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이젠 롱코비드 시대" 개원가 '코로나 후유증'에 주목
"이젠 롱코비드 시대" 개원가 '코로나 후유증'에 주목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4.23 06:00
  • 댓글 3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계, 코로나19 증상 3주 이상 지속되면 롱코비드 초기
최석재 이사 "수액·온열 치료 등 코로나 후유증 치료에 정부 지원 필요"
방역당국,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후유증 연구 조사 분석 결과 발표 예정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내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을 방문한 한 환자가 진료를 마친 후 의료진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4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내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을 방문한 한 환자가 진료를 마친 후 의료진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에 들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전면 폐지된 가운데, Long COVID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의료계는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개설하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후유증에 '진단코드'를 부여해 체계적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Long COVID 란 코로나19의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의료계는 코로나19의 증상이 3∼4주 이상 지속되면 Long COVID 후유증의 초기로 판단하고, 3개월 이상 증상이 이어지면 코로나19 후유증의 정식 기전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동네 병·의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후유증을 치료하는 클리닉이 점차 개설되면서 환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을 위해 코로나19 회복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하나이비인후과는 3월 한 달간 총 289건의 코로나19 후유증 의심 환자를 진료했다고 밝혔다.

환자 중 62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기침, 가래 증상이 계속되는 환자가 전체의 84%인 52명에 달했다. 이어 두통, 인후통, 흉통, 근육통, 복통 등 각종 통증이 많았고, 호흡곤란, 피로감과 후각, 미각장애 등을 호소하는 환자도 다수였다. 수면장애와 어지럼증,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도 발견됐다. 표본 모집단 62명 가운데 41명은 기침, 가래 이외에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다른 증세를 보였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을 지나면서 코로나 후유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이른바 롱코비드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걸린 뒤 일주일 이상 지나도 기침이 계속되거나 열, 통증 등 증세가 느껴지면 종합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역시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환자 진료를 위해 급성기클리닉 개원을 지원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현재까지는 코로나19 환자에게 감기약을 처방하거나 경과를 지켜보면서 자연치유를 하고 환자가 면역력을 다 소진하고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면 폐렴 등 위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심각하면 사망에 이르는 등 코로나19 증상 자체에 대한 치료관리가 중심을 이뤘다"라며 "현재는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기침, 가래, 전신 기운 없음 등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실제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비율은 연구에 따라 5∼25%로 나타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20∼30%의 환자들이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지원하는 급성기클리닉은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레이와 호흡기 기능검사, 혈액검사, 염증 수치, 스트레스 민감도 검사 등 종합 평가를 진행한 후 수액 치료와 온열 치료 등의 치료를 시행한다.

최 이사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치료하는데 평균 5일정도 기간을 잡고 치료를 진행한다면 상당한 호전을 보일 수 있다. 기침이나 가래의 경우 한 두 번의 치료로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라며 "코로나19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액 치료도 중요하지만, 온열 치료 등으로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직접 치료를 한 환자들은 수 주간 반응 없던 마른기침 증상이 치료로 인해 상당히 줄고 기운없음 등의 기타 증상도 서서히 좋아져 환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에 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코로나19 후유증에 '진단 코드'를 부여한다는 것.

정기석 한림대학교의료원 교수(호흡기내과)는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의 실태 파악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코로나19 후유증에 진단코드를 부여해야 한다"며 "같은 기침이라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기침인지, 아닌지 분류할 수 있어야 한다. 실태 파악 이후에 이뤄질 것이 코로나19 후유증상에 대한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코로나19 후유증에 진단코드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서도 나왔다.

최석재 이사는 "진단코드가 부여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이 어떤 치료를 받는지 확인이 되고 병·의원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며 "또한 진단코드를 부여하게 되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가 후유증 치료를 받는 모럴 해저드를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에 대한 수액 치료와 온열 치료의 효과 입증을 확인한 후 지원을 한다면,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치료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치료와 대응을 위해 표준화되고 정밀한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국립보건연구원을 중심으로 전국에 기저 질환이 없는 60대 미만의 확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해 올해 하반기에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