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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이용 RNA 분해효소 검출 신기술 개발

유전자 가위 이용 RNA 분해효소 검출 신기술 개발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3.1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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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규 KAIST 교수팀, 영국왕립화학회 학술지 표지 장식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1시간 내 최고 민감도로 검출
에이즈 치료제 개발·항바이러스제 표적 발굴 활용 기대

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활용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민감하게 검출해내는 신기술 모식도(영국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Chemical communications' 2022년 16호 표지).
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활용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민감하게 검출해내는 신기술 모식도. 이 논문은 영국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Chemical communications' 2022년 16호 표지에 게재됐다.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RNA 분해효소를 민감하게 검출해내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박현규 KAIST 교수(생명화학공학과) 연구팀은 크리스퍼 카스12a(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활용해 RNA 분해효소를 민감하게 검출해냈다. 

크리스퍼 카스 시스템(유전자 가위 기술)은 박테리아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시킨 적응 면역 시스템이다. 외래 유전자의 정보를 담고있는 가이드 RNA와 직접 핵산을 절단하는 카스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20년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팀이 크리스퍼 카스9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알려졌으며, 높은 표적 특이성과 빠른 역학 덕분에 최근에는 유전체 편집을 넘어 생체물질 검출·분자진단 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부수적 절단 활성에는 카스9이외에도 Cas12·Cas13 등의 다양한 카스 단백질이 활용되고 있다. 카스12a는 표적 DNA 서열을 인식해 절단하며, 이에 더해 주변의 비표적 단일 가닥 DNA를 무작위하게 절단하는 부수적 절단 활성을 갖고 있다. 이런 성질은 분자진단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한솔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Chemical Communications)에 2022년도 16호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2월 24일 선정됐다(논문명: CRISPR/Cas12a collateral cleavage activity for an ultrasensitive assay of RNase H).

RNA 분해효소의 일종인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을 일으키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1) 및 B형 간염 바이러스를 포함한 역전사 바이러스의 역전사효소에서 필수적인 영역으로 역전사 바이러스의 증식에 관여한다.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의 중요한 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활성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전기영동 또는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 등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낮은 특이도·민감도, 복잡한 검출 과정, 긴 검출 시간 등의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현행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크리스퍼 카스12a(CRISPR-Cas12a) 시스템을 활용해 검출의 민감도를 크게 높이고,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현재 보고된 기술 중 가장 높은 민감도(검출한계: 0.24 U/L)로 1시간 이내에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기질로 짧은 DNA/RNA 키메라 복합체를 이용해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의 활성 하에 활성제 DNA(Activator DNA·AD)가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Cas12a/crRNA 복합체가 방출된 활성제 DNA를 인식할 때 Cas12a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가동해 주변의 리포터 DNA를 절단해 형광 신호가 발생토록 설계함으로써,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고감도로 정확하게 검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암세포의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 활성도 성공적으로 검출했다. 

특히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 성과는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박현규 교수는 "이 기술은 크리스퍼 카스12a(CRISPR-Cas12a) 시스템의 부수적 절단 활성을 활용해 리보핵산가수분해효소 H를 고도로 민감하게 검출함으로써, 항바이러스제의 표적 발굴에 활용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경찰청 치안과학기술연구개발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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