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여성건강…저출산 해법 가깝게 있다
'손에 잡히는' 여성건강…저출산 해법 가깝게 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4.08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애주기별 여성건강검진제도·취약계층 의료접근성 보장
모든 가임력 보존 시술 급여·보조생식술 본인부담 10% 적용
대한산부인과학회 "막대한 저출산 예산 실질적·직접적 정책에 투입"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국가가 여성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행동 양상은 성별에 따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여성들은 노동·복지·건강 영역에서 남성보다 열악한 위치에 있고, 여러 가지 사회·환경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건강행동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구 여러 나라들이 생물학적 차이는 물론 사회·환경적 요인까지 감안해 젠더 보건정책을 수립하는 이유다.

질병관리청에서 2년마다 발간하는 <수치로 보는 여성 건강 2020>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기대수명이 길고 사망이 적지만, 자가평가 건강수준과 활동제한으로 측정한 주관적 건강수준에서는 남성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여성은 건강하지 않게 사는 기간이 남성보다 더 길다.

■ 성별 건강수준별 기대수명: 주관적 건강평가 반영 기대수명(2012∼2018)
■ 성별 건강수준별 기대수명: 주관적 건강평가 반영 기대수명(2012∼2018)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여성건강은 중요하다.

출산장려정책이나 산모·신생아 관리 등에 대한 모자보건정책 못지 않게 촘촘한 여성건강 안전망 확보가 저출산 극복의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최근 임산부·여성건강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 단체로서 여성건강을 위한 정책 제안을 내놨다.

저출산 여파로 분만 인프라가 붕괴되고, 산부인과 진료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쳐 임산부·여성건강에 심각한 위기가 빚어지는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생애주기별 여성건강검진제도 도입은 전주기 여성건강 관리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15세(초경 전후), 25세(사회인 첫발), 35세(가임력 감소), 50세(폐경) 등 각 시기별 적절한 건강계획 수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제도를 도입하고, 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으로서 건강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동시에 시작되는 초경을 맞은 청소년들에게 산부인과 전문의를 통한 검진과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들을 선별, 진단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을 대상으로 계획 임신을 위한 건강검진제도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취약 계층 여성에 대한 의료접근성 보장도 제안했다.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주기적·장기적 의료지원을 위해 취약 계층 여성의 경우 건강보험 일반검진 대상으로 검진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해서는 관련 예산 확대가 절실하다.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피해자에 대한 상담·의료·심리·수사·법률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해바라기센터 문제를 짚었다. 여성가족부·지자체·경찰청 등 국가기관기 관여하면서도 책임은 병원에 전가되고 있는 해바라기센터에 대한 예산 지원 확대와 내실화 방안 마련이 중점이다.

임산부 및 여성 건강을 위한 약제 공급망 안전성 확보 방안도 시급하다. 

난임 치료 필수 약제, 임신·출산 필요 약제, 폐경 치료 필수 약제 등이 수익성 악화나 보험약가 인하 등을 이유로 수입·생산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생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절 의약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인식 조사                             (출처: 질병관리본부, 2017)
■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인식 조사(출처: 질병관리본부, 2017)

여성암으로부터의 여성 보호 정책도 제안했다.

현재 조기검진이 가능한 자궁경부암의 발생빈도는 감소하고 있지만, 가임기 여성에서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저출산 시대에 추가적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궁경부암 조기검진 방법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를 도입이 시급하다. 현재 시행중인 자궁경부세포검사는 조기발견 효과는 있지만 민감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가필수예방접종에 최신 HPV 백신을 도입하고, HPV 백신 무료접종 연령 확대도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6월 만 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국가필수예방접종에 HPV 백신을 포함시킨 이후, 올해 3월 14일부터 만 13∼17세 여성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으로 확대했다. 

여성암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미혼 여성암 환자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정책도 주문했다. 

결혼·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젊은 여성에서 암이 발생할 경우 가임력 보존이 어렵게 된다. 가입력 보존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39세 이하 여성의 여성암 증가는 저출산 시대에 큰 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발견되면 가임력 보존이 가능하다. 젊은 여성의 자궁경부암 국가 검진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까닭이다. 또 국가암 조기검진 정책 결정 시 가임력 보존과 관련 있는 암에 대한 가산점 제공도 필요하다. 가임력 보존치료가 늘어나게 되면 출산율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가임력 보존 목적의 시술은 모두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질환자의 본인부담 경감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혼 여성암환자의 가임력 보존 역시 환자부담을 경감시키는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저출산시대에 임신을 원하는 여성의 가임력을 유지를 위한 노력에 국가가 도움을 주는 게 당연하다는 판단이다. 

난임부부 지원 확대를 위해 난임시술 비용 본인부담률을 일괄적으로 10%로 낮춰야 한다는 제안이다.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에 약 225조원이 투입됐지만, 출산율 증진과 직접 관련없는 비용까지 포함돼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2020년 기준 보조생식술 관련 총 진료비가 30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저출산 대책중 가장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인 난임부부 지원에 추가 재정을 지출할 여유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