 선행되어야 하나, 음성적 방법으로 구입해 사용하는 여성의 위험 또한 계속 둘 수 없다, 이런 여러가지 사안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Q. 그간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미뤄져왔던 과제들도 있을 듯 하다. 앞으로 식약처가 집중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중요하지 않은 과제는 없겠느나, 특히 의료제품 분야에서는 '식약처가 보는 안목이, 우리의 역량이 대한민국 의료제품 산업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AI 제품을 활용한 소프트웨어의 경우 우리가 처음으로 의료기기로 인정하겠다고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후 100개가 넘는 제품이 의료기기로서 허가를 받고 이 중 3개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디지털 치료제나 세포 유전자 치료제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문가를 키워내고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식약처가 결국 산업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만다. 자그마한 규모이지만 최근 발족한 제품화전략지원단과 같은 조직이 제대로 모습을 갖추고 발전할 때 바이오헬스 분야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제대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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