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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공공의 적' 골다공증…"급여 제한 풀어야"
100세시대 '공공의 적' 골다공증…"급여 제한 풀어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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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core 기준 약제 투여 제한 한국 '유일'…의학적 근거도 없어
여성뿐 아니라 남성 뼈건강도 위험수위…약제 치료 지속성 관건
전문가그룹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처럼 약제투여 제한 없어야"
■ 골다공증 골절의 심각성: 골다공증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은 고관절 골절시 15.6%이며, 재골절이 발생할 경우 4년 내 25%로 치솟는다.■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치료 현황: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 치료율은 남성에서 현저히 낮다. 지속치료율도 1년 33%, 2년 21% 수준이다.■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약제의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 고혈압·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의 경우 약물 투여기간 제한 없이 지속 치료가 가능하다.
■ 골다공증 골절의 심각성: 골다공증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은 고관절 골절시 15.6%이며, 재골절이 발생할 경우 4년 내 25%에 이른다.

"골다공증이 건강한 초고령사회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다." 

한국은 2026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이면 1298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군다나 진입 속도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일본은 고령사회(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14%)에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기까지 12년, 미국은 40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8년만에 이르게 된다는 예측이다. 게다가 이 전망은 더 앞당겨질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골다공증 전문가 그룹은 새 정부에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골다공증 정책 개선을 제안했다. 대한내분비학회·대한골대사학회·대한골다공증학회 등 골다공증 관련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함께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골다공증은 필연적으로 골다공증성 골절로 이환되고, 한 번 골절이 시작되면 환자의 삶은 고통 속에서 끝없는 악순환의 굴레에서 빠져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고관절·척추 골절 등으로 요양·와병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여러 가지 신체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색전증으로 인한 중풍, 흡인성 폐렴, 패혈증 등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65세 이상 입원 환자 중 골절로 인한 입원의 총합은 다빈도 3위안에 들었으며, 고관절 골절 최초 발생자 중 17.4%, 척추 골절 첫 발생자 중 5.7%가 1년내 사망했다. 

■ 골다공증 골절의 심각성: 골다공증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은 고관절 골절시 15.6%이며, 재골절이 발생할 경우 4년 내 25%로 치솟는다.■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치료 현황: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 치료율은 남성에서 현저히 낮다. 지속치료율도 1년 33%, 2년 21% 수준이다.■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약제의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 고혈압·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의 경우 약물 투여기간 제한 없이 지속 치료가 가능하다.
■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치료 현황: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 치료율은 남성에서 현저히 낮다. 지속치료율도 1년 33%, 2년 21% 수준이다.

문제는 또 있다. 고령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골다골증은 남성 역시 피할 수 없는 질환이 되고 있다. 

2019년 대한골대사학회에서 발행한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FACT SHEET'에 따르면 70세 이상 여성의 68.5%가 골다공증 환자이며, 30.0%는 골감소증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령대 남성도 18.0%가 골다공증 환자이며, 55.9%는 골감소증에 시달리고 있다. 성별과 상관없이 고령층의 뼈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의 기대수명은 85.7세이며, 남성은 79.7세다. 그러나 건강수준까지 평가한 기대수명은 여성 69.0세, 남성 69.1세에 그친다. 여성은 16년, 남성은 10여년 동안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여생을 보낸다는 얘기다. 

골다공증 전문가그룹은 초고령사회 정책에서 골다공증 관리 정책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그룹은 가장 먼저 골다공증 치료 지속률 향상을 꼽았다. FACT SHEET에 따르면 골다공증 치료제의 6개월 지속치료율은 45.4%, 1년은 33.2%, 2년은 21.5% 등으로 갈수록 떨어진다.

골다공증 치료제의 제한적인 급여 조건이 치료 지속성에 장애가 된다는 중론이다.  

현행 골다공증 치료제 보험급여 기준은 '골밀도점수(T-score) -2.5 이하'로 규정돼 있다. 데노수맙·비스포스포네이트·SERM제제·졸레드론산 등 골다공증 치료제의 투여 대상은 약제마다 차이가 있지만, 투여기간은 모두 'T-score -2.5 이하'인 경우 1년간 급여를 적용하고, 골절 환자에게만 3년까지 허용한다. 이후 추적검사에서도 -2.5 이하일 경우에만 계속해서 급여한다.   

T-score를 기준으로 약제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약제의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약제의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이같은 급여 적용은 국제진료지침에도 벗어난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가 지난 2020년 제시한 골다공증 가이드라인은 T-score -2.5 이하인 경우 골다공증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 중 T-score -2.5 이상이 되더라도 골다공증 진단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치료제 가운데 non-BP antiresorptive 제제는 임상적으로 적절할 때까지 약물 투여를 지속하도록 권고했다. 

전문가그룹이 골다공증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 지원범위 확대를 첫번째로 꼽은 까닭이다.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지난 10년간 골다공증 진단율과 치료율은 2배로 증가했지만, 치료율은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골다공증 환자의 의료 이용률은 61% 수준이다. 10명 중 4명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여성 환자는 고령일수록 의료 이용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공단 일반검진 대상자의 70%가 골밀도검사를 받고 있지만, 횟수 제한으로 골절 예방 효과를 거두기에는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실질적 고위험 군인 66세 이후 남녀 모두에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만 54·66세 여성을 대상으로 시행중인 골다공증 무료 건강검진을 만 60·72세까지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공약에서 남성은 빠져 있다. 골다공증의 심각성은 이제 남녀를 가르지 않는다.

■ 골다공증 골절의 심각성: 골다공증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은 고관절 골절시 15.6%이며, 재골절이 발생할 경우 4년 내 25%로 치솟는다.■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치료 현황: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 치료율은 남성에서 현저히 낮다. 지속치료율도 1년 33%, 2년 21% 수준이다.■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약제의 투여기간을 제한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 고혈압·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의 경우 약물 투여기간 제한 없이 지속 치료가 가능하다.
■ 고혈압·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의 경우 약물 투여기간 제한 없이 지속 치료가 가능하다.

사회경제적 비용 측면에서도 효용성은 충분하다. 

2019년 기준 골다공증 환자 108만명의 진료비는 2827억원 수준이었다. 1인당 약제비는 15만원 정도이지만, 대퇴골절이 발생한 경우 1년간 진료비는 1207만원에 달했다. 골절 후 돌봄 비용까지 감안하면 골다공증 정책 개선이 왜 시급한지 분명해진다.

골다공증성 고관절 골절 후 50%의 환자는 골절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고관절 골절로 인한 사망 위험은 유방암 사망률 수준이며, 자궁내막암 사망률보다 4배 높다. 

전문가그룹이 고혈압·당뇨병·아토피·이상지질혈증·COPD 등 주요 만성질환 처럼 약제 투여기간의 제한 없이 지속 치료가 가능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약물치료 중 혈압이나 혈당이 개선됐다고 약을 끊거나 급여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골다공증 지속 치료 효과는 환자의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 위험을 낮추면서 결국 사망률 감소로 이어진다. 골다공증은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되는 삶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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