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없는 신체는
밤빛에 외로워지는 수가 많아서
그만 자야 할 것 같은데요
발가락이 어디쯤 있는지
낮에 버린 손가락은 붙어 있는 것인지
만져보는 중입니다.
불 끄고 누운 곳은 초침이 메꿔가고
냉장고가 조용해지면
무언가 툭 낙하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새나 쥐인가 싶어지고
누군가 꺼낸 심장이라는 생각에
커튼을 열어 보기도 하지요.
하지만 불안이 태생이라 휨을
반복해 밟습니다. 현훈증 때문인지
자취집 거실이 뒤틀려 있지요.
유리 안구에 내 전두골 증후도
역시 막을 수 없는 것인지라
장판지 탄성에서 텅 튀어
천장에 닿아 봅니다.
반듯한 부유감은 이런 것이다,
나를 바닥에 뉘어다오, 산자의 권리대로
유령에게 유령처럼 말하기이지요.
솜털 베개가 회선하여
가신 아버지의 수평,
내 천천한 윤리輪履에 내려옵니다.
일찍 자기는 글렀습니다.
▶ 하남성심병원 신경외과장/2020년<광주전남작가>등단/시집<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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