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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자녀 의혹뿐인 인사청문…정책 검증 없었다
[종합] 자녀 의혹뿐인 인사청문…정책 검증 없었다
  • 홍완기 기자,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5.0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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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청문 의미 없다" vs 국민의힘 "프레임 씌우기" 반박
'사퇴 요구·아빠 찬스' 집중 포격…인사청문회장 모두 퇴장 '파행'
정호영 장관 후보자 "의혹 근거 없어...도덕적·윤리적 문제 없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 도중 눈을 감고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장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답변 태도 등을 지적하며 퇴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인해 파행됐다. 3차 청문회에서 다루기로 했던 보건복지정책 관련 이슈는 거의 다루지 못한 채 끝이 났다.

5월 3일 국회에서 열린 정호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자녀 의혹'에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는 등 순탄치 않았다.

63건의 보도자료를 내며 적극 해명에 나선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장에서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 편입학과 아들 병역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자진해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의혹이 터질 때마다 복지부 직원들은 다른 일은 못하고 무려 60여 건의 해명자료를 쏟아냈다"며 "(이런 해명에도) 국민 3명 중 2명이 후보자의 임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후보자의 병원과 같은 의과대학에 자녀가 지원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모든 의혹이 위법 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국 사태'와는 다르다면서 선을 긋는 등 후보자를 옹호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앞서 SNS를 통해 정호영 후보를 옹호한 이재태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 해명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퇴장 "더이상 청문 의미 없다"…국민의힘 "퇴장 사유 불분명, 프레임 씌우기 중단해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퇴장하고 정회한 회의장 [사진=박승민 기자] ⓒ의협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청문회장에서 모두 퇴장했다. [사진=박승민 기자]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차 청문회 진행 도중 퇴장했다.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한 직후였다.

퇴장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1차 청문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요구한 정 후보자 아들의 입학 지원 자료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고민정 의원은 2017년도와 2018년도 자료가 오탈자까지 같은데 점수가 40점의 차이가 났다는 점을 언급하며 "명백한 특혜가 밝혀진 이상 더 이상의 인사청문회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김성주 의원 역시 "지금까지 2017년 입학 서류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기피한 것은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는게 두려워서 그런 거 아닌가?"라며 "지금껏 청문회를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 의혹이 많고, 핵심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후보자는 처음이다. 후보자의 답변 태도도 불량하다"고 지적하며 퇴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줄줄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김성주 의원은 "청문회는 의미 없다고 판단한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면서 "정호영 후보자가 본인과 가족의 명예를 위해, 또 소속기관과 애꿎은 복지부 공무원을 위해 쿨하게 사퇴하는 게 유일한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여당 위원들의 퇴장에 즉각 항의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많은 의혹이 언론을 통해 노출됐다. 요란하게 지적했던 부분들에 대해 오늘 인사청문을 거치면서 충분히 소명하고, 이야기했다. 잘못된 부분은 잘못됐다고 시인하기도 했다"면서 "청문 중간에 박차고 나가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며 프레임 씌우기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종성 의원 역시 "민주당 의원들은 온종일 인사청문회에서 신상털기, 자녀 의혹만 가지고 이야기했다"라며 "정책질의는 5%도 안 되게 진행하다가 갑자기 '정책 능력이 확인 안된다', '후보자의 답변 자세가 어떻다'라며 퇴장하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 "인격적 모독·마녀사냥식 청문 지양해야"

5월 3일 진행한 인사청문회 1차 정회 시간에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 방식을 놓고 여야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갔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5월 3일 진행한 인사청문회 1차 정회 시간에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 방식을 놓고 여야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갔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대구시가 경북대·영남대로 보낸 공문을 공개하며 "경북대병원장 자리가 대구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냐?"고 질의, 우회적으로 후보자의 영향력 행사가 불가했음을 짚었다.

대구시는 2017년 당시 경북대·영남대에 각각 지역 인재 전형 개설을 권고했다. 여당 의원들은 당해년도에 정 후보자의 두 자녀가 해당 전형으로 의대 편입에 지원한 것과 관련,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서정숙 의원은 지역 인재 전형이 2017, 2018, 2019년 3년간 시행됐고, 2020학년도 모집 공고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만약 후보자의 자녀 특혜를 위해 만든 제도라면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발언했다.

후보자는 "경북대병원도 마음대로 못하는데 대구시를 어떻게 좌지우지하나?"고 반문하며 의혹을 일축했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후보자 관련 의혹들이 근거 없이 증폭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발언, 후보자 보호에 나섰다.

청문 과정에서 여당 측 의원들이 조국 전 장관 자녀 의혹에 대한 질의를 이어간 데 대해서도 "조국 전 장관 사례는 인사청문회상에서 위조 표창장이 제시됐다. 실증적 위반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똑같다고 볼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서 혹독하게 청문에 충실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사퇴'를 종용하다 시피하니 후보자가 바짝 긴장했다"면서 "자녀 관련 의혹 해명을 할 때, 후보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봤다. 혹독한 과정에 앞서 인격적 모독 부분을 고려하면서, 충실히 답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억압적 분위기에 따라 원활한 답변이 어려움을 지적했다.

■'의사 vs 의사?' 의사 출신 국회의원과 장관 후보자 간 기싸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오른쪽)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오른쪽)과 답변하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청문회에서는 의사출신 국회의원과 장관 후보자간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발생,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공방은 정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 관련 질의 과정에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을 지원했다가 떨어진 사람이 500명이다. 선발과정에서 투명하지 않고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특히 나는 병원장 아빠가 없어서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며 "수험생 500명에게 미안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또 국립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자녀가 같은 대학에 입학한 사례로 서울대 의대 1명, 부산대 의대 3명, 충북대 의대 1명, 경북의대 2명, 경상대 의대 1명 등을 언급하며 정 후보자에게 의대 불공정 입학에 관한 전수조사 계획을 질의하기도 했다.

정호영 후보자는 "학사편입 선발 과정은 공정한 절차였다"라며 "병원장과 학교를 제발 분리해서 생각해 달라. 의원님은 의사이시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에 신 의원은 "의사이기에 잘 안다"라며 "병원 의사들이 대부분 의과대학 교수다. 분리할 수 없다. 정 후보자의 발언은 정당하지 않다"라고 재반박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과 의사 면허 취소와 관련된 질의 과정에서도 다시 한 번 충돌했다. 

신현영 의원이 조국 전 장관 자녀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재차 물었지만 정 후보자는 관계없는 질의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며 기싸움이 극에 달했다.

신현영 의원은 정호영 후보자가 14만 의사회원들의 국민적 신뢰와 존중을 깨고 있다고도 우려하며 "정 후보자로 인해 의사 집단이 많은 것을 가진 집단이고 공직자 윤리 위배와 이해충돌에서 자유롭다는 편견을 준다"고 짚었다. 

끝으로 김민석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에게 정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후보자로서 정당한 태도가 아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다른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는 태도와 신현영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라고 언급하며 "신현영 의원이 같은 의사 출신이라 후배라 생각해서 답변 태도가 그렇게 당당해지나. 국민대표로 물어보는 것이다. 정중한 태도로 답변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의사 대 의사 공방 구도를 부각시켰다.

김민석 위원장 역시 "의원들의 질의는 업무 관련된 것도 있지만, 후보자가 의료 관련 사안과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사안에 대해 어떤 판단 기준을 가졌는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참고가 될 수 있다"라며 태도 변화를 요청했다.

■"사퇴 안 하나?" 여당 중심 '아빠 찬스' 의혹 집중 공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오전부터 "후보자는 각종 의혹이 터질 때마다 60여 건의 해명자료를 통해 설명했지만, 국민 3명 중 2명은 후보자 임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자진해서 사퇴할 생각이 없나?"라고 질의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이날 오전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을 언급하며 "김인철 후보자가 정호영 후보자 못지않게 많은 의혹으로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면서 "정호영 후보자는 버티고 있는데 언제쯤 자진해 사퇴할 거냐? 40년 지기라고 밝힌 윤석열 당선인에게 부담을 그만 주고 이쯤에서 물러나라"라고 공세를 높였다.

여야 의원들은 두 자녀의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의혹에 불법적 사안이 없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이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왜 하필 같은 의대에 지원했는가에 대한 아쉬움을 수차례 지적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자녀의 선택이지만 아쉬움이 있다.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법적 문제는 없더라도 국민 정서상 후보자가 보이던 보이지 않던 영향력이 행사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병역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국민의힘에서조차 자진사퇴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감당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정호영 후보자는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의 내용을 최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여러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것에 안타깝다"면서도 "저의 의혹들은 전부 근거 없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 저는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면서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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